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비정규 노동자 2명
    소공로 옥외광고판 고공농성
        2015년 02월 06일 01: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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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브로드밴드와 LGU+ 비정규직 조합원 2명이 통신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생존권과 노동인권 보장하라며 15M 높이의 전광판에 올랐다.

    희망연대노조에 따르면, 6일 새벽 LGU+ 전남 서광주 고객센터 소속 강세웅(46) 조합원과 SK브로드밴드 인천계양행복센터 소속인 장연의(43) 조합원이 소공로 중앙우체국 옥외광고판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통신비정규직 조합원은 물론 시민사회단체와 5일 여의도와 목동에서 오체투지를 시작한 행진단도 고공농성장으로 집결 중이다.

    두 고공농성자의 핵심 요구사항은 ▲다단계 하도급 근절 ▲고용보장 ▲생활임금 보장 ▲노동시간 단축 ▲단체협약 체결 ▲사측의 성실한 교섭 태도 등이다.

    이들이 고공농성까지 돌입하게 된 데에는 사측이 교섭에 별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장기간 파업으로 노조가 무력화되기만을 기다리는 꼼수를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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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공농성 현장(사진=희망연대노조)

    통신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생존권과 노동인권 보장’을 요구하며 1월말까지 교섭 타결을 위해 원청과 사측 교섭단(협력사협의회, 경총)에 끝장교섭을 제안했었다. 어렵게 시작한 교섭에서, 사측은 노조 요구안에 대한 수용‧합의안이 아닌 지난해에 제시한 수준의 안을 내놓았다. 교섭타결 의지 없이 그저 ‘시간끌기’만 하고 있는 셈이다.

    사측이 이 같이 나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조합원 대부분이 장기간 노숙농성과 파업으로 심신이 지쳐있고 생계가 힘들어진 상태라 설 연휴가 지나면 파업 대오가 축소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의 의지는 없고, 노조가 스스로 무력화되기만을 손 놓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도 통신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뒷짐만 지고 있는 모양새다. 100일이 넘는 장기파업 사태 해결에 이렇다 할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이고, 지난해 5월부터 SK브로드밴드와 LGU+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제기한 근로기준법 위반사항에 대한 합법적 요구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희망연대노조는 “대기업의 눈치 보기를 넘어서 재계와 사용자측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는 고용노동부의 ‘정-관 유착’의 대표적인 담합 구조이자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통신 대기업 원청의 비정규직 장기파업 사태해결’과 ‘생존권과 노동인권 보장’을 촉구하며 고공농성에 돌입한 강 조합원은 LGU+ AS기사로 2014년 5월 노조 결성과정에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그는 주 70시간에 이르는 장시간 노동과 수당착복, 최저임금, 건by건 도급체계의 이중 임금구조 등의 불합리함을 바꾸기 위해 총파업에 나섰었다.

    광고판에 함께 오른 장 조합원은 2011년 인천 계양 SK브로드밴드 행복센터에서 설치·AS 기사로 일하다가 2013년 원청의 각 센터 지표관리과정에 실적이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고객센터 소속에서 재하도급 업체의 건by건 도급계약자로 일방 전환됐다.

    이 과정에 인천계약 행복센터가 도급계약서 재작성 요구에 거부하고, 고객센터 직원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자 해고됐다. 이후 고객센터 재하도급, 도급계약 철회와 센터 직고용을 요구하며 SK텔레콤 타워 앞에서 109일 째 노숙농성을 전개해왔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 오체투지 행진과 조합원의 고공농성 돌입 등으로 인해 정치권 또한 원청이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노동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또다시 두 명의 노동자가 광고탑 위로 올라갔다. 40대 가장인 그들이 차가운 겨울밤에 모진 마음을 먹을 수밖에 없던 이유는 바로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노동환경 개선 요구를 냉담하게 무시하는 거대 재벌 SK, LG 자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동당은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진짜 사장 SK와 LG는 더 이상 현 상황을 외면하지 말고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라! 아울러 노동조합 인정하고 구속자를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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