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박종철 고문 치사' 담당 경력 누락
야당들과 시민사회 "즉각 임명 철회하라"
    2015년 02월 03일 04: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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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옥 대법관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대법관 임명동의안에 ‘박종철 고문치사’ 담당검사 경력을 누락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 아울러 문창극 총리 낙마자 등 당시의 ‘인사 참극’이 또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1987년 서울대 3학년이던 박종철 씨를 대공수사관들이 영장 없이 불법으로 강제 연행한 후 물고문을 해 사망에 이르게 한 후, 정권이 이 사실을 조직적으로 축소 은폐하려다가 발각된 사건이다. 1987년 6월 항쟁의 계기가 된 사건이기도 하다.

당시 이 사건의 수사를 맡은 검찰은 정권의 사건 축소 은폐를 도운 일등공신었다. 고의적으로 직무를 유기해 수사를 진행하지 않다가 은폐 사실이 폭로된 이후에야 추가 공범 등 은폐에 가담한 수사경관 2명만 기소했다. 박 후보자는 수사팀에서 이 사건의 담당검사였다.

박 후보자의 이 경력 사항이 임명동의안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 정의당 서기호 의원에 의해 알려지면서 고의 누락 의혹이 제기됐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대법관 후보직에서 내려와야 한다며 질타했다.

박종철 박상옥-1

박종철(왼쪽)과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정의당 김제남 원내대변인은 3일 국회 브리핑에서 “박상옥 후보자는 당시 담당검사로서 이러한 책임의 한가운데 있는 당사자라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대법관으로서 자격상실”이라며 “더욱이 이를 경력사항에 누락시키기까지 했으니, 두말할 여지없이 대법관 후보직을 즉각 사퇴함이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종민 대변인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어이없는 발표로 국민을 분노케 했던 대표적인 공안기관에 의한 살인사건”이라며 “당시 검찰은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며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다. 박 후보자는 사건 조작의 장본인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09년 과거사위원회는 이 사건이 외압에 의해 은폐 축소되었으며 검찰은 사과해야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며 “아마도 박 후보자는 자신의 그런 과거 이력이 부끄럽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일부러 누락시켰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말인즉슨 자신에게 대법관이 될 자격이 없다는 점을 본인도 충분히 알고 있다는 것”이라며 대법관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도 “권력에 눈치 보며 제대로 수사도 하지 못했던 검사가 어떻게 대한민국 사법체계의 최고 수호자인 대법관에 임명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국민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최선을 다한 수사에 대해 왜 국회 인사청문회 자료에 제출하지 않았는지 스스로가 당당하지 않았던 것 아닌지, 박 후보자 스스로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야할 문제”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권력의 외압에 굴복한 검사가 대법관에 임명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도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인물이 정의와 인권의 보루이자 국민의 존경을 받아야 할 최고법원의 법관으로 추천되었다는 사실이 기가 막힌다”며 “이런 인물을 대법관 후보로 제청하고, 임명 동의를 요청한 대법원장과 대통령, 그리고 대법관 후보 추천위는 국민 앞에 사과하고, 대통령은 임명 동의를 철회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는 이런 인물을 대법관으로 임명 동의하지 않겠다는 뜻을 대통령에게 즉각 밝혀야 한다”며 “박상옥 후보가 대법관이 된다면 대법원은 법관의 독립성을 침해한 신영철 대법관에 이어 또 다시 오욕의 역사를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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