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현대사,
    비전향 장기수의 삶으로 보다
    [책소개] 『어느 혁명가의 삶』(허영철. 박건웅/ 보리)
        2015년 03월 01일 11: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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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와 통일의 길을 걸어온 허영철의 아흔 해

    남과 북 양쪽에서 모두 인민위원장을 지낸 허영철 선생의 삶을 만화가 박건웅이 600쪽이 넘는 그림으로 되살려 냈다. 1920년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해방과 전쟁, 그리고 분단에 이르기까지 평화와 통일을 위해 살아온 허영철의 아흔 해를 기록했다.

    ‘그땐 모두가 다 그렇게 살았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비전향 장기수 허영철 선생의 삶은, 그 자체로 ‘새롭게 읽는 한국 현대사’이다. 2009년에 펴낸 《나는 공산주의자다》 1, 2권을 한 권으로 다시 묶어 그래픽노블로 완성했다.

    어느 혁명가

    맑은 웃음을 가진 허영철의 삶을 그려 냈다

    2006년에 나온 허영철 선생의 삶을 구술한 책《역사는 한 번도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를 작가 박건웅이 만화로 그렸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농사꾼, 철도 노동자, 탄광 노동자로 일하며 잔뼈가 굵어지고, 해방 뒤에는 남녘 전라북도 부안군과 북녘 황해도 황주군에서 인민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던 허영철 선생의 생애를 담았다.

    비전향 장기수나 공산주의자 같은 수식어보다는 평범한 한 사람이 겪어야 했던 그 시대를 민중의 시각으로 담아 냈다. 《어느 혁명가의 삶 1920~2010》은 영웅의 시각으로 정리한 한국 현대사가 아니라, 역사의 진정한 주인인 민중의 한 사람으로 살아 낸 우리 민족사를 담담한 어투와 힘 있는 그림으로 되살려 냈다.

    이름나지 않는 혁명가의 삶을 통해 민중의 시각으로 다시 쓴 우리 현대사

    보통학교(지금의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허영철 선생이 세상을 배운 곳은 함경도 철도 공사 현장이나 일본 북해도 유바리 탄광, 북의 아오지 탄광 같은 노동 현장이다. 노동 현장에서 일을 하며 노동자로 살아가는 것에 눈을 뜨고, 계급 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점차 미 제국주의와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몸으로 깨닫게 된다.

    “혁명가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혁명가이기를 선택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허영철 선생은 자연스럽게 가장 낮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즉 허영철 선생이 담담하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가장 낮은 곳에서 역사를 일구어 낸 민중의 시각으로 바라본 한국 현대사를 읽는 것과 같다.

    “그땐 모두가 다 그렇게 살았다”며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을 솔직하게 풀어낸 이야기는, 그렇기에 우리에게 더 힘 있는 이야기로 다가온다.

    2년 동안 꾸준히 600여 쪽에 새겨 넣은 현대사

    비전향 장기수를 다룬 책들은 제법 있지만, 만화로 이야기하는 것은 처음이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하지만 접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만화’라는 친숙한 장르로 풀어내 사람들이 쉽게 마주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만화는 ‘가볍다’고 생각하는 일반적인 오해를 씻어 낼 만큼 내용과 기법에서 독창적인 시도를 보여 준다.

    박건웅 작가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곧이어 벌어진 한국전쟁과 그 밖의 한국 현대사의 주요 장면들을 2년 동안, 600쪽이 넘는 화폭에 차곡차곡 담았다.

    역사를 증언하는 작가 박건웅의 그래픽노블 3부작

    《어느 혁명가의 삶 1920~2010》은 프랑스 캄부라키 출판사에 판권을 수출했고, 지난 2014년 가을 《즈 쉬 꼬뮤니스트 (Je Suis Communiste)》란 제목으로 유럽에서 1권이 출간되었다. 유럽에서 이 책은 ‘허영철 개인이 겪은 또 다른 한국 현대사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에는 그 뒷이야기가 출간되어 완결될 예정이다.

    작가 박건웅은 노근리 학살, 제주 4·3 항쟁,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고문 등, 이야기마다 그 주제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기법으로 작품을 그려 낸다. 그 작품들 가운데 《그 여름날의 기억-노근리 이야기 1부》《짐승의 시간-김근태, 남영동 22일간의 기록》《어느 혁명가의 삶 1920~2010》 세 권은, 한국 현대사에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진실이지만 가려져 있는 역사적 사실을 장편 그래픽노블 3부작으로 그려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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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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