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브로드' 총괄팀장,
    17살 많은 노조 간부 폭행
    “나이 먹고 나이 어린 놈한테 욕먹으니까 좋으냐” 조롱까지
        2015년 01월 22일 09: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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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광그룹 계열사인 케이블방송업체 티브로드 강북기술센터에서 사측 관리자가 노동조합 간부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2일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티브로드 강북기술센터 이 모 총괄팀장(33)은 지표 관리 문제로 강북기술센터 지회장(50)과 대화하던 중 갑자기 책상을 엎었고 날아온 책상에 얼굴을 맞은 지회장은 입술이 터지고 이가 흔들리는 중상을 입었다.

    폭행 가해자인 이 총괄팀장은 당일 경찰 조사를 받고 바로 귀가했고, 폭행 이후에도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회장 폭행사건은 지회장이 당일 업무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와서 시작됐다. 지회장은 퇴근 시간 이후 서비스 만족도와 처리율, 해피콜 등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지표 관리 문제로 담당팀장에게 훈계를 듣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이미 퇴근했던 이 총괄팀장이 다시 회사로 돌아와 “내가 얘기하겠다”며 훈계하다가, 담당팀장에게 지회장의 휴대폰을 확인해 녹취 여부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이 때 지회장은 녹취 시도도 하지 않았다. 물론 총괄팀장과 지회장 사이에 언성이 높아지는 논쟁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는 것이 티브로드지부의 말이다.

    그럼에도 이 총괄팀장은 담당팀장에게 녹취 여부 확인 지시 후 지회장에게 몇 마디 내뱉고는 느닷없이 지회장 쪽으로 책상을 뒤집어 엎었고, 지회장은 이를 막을 틈도 없이 책상에 얼굴을 맞았다.

    이 총괄팀장은 폭행에 그치지 않고, 입술이 터져 피를 흘리고 있는 지회장을 향해 머리를 툭툭 치고 턱을 만지며 “나이 먹고 나이 어린 놈한테 욕먹으니까 좋으냐” 라는 조롱의 말까지 내뱉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총괄팀장은 지회장보다 17살이나 어리다.

    이에 지부는 20일 오후에 강북기술센터에 방문해 ‘총괄팀장과 함께 일할 수 없다’고 항의했지만, 센터장은 “폭행은 흔한 일 아니냐. 그 정도 가지고 무슨 회사에서 퇴거시키느냐”며 사내 징계위원회를 열겠다는 말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이 총괄팀장은 업계에서 일한 경력이 얼마 되지 않으나, 센터장이 전에 일했던 사업장에서 데려와 총괄팀장을 맡겼다. 이 때문에 센터장이 직접적으로 폭행을 지시하진 않았더라도 암묵적으로 용인해준 것이 아니냐는 것이 지부의 지적이다.

    지부는 “센터장의 묵과와 지휘 없이 팀장의 직위를 이용하여 회사 내에서 조합원들에게 폭행을 휘두르고 조롱하는 것이 가능했을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총괄팀장은 물론 센터장이 직접 영입한 관리자들의 폭언은 사건 이전에도 빈번히 발생했던 것으로 보인다.

    티브로드지부 김승호 사무국장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센터장이 데려온 사람들이 조합원을) 무시하고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총괄팀장에 대해선 “예전에도 폭언이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 예전에 그런 경우가 몇 번 더 있었다. 작년 초 중순에도 (폭언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지부는 지회장을 폭행한 이 총괄팀장에 대해 퇴출을 계속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며, 현재 협력사별 센터장 단체와 서울사업부에 항의 공문을 보낸 상태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원청인 태광그룹에도 항의할 예정이다.

    지부는 “티브로드홀딩스와 사업부의 무리한 지표 설정과 이를 핑계로 조합원에 대한 업무 압박 및 나아가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폭행까지 발생시킨 사건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며 “구시대적 조합원 폭행 및 부당노동행위를 일삼는 강북기술센터 장모 센터장과 이모 총괄팀장의 퇴출을 요구하며 사건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재발방지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시 장모 센터장을 협력사로 선정한 티브로드 홀딩스와 서울사업부에 대한 투쟁도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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