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비 순위 올랐지만
국민의 안보 불안은 여전, 왜?
정의당 정책위원회 "안보 달성 방법의 대전환이 필요"
    2015년 02월 13일 07: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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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국방비가 세계 10위권에 진입했음에도 국민 다수가 안보가 강화됐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이 현 정권의 안보와 외교정책의 무능으로 북의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 중국과 일본의 군사력 강화에 대응할 만한 대책을 수립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방비와 무기개발에 돈을 쏟아붓는 것이 안보의 해법이 아니라 평화 친화적인 국제 환경과 대화 국면을 조성하여 무기의 경쟁을 지양할 때 오히려 안보가 강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최근 공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의 국방비는 344억 달러(약 38조700억 원)로 세계 10위다. 일본은 477억 달러(55조7,800억 원)로 세계 7위다.

군사비

일본은 1980년대 세계 2위의 국방비를 지출했고, 1990년대에도 우리와 약 3배 정도의 격차가 있었으나 그 격차가 현격히 줄어들었다. 특히 핵무기와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생산 능력이 눈에 띄게 성장한 북한은 상위 15위권 내에 포함조차 되지 않았다.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타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국방비가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일본이나 북한 등에 대응할 만한 국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보수진영 유권자들의 결집에 큰 역할을 하던 ‘안보 능력’이 현 상황에선 진보진영보다도 못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의당 정책위원회(의장 조승수)는 13일 국방비 지출이 많음에도 안보에 불안을 느끼는 몇 가지 이유에 대한 정책 논평을 냈다.

정책위는 먼저 “북의 미사일 기술과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능력이 괄목할 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국방비 지출이 많지 않음에도 무기 개발 등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보다 한참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국방비 액수는 북의 총 GNI(2013년 33조 8840억 원)보다 더 많은 실정이다.

두 번째로는 “일본의 절대적인 국방비 지출은 크게 늘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와의 격차는 줄어들었지만, 일본이 전후의 ‘전수방위 원칙’(외국의 침공에 대한 방어에 국한하며 그것도 미국에 크게 의존하는 안보정책)을 버리고 해외에서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더구나 식민 정책이나 타국에 대한 침공, 그 기간에 자행된 여성 등에 대한 범죄마저 호도하는 아베 정부에 이르러서는 군국주의 회귀의 냄새마저 풍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책위는 “미-중 간의 군사적 격차가 많이 좁혀지고 있는 반면, 최근 사드 배치 논란에서 보듯 양국은 군사 면에서는 이른바 ‘신형 대국관계’를 구축하지 못하고 갈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여전히 5천810억 달러의 국방비 지출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격차가 앞으로 점점 좁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연히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에 의한 ‘팍스 아메리카나’라는 것도 일정한 균열을 보일 수밖에 없으나, 그것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공동안보체제 등 새로운 질서는 태동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정책위는 “상황이 이런데도 12일 발표된 해군 차기 고속함 76mm 포의 구조적 결함 가능성 등 육해공을 망라한 각종 국산 무기의 불량, 차세대전투기 등 각종 무기도입 사업에서의 불합리한 결정과 국방 조달과정에서의 총체적 비리, 구타 및 성추행 등 후진적인 인권부재 현상의 만연 등 우리 군의 전력과 안보를 스스로 위협하는 행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군 수뇌부는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하고 있어 문제 해결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를 던져준다”고 비판했다.

정책위는 위 4가지 문제를 짚어내면서 “모든 문제는 국군의 통수권이자 국가안보를 최종적으로 책임질 대통령과 국가안보실장, 국방부장관, 외교부장관 등 이 정권 수뇌부의 안보와 외교정책의 무능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가장 우선시 하면서도 실제적 대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의결하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음에도 ‘동북아평화구상’이라는 다소 상황에 맞지 않는 애드벌룬만 띄울 뿐 우리 나름의 실제적 방안은 없다는 지적이다.

정책위는 국방비리 문제에 대해선 “대대적 수사를 벌인다, 엄단하겠다고 법석을 떨지만, 국방 관련 각종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확실한 국방개혁의 비전과 원칙을 수립하고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책위는 “이제 우리는 ‘보수가 적어도 안보만큼은 잘 한다’는 오래된 인식이 현실에서 무너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권은 북핵 문제의 포괄적 해결-동북아 등 동아시아의 평화·번영의 공동체 건설-전시작전권 환수와 국방개혁의 강력한 추진 등 각론에서 진보개혁진영보다 무능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단지 국방비만 늘리는 것으로는, 무엇을 중시한다며 말만 앞세우는 것으로는 우리의 안보와 평화를 달성될 수 없다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며 “‘북한이 그리고 이웃 나라가 안전하다고 느낄 때 우리 국민도 안전할 수 있다’는 안보와 평화 달성의 방법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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