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새정치연합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국민모임, 천과 거리 두며 정의당, 노동당과 논의할 듯
        2015년 03월 09일 02: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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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9일 새정치연합 탈당과 광주 서구을 재보궐선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새정치연합은 “야권분열로 정권교체 무산시키는 행위”라고 힐난했다.

    새정치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분열에 앞장서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주 최고위원은 “그동안 우리 당에서 큰 역할 하셨던 천 의원께서 탈당하신다는 것은 우리 당으로서 큰 아픔이고 손실이다. 대단히 안타깝고 아쉽다”라면서도 “여러 가지로 고뇌가 있었겠지만 굳이 탈당까지 하고 4.29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하는가에 대해선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도 “천정배 전 장관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는 매우 안타깝고 심히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박근혜 정권의 실정에 절망하고 있는 국민들이 대안세력으로서 새정치민주연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러한 때에 천정배 전 장관의 탈당은, 당의 단합을 깨고 국민 속에 형성되고 있는 정권교체의 기회를 무산시키려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또 “천정배 전 장관이 명분 없는 출마로 야권 분열의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당이 혁신하고 단합해서 정권교체를 위해 매진해야 할 때에 천정배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는 야권을 분열시키고 정권교체를 어렵게 할 뿐”이라고 힐난했다.

    천정배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천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광주 서구 서부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29 보궐선거에 자랑스러운 광주 시민의 후보로 출마하고자 한다”며 “무기력에 빠진 호남정치를 부활시키고, 희망을 잃어버린 야권을 재구성해서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는 것이 제게 부여된 시대적 사명이기 때문”이라며 출마를 선언했다.

    천 전 장관은 회견문에서 “이명박 박근혜, 두 정권 밑에서 중산층과 서민의 삶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고, 경제 민주화와 복지국가에 대한 박근혜 정권의 약속은 한낱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며 “두 정권은 한마디로 우리 국민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를 막아야 할 야당은 어디에 있나, 고통 받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 어떤 대안을 내놓았나”고 하며 “자신들의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해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야당의 독점적 지위에 만족해 만년 야당의 지위에 안주하고 있지는 않은가”라며 제1야당의 무능함을 비판했다.

    천 전 장관은 또 “박근혜 정권 아래서 호남의 소외와 차별은 더욱 심해지고 있는데 야당 안에서조차 호남 차별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좀체 듣기 어렵다”며 “호남을 대변하는 것을 지역주의로 매도하면서도 선거 때는 표를 달라고 한다. 기득권에 안주한 채 호남불가론이라는 패배주의에 굴복하고, 그들 자신이 호남의 변화를 가로막는 기득권 세력이 되고 만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언제부턴가 당은 비전을 상실하고 소수 기득권 세력에 휘둘리는 정당으로 전락했고, 정권교체에 실패해도 반성과 쇄신은 없고, 책임도 지지 않는다”며 “그 중심에는 계파 패거리 기득권 정치가 있다”며, 당내 가장 큰 문제인 계파 갈등을 집중 비판했다.

    그는 “만년 야당에 만족하는 새정치민주연합으로는 새로운 대한민국,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없다. 바꿔야 한다. 새판을 짜야 한다”며 “올바른 야당, 유능한 야당, 승리하는 야당을 바라는 모든 사람들과 힘을 합해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야권분열 우려에 대해선 “새판짜기를 오로지 자신들의 기득권에 대한 위협으로만 여기는 기득권자들의 불순한 비판에는 조금도 귀를 기울일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하여 한 때 연대와 참여설이 나돌았던 국민모임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는 모양새이다.

    출마선언문에서 “기성 정당의 안팎에서 확고한 개혁의 방향에 동의하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진보세력과 양심적 인사들을 망라해서 광범위한 세력을 규합”하겠다고 밝혔지만 천 장관 자신이 스스로를 진보정치인이나 진보정당 건설의 동참으로 입장을 정리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목표로 한 국민모임 신당 흐름에 합류를 선언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결을 일정하게 달리하는 부분이다.

    국민모임 또한 이전에 천 전 장관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고려한 바 있지만 현재는 거리를 두고 있는 모양새이다.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이라는 방향성에 대해 천 전 장관이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광주 서을 재보선은 광주의 기득권 세력인 새정치연합, 보수 집권세력인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 천정배 전 장관, 정의당의 강은미 전 시의원, 통합진보당 출신의 조남일 전 민주노총 지역본부장 등이 출마선언을 하면서 후보가 난립하는 양상이다.

    이에 국민모임은 1월말 신당추진위를 발족하면서 자신들이 진보정치의 재편과 통일을 모색하기 위해 제안했던 노동당, 정의당, 노동정치연대 등과 재보선 연대를 위해 대화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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