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지켜봤던
대선 TV토론은 헛것인가"
'증세 없는 복지' 말한 적 없다는 대통령에 야당들 비판
    2015년 02월 10일 07: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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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나는 ‘증세 없는 복지’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증세는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는 입장에서 하루 만에 말을 바꾼 꼴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을 초정한 자리서 이 같이 말했다고 원 정책위의장이 밝혔다.

원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전체적으로 경제가 어려우니 경제를 활성화시키자는 게 대통령의 말씀”이라며 “선 경제 활성화, 후 세금 논의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2012년 12월 4일 TV토론회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해 호언장담한 바 있다.

당시 문 후보는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냐”고 묻자, 박근혜 후보는 “그러니까 제가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해당 TV토론회 영상은 ‘증세 없는 복지’ 논란이 불거지면서 인터넷상에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박 대통령의 입장 변화는 연말정산 파동으로 ‘증세 없는 복지’ 공약이 허구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지율이 임기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야당들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고집했던 ‘증세 없는 복지’ 기조에 대해 박 대통령이 “그런 말 한 적 없다”며 발뺌하는 것에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법인세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 입을 모았다.

새정치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 ‘증세 없는 복지’가 아니었는가?”라며 “대통령의 연이은 말씀을 경제 활성화에 주력하자는 뜻으로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취임 이후 비과세·감면 축소니 지하경제 활성화니 말은 무성했지만, 이룬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 아닌가. 이제 국민은 박근혜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과 능력을 갖고 있는지조차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서민의 지갑이 마르는 상황에서 경제 활성화가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 가계소득을 늘리지 않고, 대기업 안에 쌓여있는 수백조원대의 사내유보금을 투자로 돌리지 않고 경제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것인가? 구체적인 대책은 무엇인지, 대통령께서는 분명히 제시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동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대선 때 온 국민이 바라본 TV토론은 헛것이었나? 자리에 배석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조차 얼굴이 화끈거릴 만한 발언”이라며 “‘선 경제 활성화-후 세금 논의(복지)’라는데, ‘낙수효과’를 전제로 한 전형적인 보수정권 논법의 되풀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제는 ‘낙수효과’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음에도 대통령은 사실을 사실대로 볼 용기가 없다는 것”이라며 “500조 원에 달하는 재벌의 사내유보금은 정부의 법인세 인하로 더욱 더 많이 쌓여가고 있다. 3년 연속 모자란 세수확보에는 결국 서민들의 호주머니가 동원되고 만다. 가계소득보다 세금이 두 배나 더 빠르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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