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지지율 30%는
    사실상 없는 거와 마찬가지"
        2015년 02월 05일 10:1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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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정권은 취임 초부터 “비정상의 정상화”를 강조했었다. 물론, 지금와서야 자기들 하는짓이 워낙 비정상적이니 이런 말 꺼내지도 못하지만.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텔레비젼 방송에 문재인과 박근혜 후보가 토론을 벌일 때 박근혜 후보는 “증세 없는 복지 확대”를 주장했고, 문제인후보는 “그게 가능합니까?”라고 되물었고, 박근혜 후보는 “(그게 가능하니) 그래서 내가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라는 식으로 맞받아치던 장면을 나는 기억한다.

    문-박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야당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줄곧 “증세는 없다”고 강조해왔고, 최근 담배값이 2천원 오르고, 연말정산 세금폭탄이 떨어지고,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이 줄줄이 발표될 때도 한결같이 “증세는 아니다”고 새벽 닭처럼 홀로 회를 치셨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 주위의 최경환 등 소위 친박이라는 사람들도 청와대 여인만 쳐다보고 “증세는 아니다”고 입을 맞춰 회를 치셨다.

    그런데 중세문제와 관련하여 대한민국 대통령이 그 나라 국민들의 생각과 얼마나 다른지 살펴보자.

    여론조사 회사인 한국갤럽이 지난 1월 27일부터 29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09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해선 65%가 ‘가능하지 않다’고 답했고, 27%만이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국민 10명 중 8명은 ‘현 정부가 증세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증세를 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은 9%,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갤럽

    도대체 유체이탈도 유분수지, 국민 열 명 중 8명이 증세가 맞다고 하는데 청와대 여주인은 오늘도 “증세는 아니다. 짐의 말이 맞지요? 기춘 아저씨” 이런 꼴이니….. ​

    그런데 말입니다,

    “무성대장”이라는 김무성 대표가 그동안 덩치에 안 어울리게 청와대 눈치 보느라 바짝 엎드려 있더니,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비박계인 유승민이 친박계 이주영을 누르고 당선되자 단 하루만에 청와대 여주인 박근혜 대통령을 “국민을 속이는 (나쁜) 정치인”으로 바로 찍어버렸다.

    김무성 대표는 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당대표 연설을 하면서 증세 부분과 관련하여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정치인이 그러한 말로 국민을 속이는 건 옳지 못하다”고 까면서 “지난 2년 동안 고위 당정청 회의가 두 차례밖에 열리지 않았다”고 밝혀 불통정치의 주범이 청와대에 있음을 천하에 고했다.

    김무성1

    ​김무성, 유승민의 행보는 새누리당 내 친박과 비박간의 갈등에서 빚어진 정책 충돌로 보이지만 결국 앞으로 영원히 지는 권력이 될 박근혜와 그에 기생한 친박의 실정을 공격함으로서 새누리당 내 개혁 세력, 국민의 편에 선 세력인 양 치장을 본격화 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김무성과 유승민이 이끄는 새누리당이 청와대와 정부 정책에 대해서 어느 정도 견제하고 견인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이들의 최근 행보는 그동안 끝없이 추락하던 새누리당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끼칠수 있을지 궁금하다. 새누리당 지지율이 올라가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언론기사들을 보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그동안 박근혜 정권에 늘 쓴소리를 해왔던 이재오 의원은 “우리 당 대표님이나 새로 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도 그 점(청와대 말을 너무 들어서 당,정,청이 어려워진 점)을 잘 꿰뚫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제 앞으로 중진회의에서 내가 할 말은 별로 없을 듯하다. 참석을 안 해도 될 듯하다”고 말해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 참석자들은 일제히 큰 웃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청와대 여주인과 그동안 천하가 제세상인양 권력을 휘둘렀던 친박세력들이 이런 풍경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혹평을 오늘 아침 출근길 라디오에서 들었다.

    안경환 서울대 교수는 4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다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과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지지율 30%는 사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왜냐하면 박정희 대통령과 그 시절에 대한 향수, 그 시절을 겪으면서 어렵게 살아간 우리 세대에 대한 자부심 이런 것들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로 가는 것이지 박 대통령 개인에 대한 지지율이 그렇게 높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안 명예교수는 “박 대통령께서는 두 가지 점에서 큰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개인적인 자질 문제, 다른 하나는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업무 스타일 문제는 많이 지적됐듯이 소통 안 하고 그런 부분은 50년 전 그 시대의 윤리와 생각을 지금 현재도 가지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개인의 자질이 어떠냐라는 것에선 여태까지 쭉 보니까 대통령의 자질이 원래부터 의심을 했지만 거의 없는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전 현대자동차노조 위원장, 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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