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도적으로 충돌하고 교차하라”
    [책소개] 『재즈처럼 혁신하라』(장영철 허연/ 비즈페이퍼)
        2015년 01월 10일 12: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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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이자 경영학을 학문과 필드 이론으로 체계적으로 수립한 경영의 대가, 피터 드러커(1909.11.~2005.11.)

    그는 학문적 분과로서의 경영에 대한 초석을 마련했고, 현재 경영학에서 보편적으로 통하는 개념과 이론을 처음으로 정립했을 뿐만 아니라 지식사회와 지식노동자 시대의 도래를 예측하고, 달라지는 기업 환경을 정확하게 전망한 경영학자다.

    마이클 포터, 톰 피터스와 더불어 경영의 3대 구루로 통하지만, 그의 위상은 가히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사후 1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는 경영학자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기업의 혁신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에게 혁신의 방향 설정에 구체적인 지침을 주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드러커 사후 10년이 되는 2015년을 맞아 우리 경영학계에서 흥미로운 시도가 펼쳐졌다. ‘한국 피터드러커 소사이어티’ 대표와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는 동시에 학계와 경영 현장에서 다양한 연구와 도전으로 정평이 나 있는 경영학자 두 명이 지난 10년간 경영 현장에 새로이 쌓인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피터 드러커의 이론을 통해 찾아냈다.

    두 저자는 ‘죽은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클래식한 이론에 신선한 ‘피처링Featuring’을 시도, 성공적으로 ‘살아 있는 이론’을 만들어냈다.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드러커가 생전에 쓴 명저에서 핵심내용을 추려 정리하거나 피터 드러커의 어록을 엮은 책들은 쏟아졌지만, 그의 이론을 이처럼 새로운 콘셉트로 살려낸 것은 처음이다.

    이 책은 ‘재즈’라는 메타포를 통해 피터 드러커의 혁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통찰력을 제공하고자 한다. 재즈는 지휘자 없이도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내며, 즉흥연주를 통해 같은 악보를 놓고도 어제와 다른, 남과 다른 소리를 낸다.

    드러커는 주어진 곡을 단지 해석하고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를 넘어 모든 멤버가 매 순간 리더십을 주고받으며 연주와 동시에 멜로디를 만드는 재즈밴드에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개인의 강점을 활용하면서 협력의 힘을 극대화해야 하는 현대 기업 경영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은 경영학자이자 재즈 마니아인 저자들이 피터 드러커의 재즈 메타포 코멘트에서 착안해 그의 재즈 필 충만한 경영 이론들을 한데 모아 명쾌하고 흥미진진하게 펼쳐낸 ‘최고지점’의 경영 이론이자 ‘최고수준’의 잼세션인 것이다.

    재즈

    경영의 새로운 화두 ‘영감과 통찰력’

    현재 수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직장의 모습은 오케스트라에 가깝다. 구성원 제각각 충분히 훈련된 업무 능력을 갖고 있다. 지휘자인 리더의 진두지휘 아래 모든 구성원은 주어진 악보대로 정확하게 연주하고, 지휘자로부터 허락된 범위 안에서 재량권을 가진다. 모든 결정권은 지휘자 한 명에게 집중되어 있다. 판단과 결정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는, 하중이 높은 위험천만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1998년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리처드 해크먼은 미국과 독일 등 4개국 78개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오랜 기간 훈련을 통해 높은 수준의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었지만, 그들이 하고 있는 일에서 극히 제한적인 수준에서 자신의 전문적인 판단을 활용하고 있으며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업무만족도가 연방 교도소 경비원이나 수술실 간호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런던 비즈니스 스쿨 객원교수 게리 해멀은 지금의 경영학을 ‘마치 진화를 멈춘 동물처럼 시대에 뒤떨어진 구닥다리’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고, 수많은 경영학자들이 이에 동조했다. 그 이유는 논리적 프로세스와 분석적 사고로 무장한 경영학이 현재 기업 환경의 시그널에 더 이상 정확한 답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분명 ‘오케스트라 조직’의 한계다.

    이 책은 이처럼 답보 상태에 빠진 경영에 대한 돌파구이자 가능성을 ‘재즈의 정신’을 통해 제시한다. 무수히 많은 재즈 뮤지션들이 경청하고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태도를 견지하면서도 동시에 규정된 틀과 정해진 관습, 익숙한 연주 방식을 거부하듯이, 재즈는 매번 다른 연주를 위해 끊임없이 자기성찰과 자기혁신의 과정을 반복한다.

    재즈의 생명력은 재즈 정신에 있고, 이는 곧 혁신 정신이다. 저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스마트한 대중과 공감하고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과학적 사고를 뛰어넘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통찰력이라고 말하며, 재즈 정신으로 충만한 재즈밴드 같은 조직으로 탈바꿈할 것을 제안한다.

    고전이 된 악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잼 연주

    현재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통하는 픽사와 구글. 그들은 최소한의 구조로 최고의 자율, 그리고 최대한의 성과를 거둔 기업으로 통한다.

    <토이스토리>,<몬스터주식회사>등을 내놓아 글로벌 성공을 거둔 픽사의 사무실은 단연 파격이자 도발이다. 직원 한 명 한 명 모두 자기만의 동화 속에서 일한다. 백설공주의 방을 그대로 재현한 방에서 공주를 구현하고, 토이스토리 주인공의 방이 현실화된 공간에서 새로운 토이스토리를 꿈꾼다. 구태의연하게 사무실 책상에 앉아 일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상상력과 창의력이 샘솟는다.

    구글 또한 출퇴근 시간과 근무 공간의 제한이 없다. 노트북과 사내 소통창에만 연결되어 있으면 어디든 사무실이 된다. 어떤 사람은 저녁 일찍 귀가해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하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 뒤, 아이들이 잠들면 편한 차림으로 사무실에 다시 나와 일할 때를 가장 아이디어가 샘솟고 집중이 잘되며 업무효율이 높은 시간으로 꼽는다.

    인터넷 세상을 넘어 모든 세상을 창조하는 아이디어는 정해진 규칙과 악보를 벗어난 자율적인 틈에서 나온다. 이미 옛것이 된 악보를 들여다보는 것으로는 답을 찾기 힘든 시대. 논리와 분석으로는 귀결될 수 없는 영감을 통해 점프된 아이디어, 자발적인 방식으로 생겨난 직관에 의한 즉흥적인 해답이야말로 스마트한 대중과 교류할 수 있는 진정한 경영의 열쇠다.

    창조적 충돌이 이루어낸 새로운 시대

    피터 드러커는 3년 또는 4년마다 다른 주제를 선택해 공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주제는 통계학, 중세 역사, 일본 미술 등 다양했다. 그런 식으로 경영 대가는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공을 바꿔가며 대학을 여러 번 수학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각과 새로운 방법에 대해 열린 자세를 취하며, 경영학을 넘은 통섭적인 경영학을 이루었고, 경영 대가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통섭적인 노력, 교차와 충돌이 창조의 발판임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인류 역사에서 창조적 기운이 가장 강했던 르네상스. 이 시대의 화가, 건축가, 철학자, 과학자들이 메디치 가문의 지원 아래 자유롭게 교류하고, 그로 말미암아 그들이 이전에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새로운 영감과 통찰력이 생겨나고, 이로 인해 이전에는 없었던 문명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시대가 바로 르네상스다.

    산업혁명 또한 마찬가지다. 박학다식하고 열정적인 과학자요 발명가이며 시인이자 의사였던 에라스무스 다윈은 동료들과 함께 ‘루나 소사이어티’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한 달에 한 번 보름달이 뜰 때 모임을 가진다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다.

    루나 소사이어티는 당대 저명한 과학자와 예술가, 철학자들의 사교클럽이었다. 증기기관을 발명한 제임스 와트, 산소를 발견한 조지프 프리스틀리, 기체 등불을 발명한 윌리엄 머도, 위대한 도예가 조시아 웨지우드, 부유한 사업가 새뮤얼 갈튼, 토머스 제퍼슨과 벤저민 프랭클린 등이 이 모임의 회원이었다. 지식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영감과 통찰력을 제공함으로써 수많은 발명품들이 쏟아져 나왔고, 새로운 기술과 철학, 사상이 만들어진 것이다.

    생전에 피터 드러커는 기업의 최고층부로 갈수록 다양한 의견을 더욱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오너 혹은 경영자와 소위 코드가 맞는 사람들로 채워지는 상황을 한탄하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의사결정은 진정한 의사결정이 아니며, 이는 마치 아무도 숙제를 해오지 않은 교실과 같다”고 역설했다.

    “중요한 결정일수록 더 치열한 의견 충돌이 있어야 하며, 기업 경영자는 경영의 모든 순간에 의도적으로 다양한 생각이 충돌하고 교차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 책은 성향이 같거나 비슷한 사람들끼리는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지만, 반대되고 차이가 있는 사람들끼리는 ‘좋은’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하며, 조직과 팀 구성의 다양성을 기하고 고차원의 질서가 만들어지는 혼돈의 과정을 기꺼이 감수하라고 권한다.

    통섭적으로 공부하라, 지루하고 고된 시간을 인내하라

    앞에서 언급한 픽사와 구글. 이들은 단지 개성 넘치는 개인 오피스와 무제한의 자율만으로 탁월한 작품들을 쏟아내는 걸까?

    아니다. 픽사는 개성 넘치는 오피스와 동시에 작업의 단계마다 팀원들의 크로스체크 코멘트를 받는 프로세스로 화제를 불러온 회사다. 아이디어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작은 단위로 일을 쪼개고, 그 단계를 거칠 때마다 수많은 동료들 앞에서 아이디어와 일의 상황을 리포트하고 거침없는 지적과 질문, 확인, 다른 아이디어, 다른 의견들을 교환한다.

    이처럼 의도적인 충돌을 일으키고 교차하게 함으로써 아이디어는 완성 단계로 나아가고 새로움을 더한다. 구글 또한 마찬가지다.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자고 있는 동료를 깨우고 회사 소통창에 아이디어를 올린다. 수십, 수백 가지 의견이 달린다. 그 의견을 하나하나 경청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더 높은 수준의 아이디어로 발전해나간다.

    피터 드러커는 혁신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번뜩이는 천재의 발상이 아니라 지루하고 고된, 인내의 과정”이라고. 명 재즈밴드의 영혼을 울리는 연주가 그렇듯 기업 혁신 또한 끊임없는 학습, 고된 인내, 지적인 실수, 체계적인 폐기, 영감과 통찰력이 한데 어우러져야 성공할 수 있는 예술이다.

    “미래를 예측하려 하지 마라. 창조하라”

    혁신에 성공한 미국의 어느 저명한 제약회사는 매월 두 번의 전략회의를 갖는다. 매월 두 번째 주 월요일 회의는 계획 대비 실적을 검토하거나 당면한 문제를 정의하고, 문제의 원인을 분석해서 해결책을 고민하는 회의다. 반면 매월 네 번째 주 월요일 회의는 전적으로 잠재적인 기회에 초점을 맞춘다. 기회로 인식될 수 있는 시장의 작은 변화나 예상하지 못한 고객으로부터의 피드백, 인구통계의 변화, 기술의 변화 등이 회의 주제다. 이 회사의 대표는 성공적인 혁신이 바로 네 번째 주 월요일 회의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회고했다.

    미켈란젤로가 어떻게 다비드상을 조각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가능성과 기회’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설명해준다. 1501년 당시 26세의 미켈란젤로는 피렌체에 있는 성당에 세울 동상을 만들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그가 작업할 대리석은 조각가 아고스티노 두초가 작업을 하다 좌절하고 40여 년 전에 폐기했던 것이었다. 버려진 이 돌로 미켈란젤로는 다비드상을 조각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창조에 대한 이야기는 단 한마디다. “나는 이미 폐기된 그 돌로부터 아름다운 청년 다비드를 보았다. 내가 해야 할 것은 단지 다비드를 밖으로 끄집어내기 위해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는 일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피터 드러커의 명문 “미래를 예측하려 하지 말고 창조하라”라는 재즈 필 충만한 명제와 그의 이론을 집대성해 현재의 기업이 어떻게 혁신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들을 풍부하게 정리한다.

    동시에 혁신 성패의 열쇠가 조직 문화에 있지만 조직 문화를 단번에 바꿀 수 없음을 인정하며, 먼저 행동을 바꾸려고 시도하는 데에서 문화가 바뀌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일갈한다.

    그 행동을 바꾸는 방법으로 문제보다 기회에 집중할 것, 강점을 정렬함으로써 약점이 중요하지 않게 만들 것, 최소한의 구조와 제약으로 최대한의 자율성을 허락할 것, 하나를 선택하면 나머지 하나는 희생해야 하는 트레이드오프 사고방식에서 벗어날 것, 분석과 직관의 역동적인 균형을 이룰 것 등을 제안하고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죽은 대가의 이론을 살아 있는 이론으로 바꿔놓은 통섭적인 시도《재즈처럼 혁신하라》. 좀처럼 길을 찾을 수 없는 혼돈과 불확실의 경영 환경에서 새로운 해법을 찾는 경영자를 위한 충분히 흥미롭고, 충분히 새롭고, 충분히 유익한 경영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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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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