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타이어 노동자,
    도급화 반대하며 분신 사망
    노조 "도급화 계속 추진하겠다는 회사의 타살과 마찬가지"
        2015년 02월 17일 10:4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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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곡성공장 대의원 김 모 씨(45세)가 도급화(비정규직)에 반대하며 16일 분신자살했다.

    금호타이어지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14분경 전남 곡성군 입면 금호타이어 공장 본관 앞에서 김 씨가 분신한 상태인 것을 곡성 공장 직원들이 발견해 급히 소화기로 불을 껐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김 씨는 광주공장에서 있었던 공정 도급화에 반대하는 저지투쟁에 참석한 후 자신이 근무하는 곡성공장으로 돌아온 오후 9시 8분경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씨의 차량에는 “그동안 함께한 동지들 너무 미안합니다. 조합 활동이 이런 거구나 새삼 느끼네요. 제가 죽는다 해서 노동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우리 금타(금호타이어)만은 바뀌어졌으면 하는 제 바램입니다. 동지들 부디 노동자 세상이 와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그날까지 저 세상에서 저도 노력할게요”라는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

    열사의 유서

    또 유서와 함께 김 씨가 직접 만들어 조합원의 서명을 받은 ‘도급화 결사저지를 위한 조합원 서명 결의서’도 함께 발견됐다.

    금호타이어지회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도급화를 즉각 철회하라는 열사의 분명한 요구”라며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졸업했는데도 도급화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금호타이어 회사에 의한 타살이나 마찬가지”라고 질타했다.

    앞서 금호타이어는 2010년 워크아웃 돌입했던 당시 노사합의에 따라 597개의 직무 중 521개(87%)를 도급으로 전환했다가, 지난해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했음에도 도급화하지 않은 나머지 76개의 직무 중 48개까지 도급화를 추진했다. 김 씨가 속한 스프레이-운반 업무 또한 도급화 대상이었다.

    이에 지회는 2014년 임단협 타결 이후 회사의 도급화를 막기 위해 지난 2월 3일 도급화 금지 가처분 신청을 광주지방법원에 접수한 바 있다.

    지회는 “회사가 도급화 추진을 지속하자 이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심적 고통을 받던 故김재기 열사가 회사의 도급화 저지를 위해 목숨을 내던진 것”이라며 “도급화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열사의 죽음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져라”고 촉구하고 있다.

    만약 회사가 지회의 요구를 거부할 경우, 지회는 설 휴무 특근 거부를 시작으로 민주노총, 금속노조, 지역 시민사회와 함께 투쟁의 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지회는 “워크아웃이 종료된 지금 금호타이어에 필요한 것은 도급화와 비정규직 확산으로 노동자의 고혈을 짜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기 위한 지혜란 것을 박삼구 회장이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지회는 광주공장에서 오전 10시 30분 기자회견을 연 직후 도급화 문제와 김 씨의 분신사망 사건을 논의하기 위한 대책회의를 소집할 예정에 있다.

    김 씨의 시신은 17일 오전 4시경 유가족의 뜻에 따라 부검 없이 검안만 하고 광주 만평장례식장에 안치됐다. 유가족은 문제 해결을 위한 교섭과 장례 등 일체의 사항을 노동조합에 위임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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