• 경상남도, 무상급식 예산 중단
    예산 지원 여부 주민투표에 대해 교육청은 찬성, 도청은 반대
        2015년 03월 11일 02: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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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남도청이 경상남도 교육청에 지원했던 무상급식 예산을 중단하고 서민 자녀 교육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경상남도 박종훈 교육감은 “중복 투자로 인해 사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박 교육감은 11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도에서 서민 자녀에게 교육비를 지원하겠다는 것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다만 무상급식으로 지원해오던 돈을 서민 자녀 교육지원으로 돌린다는 것에 대해서 동의할 수 없다”며 “또 지자체가 학생들을 돕는데 교육청과 학교를 거치지 않는 것은 헌법 정신이나 교육자치의 정신에 어긋나고, 절대로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미 하고 있는 사업과 중복돼서 투자되는 경우가 있어서 효과적일 수 없다”고 말했다.

    중복 투자의 사례에 대해 박 교육감은 “2015년에 29개 복지사업에 4482억 원을 투입한다. 구체적으로 바우처 사업, 방과후 자유수강권 등에도 이미 2200억 원을 투입하고 있고, 교육복지 우선지원 사업에도 300억 가까이, 교육여건 개선 사업에도 이미 770억 원, 이렇게 4000억 이상의 교육복지 사업을 하고 있다”며 “지금 도에서 언급한 서민자녀교육지원 사업에도 방금 말씀드린 자유 수강권, 교육복지 우선 등의 사업들과 거의 중복돼 있다. 그렇다면 도에서 주는 643억 원을 우리를 통하지 않고 지원한다는 것은 정말 제대로 쓰이기 어려운 돈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무상급식 지원을 반대하는 일부 지역 도민들은 주민투표로 예산 지원 여부를 결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도청과 교육청의 의견이 엇갈린다. 도청에선 예산문제는 법적으로 주민투표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하는 반면 교육청에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 당시 유사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박 교육감은 “주민투표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도에서 하고 있는 서민 자녀 교육지원 사업이 옳다고 생각하면, 도민들의 주민투표 요구를 받아들여 정당하게 정면 승부를 벌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일단 도지사님 만나서 앞에 내용을 놓고 다시 한 번 논의해서 서로가 조금씩 양보해서 합의안을 찾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해결방안이라고 본다”면서, 그 방안 중 하나로 “감사 문제도 있을 수 있고, 지원의 방법도 있을 수 있고, 경상남도가 명분을 살리고, 저희도 실리는 챙기는 그런 다양한 방법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거부했던 감사를 수용하면서라도 무상급식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반면 경상남도 홍준표 지사는 감사를 하더라도 이미 결정된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 의사를 꺾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홍 지사는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급식문제는 도청 사무가 아니다”라며 “논쟁의 중점을 보면 (도청의 예산으로) 진보좌파 교육감 공약사업에 충당을 했다는 뜻이다. 그게 무슨 경우냐는 거다. 자기 공약사업이면 재원 충당은 자기가 해야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청의 감사를 수용해서라도 무상급식을 이어가겠다는 박 교육감의 의견에 대해서도 홍 지사는 “작년에 감사 문제부터 시작해서 보편적 급식을 선별적 급식으로 바꿀 것인지 여부를 작년에 논의를 했어야 하는데 작년에는 일체 제의가 없었다”며 “예산안이 지금 도의회에서 작년 연말에 확정이 돼버렸는데 그 확정된 예산안을 변경하는 여부는 도의회의 권한에 속하고 도의회에서 지금 추경안을 심사를 하고 있다. 그 의회에서 결정할 사항을 도지사하고 교육감이 만나서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주민투표에 부치자는 제안에 대해서도 홍 지사는 “법률상으로 안 된다. 주민투표법을 보면 지방자치단체의 예산과 회계에 관한 사항은 투표사항이 아니다”라며 “그건 주민투표법을 보지 않고 하는 일방적인 주장이기 때문에 주민투표법 상 그건 투표대상 자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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