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고 정몽구 회장,
    대법원 판결도 짓밟을 것인가
        2015년 02월 27일 09:0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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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10시 대법원 제1부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비정규직 해고자 김준규, 심수진, 김기식, 오지환등 4명의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에 대해 피고인 현대자동차가 제기한 상고를 ‘기각’ 하면서 “현대차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불법파견으로 사용했으니 원고인 해고자 4명은 현대자동차 정규직 직원이 맞다”라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최초 소송을 제기한 시점이 2005년 11월이니까 무려 10년 가까이 끌었던 아산공장 비정규직 해고자 4명에 대해서 대한민국 대법원이 “현대차 정규직이 맞다”는 최종 판결을 내려 준 것이다.

    판결이 내려진 지 불과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내 메일로 대법원 판결문을 보내주신 분이 있어 기쁜 마음에 단숨에 판결문 전체를 읽었다.

    판결문을 읽고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 ‘이렇게 대한민국 대법원이 명쾌하게 불법파견 기준을 판결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현대자동차 회사 측이 불법파견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버틸수 있을까?’라는 의문이었다.

    ​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대법원은 2010년 11월 12일 서울고등법원이 판결한 “김준규, 심수진, 김기식, 오지환 4명의 해고자는 파견노동자가 맞다. 따라서 현대자동차 사내 업체에 최초로 입사한 시점으로부터 2년이 경과된 다음 날부터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자가 맞다”라는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문에서 원심 재판부가 판단한 불법파견의 근거로 들었던 내용을 다시 한번 일일이 열거하면서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결해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한 피고(현대자동차)의 상고를 “기각”시켰다.

    박1

    『 피고(현대자동차)가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일반적인 작업 배치권과 변경 결정권을 가지고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수행할 작업량과 작업방법, 작업순서, 작업속도, 작업시간 등을 결정한 점, 피고는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를 직접 지휘하거나 사내협력업체 소속 현장 관리인 등을 통하여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하였는데, 사내 협력업체의 현장관리인 등이 소속 근로자에게 구체적인 지휘 명령권을 행사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결정한 사항을 전달한 것에 불과하거나 그러한 지휘명령이 피고에 의하여 통제된 것에 불과한 점,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피고 소속 근로자와 같은 조에 배치되어 동일한 업무를 수행 한 점, 피고는 소속 근로자의 결원이 발생하는 경우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로 하여금 그 결원을 대체하기로 한 점, 피고가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휴게시간 부여, 연장 및 야간근로, 교대제 운영 등을 결정하고 사내 협력업체를 통하여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근태 상황 등을 파악하는 등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를 실질적으로 관리하여 온 점, 사내협력업체가 도급 받은 업무 중 일부는 피고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동일하여 명확히 구분되지 아니한 점, 사내 협력업체의 고유하고 특유한 업무가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피고의 필요에 따라 사내협력업체의 구체적으로 결정된 점,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담당 업무는 피고가 미리 작성하여 교부한 각종 조립작업 지시표 등에 의하여 동일한 작업을 단순 반복하는 것으로서 사내 협력업체의 전문적인 기술이나 근로자의 숙련도가 요구되지 않고 사내 협력업체의 고유 기술이나 자본이 투입된 바 없는 점,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김준규, 심수진, 김기식, 오지환은 사내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의 작업현장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피고에게 파견된 날로부터 2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로서 원고 김진규는 2003. 5. 25.부터, 원고 심수진은 2002. 2. 14.부터, 원고 김기식은 2002. 8. 1.부터, 원고 오지환은 2002. 8. 5.부터 각각 직접 고용이 간주됨으로써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게 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위는 대법원 판결문 내용 中)

    ​이제 현대자동차 회사 측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동안 최병승 판결에 대해서 “의장라인에 근무했던 한 사람에 대한 판결일 뿐”이라고 ​끝까지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았던 현대자동차. 이번 대법원 판결이 내렸는데도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고 “4명의 개별 판결”이라고 우기며 계속 게길 수 있을까?

    최병승은 의장라인 근무자였지만 이번 판결에서 승소한 해고자들은 차체공정, 엔진공장, 서브(간접)라인 작업자들이어서 작년 9월 18일, 19일 서울지방법원에서 현대자동차 생산공장에 투입된 비정규직 노동자 대부분이 “불법파견”이라는 판결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 것이다.

    ​2010년 최병승의 대법원 판결과 작년 9월 18일, 19일 서울지법 판결, 그리고 이번 대법원 판결을 보면 지금 항소심이 진행 중인 현대차 비정규직의 집단 소송도 대부분 대법원 최종심까지 가더라도 불법파견 판결을 받을 수밖에 없다. ​

    ​상황이 이정도 되었으면 대한민국 2위 기업 현대자동차가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존중하고, 국민들의 일반 상식에 맞춰 결단을 내려야 한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서 불법적으로 비정규직 파견노동자를 사용했음을 솔직히 고백하고, 이에 따른 대국민 사과와 비정규직 당사자에 대한 사과, 그리고 현대차 비정규직 집단소송의 항소심을 포기하고, 사내 생산공장 비정규직노동자들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징계할 권한조차 없는 사내 협력업체가 해고시킨 비정규직 노동자들 전원 정규직으로 구제하고, 최초 입사 후 2년 뒤부터 지금까지 떼먹은 임금을 정규직과 동일하게 재정산하여 지급하겠다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을 전 국민들 앞에 공개가 되었는데도 회사 측이 “8.18 노사합의 사항 준수”만을 외친다면 현대자동차와 정몽구 회장은 ​”법 위에 군림하는 슈퍼 갑질”이라는 전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박2

    ​이번 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정몽구 회장은 피고(현대자동차)의 대표이사로 기록되어 있다.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결이 내려진 만큼 피고(현대자동차)의 최고 책임자인 정몽구 회장은 사법적인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GM 닐 라일라 회장이 파견법 위반(불법파견죄)으로 벌금형을 받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현대자동차가 대법원 판결을 온전히 받아 안고 후속조치를 신속히 추진하지 않는다면 정몽구 회장과 최고 경영진들은 줄줄이 파견법 위반, 대법원 판결 불이행 등으로 법정에 서야 할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지금 이시간도 금속노조 위원장실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현대차 울산과 아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소기의 목적을 이루면서 농성을 풀고 하루속히 가정과 노동현장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럴려면 금속노조 위원장실 점거농성의 뇌관이 된 소위 “8.18 노사합의” 사항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이 관건인데, 내 생각으로는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서 “쓰레기 합의니 폐기하라” Vs “그 자체를 존중하라”라는 각각의 주장은 더 이상 논쟁할 의미가 없어진 것 아닌가?

    즉, 노사가 아무리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해서 절차를 갖춰 어떤 사안을 “합의”했다고 하더라도, 그 합의가 근로기준법을 명백히 저하할 경우 근로기준법 제3조(근로조건 기준)를 위반하기 때문에 당연히 “무효”가 되듯이, 작년 8월 18일 현대자동차와 현대차지부, 아산-전주지회 간에 체결된 8.18합의서 내용은 명백하게 이번 대법원의 판결 조건보다 후퇴된 내용이기 때문에 당연히 “무효”를 선언하고, 대법원 판결 기준에 충족하는 추가 협상이 불가피한 것 아닌가.

    (주, 이번 대법원 판결은 사내업체 최초 입사일 후 2년이 경과한 다음 날부터 정규직 노동자로 간주했으니 징계권도 없는 업체 사장의 징계는 당연히 무효가 될 것이고, 최초입사 후 2년이 지난 다음 날부터 근속(호봉)이 인정되고, 체불임금도 소급받을 길이 열였는데, 작년 8.18합의 내용은 특별고용 시 근속(호봉) 은 일부(1/3정도)만 인정하고, 근로자 지휘확인 소송 포기, 체불임금 청구 포기, 수당도 기존 정규직 보다 일부 누락됨으로서 대법원 판결 내용이 8.18합의 내용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유리한 상황으로 봄)​

    따라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울산-전주-아산 비정규직지회가 한 자리에 모여서 이번 대법원 판결을 바탕으로 특별교섭을 재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어떨지? ​

    ​​10년 동안 법정 다툼을 하면서 어렵고 힘든 시절을 견디며 투쟁해온 아산공장의 김준규, 심수진, 김기식, 오지환 동지들의 대법원 승소를 8.18 합의 이후 주춤대는 현대차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 전환 투쟁에 새로운 활력이 되길 바랜다. 진심으로.

    필자소개
    박유기
    전 현대자동차노조 위원장, 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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