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자원외교의 저주’ 내렸나
[에정칼럼] "재생가능에너지 주목하는 프레임 전환 필요"
    2015년 02월 11일 10:2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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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외교를 처음으로 추진한 것은 박정희 유신정권이었다. 산업화의 동력을 확보하려는 외교정책이었고, 석유파동을 돌파하기 위한 경제대책이었다. 절차적 민주화 이후,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서 자원외교는 더욱 공세적으로 전개되었다. 자주개발 달성을 위해 (비)공식적인 외교 수단을 동원하여 (공)기업의 해외 에너지 개발을 지원하는 자원외교가 왕성했다.

집권 당시에 이미 4대강 사업과 핵발전 확대 정책으로 녹색성장의 본색이 폭로되었지만, 자원외교와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관심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물론 카메룬 다이아몬드 주가 조작 사건(CNK 인터내셔널) 등 크고 작은 스캔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주가 조작은 물론 정경유착, 권력형 비리, 특혜 의혹이 제기되었고, 자원외교를 공적개발원조(ODA)와 연계하면서 국제개발협력의 원칙을 위배했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또한 러시아, 중앙아시아, 이라크 등 자원부국과의 에너지 외교를 통해 에너지를 확보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였으나 대부분이 부실, 과장, 부진이 예상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집권 기간에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문제는 크게 관심을 끌지 못했다. 주요 정당 모두 자원외교라는 정책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 해외에서 에너지와 자원을 탐사․개발․생산해서 반입하거나 수출한다는 에너지 경제 대국의 신화를 좇고 있었다. 그러다 집권 말기 그리고 정권 인수인계 시기부터 자원외교의 진실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사 인수, 한국가스공사의 캐나다 웨스트컷뱅크 천연가스 사업, 한국광물자원공사의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사업 등이 해외자원개발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자주개발률 높이기 및 기준변경, 단기 실적 위주, 전문성 부족, 정권 실세가 주도한 사업들의 성과 부풀리기, 에너지자원 공기업의 사업타당성 부풀리기, 낙하산 인사와 비리와 도덕적 해이, 재무건정성 악화와 부채 급증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각종 사업들에 투자된 금액만 30~40조원이고, 30조원이 추가 투자되어야 한다고 하니, 땡처리냐 돈 먹는 하마를 키우느냐 하는 결정도 냉정하게 내려야한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지식협동조합좋은나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정부패방지위원회, 정의당, 나라살림연구소 등이 참여한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진상규명을 위한 국민모임인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가 출범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광물자원공사의 볼레오 사업, 석유공사의 하베스트 사업, 가스공사의 혼리버 사업 등으로 발생한 대규모 투자손실에 대한 원인과 책임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환경파괴, 원주민 갈등, 노동과 세금문제, 부패 문제 등에 대해서도 검증할 예정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책임자들에게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조사하는 한계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활동으로 기대가 크다. 시민사회의 국정조사라는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더 욕심을 부린다면, 차제에 공기업/민간기업, 해외자원개발협회, 정부 부처들, 한국수출입은행 및 금융․투자 업체, 유무상 원조기관, 국내외 컨설팅 업체 등이 얽혀 있는 ‘해외자원개발․자원외교 복합체’를 파헤치는 작업도 병행했으면 한다.

권력형 비리나 스캔들 혹은 무능(“바보 장사”)에 초점을 맞추면, 우리 사회는 ‘자원외교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할지 모른다.

“해외 자원 개발 과정에서 비리가 있다면 철저히 조사하여 관련자를 엄벌하면 된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침소봉대해 자원 외교나 해외 자원 개발 자체를 죄악시하거나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에너지와 자원 확보는 미래의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대통령의 시간》의 요지다. 에너지와 자원 확보가 미래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환경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지속가능한 해외자원개발 방식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이와 동시에 에너지와 자원을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한다. 국내 실정에 맞는 재생가능에너지원을 적극 발굴하는 정책 프레임 변화 없이는 ‘자원외교의 저주’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무엇으로 에너지 자립을 이룰 것이냐,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자원외교 스캔들과 그 소동을 접하면서 드는 말이 있다. 등잔 밑이 어둡다!

필자소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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