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비정규직 승무원,
근로자지위 소송 대법원 패소
    2015년 02월 26일 03: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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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해고된 한국고속철도(KTX) 비정규직 여승무원들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대법원이 1, 2심 원고승소 판결을 뒤집고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26일 오 모씨(36·여) 등 해직 여승무원 34명이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등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철도유통 등이 ‘고속철도 승무원 운용지침’ 등의 규정을 마련해 원고들의 채용과 승진, 직급체계를 결정했고, 자체 교육계획을 수립해 직접 교육과 근무평가를 실시했다”며 “이 과정에서 피고측 직원 일부가 참관했더라도 철도유통 등이 채용 및 교육의 주체라는 점을 부인하는 근거로 삼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 소속 열차팀장이 여승무원의 업무수행을 확인하도록 되어 있는 것은 여승무원에 대한 업무상 감독이라기보다는 위탁협약의 당사자가 보유한 권리의 행사로 봐야 하고 철도유통 등이 피고측의 시정요구에 따라 징계처분을 한 사실만으로는 철도유통 등이 독자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했다는 점 역시 부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이같이 철도유통 등은 피고측과 체결한 위탁협약에 따라 독립적으로 KTX승객서비스업을 경영했고 여승무원을 직접 고용해 관리, 감독하면서 업무에 투입하고 그에 대한 인사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측과 철도유통 등의 위탁협약은 명목적인 것에 불과할 뿐 원고들과 피고측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와 다른 취지에서 원고들과 피고측의 근로계약관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오 씨 등은 2004년 3월 코레일이 KTX 고객서비스 업무를 위탁한 홍익회와 비정규직 근로계약을 체결했고, 홍익회는 같은 해 12월 승무원들의 고용 계약을 한국철도유통에 인계했다. 이후 철도유통이 다시 KTX관광레저로 고용 계약을 넘기려 하자 오 씨 등은 코레일에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이에 코레일은 오 씨 등에게 KTX관광레저로 이적을 통보했지만 따르지 않자 계약 갱신을 거부하고 해고했다.

오 씨 등은 2008년 11월 코레일을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청구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1심은 “철도유통은 실질적으로 코레일의 일개 사업부서일 뿐, 코레일이 오 씨 등으로부터 근로를 제공받고 임금 수준을 포함한 대부분의 근로조건을 정했다”며 “오 씨 등은 코레일의 근로자로 볼 수 있고, KTX관광레저로 이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부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무효”라며 해고 승무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2심도 “최초 근로계약 당시 철도유통은 사업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사업부서에 불과하고 실질적인 계약 주체는 한국철도공사였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은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불법파견을 확인하는 와중에 한쪽에서는 KTX비정규직 여승무원에 대한 실질적인 고용을 확인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며 “같은 재판부에서 일어난 판결이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국가 최고의 사법기관인 대법원에서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판단을 내리면 어떻게 법질서가 확립이 되겠는가. 불법파견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란 말인가”라며 “비록 파기환송돼지만 2심 재판부의 상식적인 판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재판부는 법망을 피해 승무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해고한 코레일 측의 행위가 부당하지 않다고 확인해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KTX 여승무원들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하는 사법부의 한계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무려 7년간이나 고통 속에서 소송을 했던 KTX여승무원들의 복직 희망을 꺾는 대법원의 보수적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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