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역사에 선 그들
[책소개] 『처음 만나는 혁명가들』(마이클 곤살레스 외/ 책갈피)
    2015년 02월 07일 04: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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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마르크스, 블라디미르 레닌, 로자 룩셈부르크, 레온 트로츠키, 안토니오 그람시.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갖가지 오해와 왜곡에 시달려 왔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경제가 또다시 위기에 빠지면서 재조명받고 있지만 그저 단순한 경제학자나 철학자로 주목받을 뿐이다.

그나마 마르크스는 나은 편이다. 레닌과 트로츠키는 스탈린주의 독재의 원조라는 오래된 혐의를 벗지 못하고 있다. 로자 룩셈부르크는 레닌과 볼셰비키를 비판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마치 대중의 자발성만 있으면 충분하고 정당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 인물인 양 그려진다. 그람시는 오늘날 시민운동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선구자로 여겨진다.

이 책은 이 모든 것이 오해고 왜곡임을 밝혀낸다.

물론 마르크스는 위대한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였고(2005년 BBC의 라디오 청취자들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로 마르크스를 꼽았다),

급진 철학자(청년 헤겔주의자)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1844년 독일 슐레지엔 직공들의 파업을 보며 마르크스는 철학자에서 혁명가로 거듭난다.

노동자들의 의식 수준이 낮다고 무시한 청년 헤겔주의자들과 달리 마르크스는 이 파업을 열정적으로 옹호했다. 마르크스가 청년 헤겔주의자들을 비판하며 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의식이 존재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 …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세계를 해석했을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때부터 마르크스는 혁명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스스로 조직을 건설하고 신문도 발행했다. 《자본론》을 쓴 것도 자본주의의 운동 법칙을 이해해 그 전복을 앞당기기 위해서였다.

처음 만나는 혁명가들

레닌과 트로츠키는 러시아 혁명을 승리로 이끈 핵심 지도자들이지만 혁명이 스탈린 독재로 변질되면서 도매금으로 ‘악당’의 반열에 올랐다. 오류와 왜곡으로 가득한 로버트 서비스의 트로츠키 전기는 최근 사례일 뿐이다.

그러나 러시아 혁명이 독재로 변질된 것은 독일 등 주변 나라의 혁명이 모두 패배해 혁명이 고립된 것에서 비롯했다. 끔찍한 내전과 침략, 기근, 봉쇄를 겪으며 노동자 민주주의가 쇠퇴하고 스탈린을 앞세운 관료 집단이 성장했을 때, 이들에 맞서 가장 일관되게 싸운 사람이 다름 아닌 레닌과 트로츠키였다.

레닌은 뇌중풍으로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스탈린과 관료 집단에 맞서 싸울 것을 촉구하는 글을 여러 편 구술했다. 트로츠키는 레닌의 측근들을 모아 스탈린에 맞서 싸우다 추방됐고 결국 암살당했다. 스탈린은 볼셰비키의 핵심 지도자와 평당원 수천 명을 살해한 뒤에야 혁명의 유산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었다.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

마르크스, 레닌, 룩셈부르크, 트로츠키, 그람시는 모두 고전 마르크스주의의 핵심 사상(“노동계급의 해방은 노동계급 스스로 이룩해야 한다”)을 견지하고 계승한 대표적 인물들이다.

이들은 훌륭한 대통령/국회의원이나 강력한 지도자가 노동자를 대신해 변화를 선사할 수 있다는 사상, 즉 위로부터의 사회주의에 맞서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 전통을 지켜 냈다. 자본주의가 또다시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져 그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 하는 오늘날, 우리는 이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와 혁명의 역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쓴 흥미진진한 입문서다. 노동계급의 승리를 위해 싸우다 감옥에 갇히고 목숨까지 걸어야 했던 혁명가들의 불꽃 같은 삶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낯선 용어와 인물에 대한 설명이 각주로 달려 있고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더 읽을거리’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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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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