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패권 경쟁과
    ‘절대안보’를 향한 욕망
    [책소개] 『MD본색』(정욱식/ 서해문집)
        2015년 03월 07일 04: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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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D는 단순한 무기체계를 넘어, 세계 각국의 국제관계를 뒤흔들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미래를 바꿀 중대변수이다.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인(ICBM) ‘둥펑 41’ 시험 발사, 한미전작권 환수 연기,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 러시아의 국방비 증액, 북핵과 이란 핵 문제 등 우리의 안보환경을 둘러싼 주요한 현안들이 바로 MD와 맞닿아 있다.

    1972년 체결된 ABM 조약에서 시작해 9.11 테러 이후 MD 구축 시도의 본격화를 거쳐, 한반도-동북아에서의 한미일 MD 협력에 이르기까지 MD의 역사와 현황은 물론, 강대국들의 대응, 한반도-동북아시아의 위험성, 김대중-부시 정부 갈등, 사드 논란, MD의 기계적 결함, 북핵과 북중관계 등 MD에 관해 알아야 할 거의 모든 내용을 담았으며, 부록으로 ‘문답으로 풀어본 미사일방어체제’를 실어 이 책을 읽는 데는 물론, 앞으로 관련 뉴스를 접할 때도 어려움이 없도록 했다.

    ‘미스터 MD’라는 별명을 들을 만큼 MD 연구에 천착하고 MD 반대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온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대표는 이 책을 위해 미국의 해제된 비밀문서,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문서, 핵심 관계자들의 회고록, 여러 보고서 등을 참고하여 책의 신뢰성을 더욱 높였다.

    엠디본색

    ‘미스터 MD’의 MD 해부서

    1999년,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던 당시 학생 정욱식은 IMF와 대기근의 위기를 겪고 있는 한반도의 모습을 보면서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 ‘평화 정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를 위해 10명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평화네트워크의 전신이 되는 모임을 만들게 된다.

    모임 결성 직후, 외국어고등학교를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미국 언론의 북한 관련 보도를 모니터링 하는 일을 맡게 된 정 대표는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미국의 유력 인사들이 언론에 북한 위협론을 제기하면 며칠 후에 어김없이 MD 관련 법안이나 예산에 대한 심의가 있었던 것이다.

    이후 MD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한 정 대표는 MD를 통해 많은 것들을 보게 된다. 미국의 패권주의, 미국 군부-의회-전문가 집단-군수산업체의 유착관계, 미국 대외정책의 메커니즘, 유라시아 지정학, 한미동맹, 미일동맹과 일본의 군사대국화 등과 함께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강대국들의 국제관계와 한반도 주변 정세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었다.

    그해 평화네트워크를 창립한 정 대표는 부시의 집권과 9.11테러 이후 미국의 MD 행보가 가속화되자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알리기 위해 언론 기고, 강연회, 토론회 등을 해나가는 한편, 여러 시민단체와 공동대책위를 꾸려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이때 주위에서는 정 대표에게 ‘Mr. MD’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정욱식 대표에게 MD는 평화 연구와 운동을 집중한 주요 문제였으면, 동북아 평화체제와 세계평화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MD본색: 은밀하게 위험하게》는 이 같은 저자의 문제의식과 지난 16년의 현장활동 및 연구 성과가 집약된 결과물이다.

    단순한 무기체계가 아닌, 동북아와 한반도를 뒤흔들 결정적 사안

    MD가 논란을 빚는 것은 그것이 단순한 무기체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MD는 세계 각국의 국제관계를 뒤흔드는 것은 물론, 한반도와 동북아의 미래를 바꿀 중대변수이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미국의 패권과 이를 견제하려는 세력의 힘이 맞부딪히고 있으며, 특히 동아시아에서는 MD를 가속화하려는 미일동맹과 중러협력체제의 충돌이 마그마처럼 꿈틀거리고 있다.

    미일동맹은 MD를 고리로 남한을 편입시키려 하고 있으며, 북한은 이에 맞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힘을 기울여왔다. 북의 이러한 행보는 또다시 MD 배치 주장의 주요한 근거가 되면서, MD와 북핵은 적대적 동반성장을 진행 중이다.

    G2의 하나로 부상한 중국은 대대적인 군사력 증강에 나서는 한편, ‘핵무기 선제 불사용 원칙’에 대해서도 변화된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은 점점 더 그 수위가 높아져가는 추세다.

    한반도에 MD가 배치되면 동아시아에 군사적 긴장이 격화되고 군사충돌의 위험성이 커지게 된다. 한국은 군비경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면서 한중관계가 파탄 나고 경제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또한 한반도에 군사모험주의가 기승을 부리며, 한반도 평화는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1972년 모스크바 ABM 조약부터 최근의 한미일 MD 협력까지

    이 책의 1부는 1972년 모스크바에서 시작한다. 당시 미국과 소련이 맺은 ABM 조약은 한동안 두 나라의 전략적 안정의 초석이 되었으나, 동구권 몰락 이후 미국의 군산복합체와 조지 H. W. 부시 정권은 ABM 조약의 무력화와 MD 구축을 시도한다.

    이후 클린턴 정부를 거쳐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한반도 평화로 인해 주춤했으나, 조지 W. 부시 정권이 집권하고 9.11 테러가 터지면서 미국은 ABM 조약을 탈퇴하고 본격적인 MD 구축에 나선다.

    2부는 9.11 이후 본격화된 미국의 MD 구축 시도와 이에 맞서는 중국, 러시아 등 다른 강대국들의 대응, 그리고 북핵과의 관계를 다룬다.

    미국은 이란 핵과 북핵을 빌미로 각각 유럽과 동아시아에서 MD를 추진 중이다. 이에 러시아는 유럽 MD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고 미사일 시험 발사를 실시하면서 맞서고 있다. 또한 푸틴은 ‘MD 반대’를 통해 ‘러시아 부활’과 다극체제로의 전환의 기회를 모색하려 한다.

    중국 역시 핵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인(ICBM) ‘둥펑 41’의 실전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여기에 다핵탄두미사일(MIRV) 기술을 채택했다. 또한 위성파괴용 탄도미사일 개발·배치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2013년 국방백서에는 기존에 있던 ‘선제 핵무기 불사용’에 대한 언급을 빼버렸다.

    3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얼마나 은밀하게 MD에 발을 담가왔는지, 그리고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가능성을 잉태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은 미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지만, 한때 MD 불참 의사를 밝힌 적도 있었고, 집권 기간 동안 대북 포용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MD가 필요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는 국가안보가 국내정치 요구에 좌지우지되면서 MD 구축이 노골화되었다. 전시작전권 반환 연기와 MD 참여를 거래했다는 의혹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고, 2014년 12월에는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약정이 기습적으로 체결됐으며, 2012년부터는 한미일 공동 해상MD훈련을 해오고 있다.

    한미일 MD 협력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등으로 이어지며,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한국인을 위한 최고의 MD분석서’, 탈냉전 시대의 공동안보를 제안하다

    미소 군비경쟁이 한창이던 냉전 시기부터 시작해 9.11 테러 이후 MD 구축 시도의 본격화를 거쳐, 동북아? 한반도에서 한미일 MD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최근까지를 다룬 이 책에는 MD의 역사와 현황은 물론, 강대국들의 대응, 한반도-동북아시아의 위험성, 김대중-부시 정부 갈등, 사드 논란, MD의 기계적 결함, 북핵과 북중관계 등 MD에 관해 알아야 할 거의 모든 내용을 담겨 있어, 가히 ‘한국인을 위한 최고의 MD분석서’라 불릴 만하다.

    본문 뒤 부록으로 ‘문답으로 풀어본 미사일방어체제’를 실어 이 책을 읽는 데는 물론, 앞으로 관련 뉴스를 접할 때도 어려움이 없도록 했다.

    각국의 상이한 이해관계 속에 펼쳐지는 치열한 외교전쟁과 군비경쟁, 국제관계의 변화는 스토리텔링 방식을 일부 차용한 서술로 그 양상이 머릿속에 어렵지 않게 그려진다.

    또한 정부의 발표와 언론 보도는 물론, 그 이면에 숨겨진 얘기들을 들춰내기 위해, 미국의 해제된 비밀문서,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문서, 핵심 관계자들의 회고록, 여러 보고서 등을 참고하여 책의 신뢰성을 더욱 높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주장하는 것은 우리가 MD로 인한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이제는 폐기된 ABM 조약에서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절대안보를 추구하는 망상이 절대불안을 야기한다는 교훈을 다시 되새기고, ‘상대방이 안전해진다고 느낄 때, 비로소 나도 안전해진다’는 발상의 전환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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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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