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폭력의 흔적이 지워진, 그 자리
    조현오가 자행한 또 하나의 폭력
        2012년 07월 12일 03: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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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참사’의 현장 남일당 건물이 있었던 그 자리다. 오늘의 그 자리는 그저 빈 공터일 뿐이다. 푼돈이라도 벌어 볼 요량으로 임시 주차장이 됐다. 국가폭력의 거대한 그림자는 한낮의 폭염으로 지워진지 오래된 듯하다. 지루한 듯 매미소리만 정적을 깨뜨린다.

    오늘 ‘용산 참사’를 참으로 간결하게 정리한 사람이 집권 새누리당 국책자문위원으로 영입됐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언론에서 용산참사라고 한다. 뭣 때문에 참사라고 하는가? 많은 사람이 죽었기 때문이다. 경찰이 불을 질러서 죽었나? 시위대들이 경찰 못 들어오게, 경찰 죽으라고 신나 붓고 휘발유 붓고 화염병 던져서 그런 것이다. 이렇게 사실을 왜곡시키려 한다. 그것이 현실이다.”

    영화 <두개의 문>과 관련해 내가 생각하는 또 다른 ‘두 개의 문’이 있다면 ‘진실의 문’과 ‘은폐의 문’이다. 그가 들어가는 문은 후자다.

    필자소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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