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유가족들,
    베링해 침몰 오룡호 유가족 연대
    사조산업, 사고 1달이 넘도록 책임 있는 조치 하나도 없어
        2015년 02월 05일 08: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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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과거 재난 사고 유가족들과 오룡호 침몰사고 유가족들이 만났다. 이들은 사고 책임을 회피하는 사조산업을 강하게 규탄하며 사고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4.16세월호가족협의회와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재난안전가족협의회, 서울경기인천이주노동조합은 5일 오후 2시 서대문역에 있는 사조산업 본사 앞에서 연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회견을 내고 “세월호 참사에 뒤이은 오룡호 침몰사고는 기업에 대한 제대로 된 감시와 규제 없이 안전은 없다는 것, 희생자와 유가족의 최소한의 권리마저 보장받기 힘든 곳이 바로 이 한국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며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생명보다 이윤이 우선시되는 사회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12월 1일 러시아 베링 해에서 사조산업의 오룡호가 침몰한 지 이날로 67일째다. 당시 승선한 60명 중 27명이 사망하고, 26명이 실종됐다.

    선사인 사조산업은 선박의 침몰 원인을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라고 밝혔고, 부산해양경비안전서 수사전담반은 ‘기상악화 상태에서 무리한 조업 강행’ 등이라고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사조산업은 사고 발생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12월 말 ‘러시아의 수색 연장 불허’를 이유로 실종자 수색을 중단했다.

    오룡호 유가족들은 사조산업 등의 조사 결과에 대해 “사고 원인을 선장에게만 집중시키고 사조산업과의 연관성은 끊어내고자 하는 태도”라며 “왜 무리한 조업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왜 퇴선 명령을 내리지 못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룡호

    사진=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페이스북

    이날 연대 기자회견에 참석한 4.16세월가족협의회 전명선 위원장은 “사조산업은 사람의 귀한 목숨을 왜 돈으로만 해결하려는지 모르겠다”며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시신 수습과 제대로 된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더 이상 이런 피해를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 1년 바뀐 게 없다. 오룡호 가족과 함께해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오룡호 참사 유족인 고장운 유가족대책위원장은 “세월호 이전과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며 “사고 직후 정부와 사조산업은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우리는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분향소 설치와 진실규명을 30일 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심지어 사조산업은 1월 30일 농성 중인 유가족을 강제 퇴거시켜 엄동설한에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게 됐다”며 “오룡호 참사 이후 이제 고질적인 원양산업의 안전불감증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래군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도 “외국인 노동자의 목숨을 돈 1천만 원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 이런 기업은 퇴출시켜야 한다”며 “언제까지 우리는 기업의 탐욕을 묵인해야 하나. 이제 정부와 국회가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룡호는 36년이나 된 노후 선박이었다. 현재 국내 선박 연령은 30년으로 제한돼 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선박연령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여객선에만 해당하는 규제로 원양어선은 선령 제한이 없다. 사조산업이 보유한 트롤선박 9척 모두 30년 이상의 노후 선박인데다가 안전점검도 졸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상악화 상태임에도 선원들이 무리한 조업을 감행한 것은 사조산업의 과도한 할당량 때문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선박 규모와 실적 등을 고려했을 때, 4,400여 톤의 쿼터만을 배정받아야 하지만, 사조산업이 다른 선사로부터 쿼터물량을 3,500톤이나 더 넘겨받아 무리하게 조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기상 악화와 선박의 노후화로 배에 이상이 생겼음에도 선장이 4시간 가까이 퇴선 명령을 내리지 않은 이유 또한 조업할당량 때문이라는 것이 유가족들의 추정이다.

    아울러 사고 발생 이후 사조산업은 외국인 유가족에게 우리 돈으로 ‘약 1천만 원에 합의하지 않으면 시신을 찾아주지 않겠다’는 협박해 합의서를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조산업은 현재까지는 오룡호 침몰 사고에 대한 사과나 실종자 수습 대책 등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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