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정페이' 이상봉 사과문에
    패션노조 등 "대화에 나서라"
        2015년 01월 16일 07: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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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 페이’ 논란을 일으킨 이상봉 오너 디자이너와 이상봉 디자이너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의가 사과문을 게재한 가운데, 청년유니온․패션노조․알바노조는 16일 공동입장을 발표하고 “조속히 대화의 자리를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 단체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상봉 디자이너의 사과문에 대해 “조금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이제라도 진심어린 사과를 해주신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다만 ‘이상봉’ 브랜드만 30년 가까이 운영해 오시면서 직원들의 월급에는 무관심하고 ‘디자이너로서의 삶에만 집중했다’는 말씀은 어딘지 모르게 궁색해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임금인상과 근로환경 개선도 곧이어 이뤄지리라 믿는다. 현재 직원들 중에서도 상당수에게 최저임금 위반과 법정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체불임금’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청년들과 언제든지 대화하고 목소리를 듣겠다고 하신 이상봉 디자이너의 약속이 바로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화의 자리를 조속히 마련할 것”을 강조했다.

    이들 3단체는 패션디자이너연합회의의 사과문에 대해선 다소 유감을 표했다. 장시간, 고강도 노동과 비상식적으로 적은 임금을 줄 수밖에 없는 이유를 패션업계의 영세함이라고 둘러대거나, 패션업계의 청년착취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상황에서 패션업계를 비판하는 이들을 ‘일군의 청년’으로 축소시켰기 때문이다.

    이들은 “‘열정 페이’에 대한 이번 문제제기는 온․오프라인에서 상당수의 청년노동자들이 동참하고 있고 사회 전 분야에 걸친 화두임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 앞장선 청년들을 ‘일군’ 즉, ‘한 무리의 패거리’로 표현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비판했다.

    또 국내 80% 이상의 패션업체가 영세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해명한 것에 대해선 “트렌드에 민감한 대중문화예술계의 산업특성상 10인 이하의 사업장이 일반적임에도 불구하고 연합회가 입장문에서 단순히 10인 이하라는 사실을 강조해 ‘영세하다’라고 표현한 것은 업계를 잘 모르는 대중들을 호도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여러 이유가 있다하더라도 누구도 사회적 합의인 법 위에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상식”이라며 “만약 인간의 불행을 대가로 해야만 존속할 수 있는 것이 세상에 있다면, 그것은 역사의 뒤안길로 마땅히 사라져야 할 것이다. 어떠한 가치도 인간 위에 존재할 수는 없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현재 제기되고 있는 청년착취의 문제는 근로환경의 ‘추가적 개선’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으로 법이 정하고 있는 최저임금’의 준수에 대한 논의이기 때문에 협의의 사안이 아니라 책임과 처벌의 대상”이라면서 “당장 시급한 것은 노동자 한명 한명에게 노동법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며 유급 직원과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노동력의 대가를 온당히 지불받지 못하고 있는 견습 · 인턴 등 청년들에 대한 구제”라고 경고했다.

    이들 단체는 “당초 이상봉 회장이 ‘언제든지 청년들과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 저희 세 단체가 공개적으로 사회적 협의를 제안했음에도 결국 곧바로 대화가 성사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다시 한 번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와 이상봉 회장에게 사회적 협의의 장을 통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시급히 들으시라’는 말씀을 전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의는 14일 “이번에 제기된 이슈는 반드시 패션디자이너업계 전체의 변화를 가져올 제도적 개선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면서도 “무분별하게 허위사실이 유포되거나 악의적으로 왜곡된다든지, 의혹제기라는 명목으로 온라인 등에서 명예훼손적 발언들이 나온다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대다수 패션디자이너들까지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본다는 점에서,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기보다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는 내용을 담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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