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국민 여러분이 나서달라" 호소
        2015년 01월 09일 06:18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구속된 조합원 석방을 촉구하는 대국민 호소 결의대회를 9일 열었다.

    이날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는 오전 11시 SKT 본사 앞에서 주 70시간 이상 살인적인 노동시간을 강요받으면서도 시간외 수당 한 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설명하며 국민적 관심을 촉구했다.

    노조는 호소문에서 “장그래가 정규직이 되길 응원했던 국민 여러분께 호소한다. 잠깐만 주위를 둘러봐 달라”며 “우리는 여러분들에게 인터넷기사라고 불리는 통신사의 비정규직노동자들이다. 회사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이유로 토요일도 일요일도 명절도 없이 저녁 9시, 10시에도 일을 하도록 강요받아 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주5일 40시간이 법으로 규정돼 있고 연장근무엔 수당을 지급받아야 한다는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이런 상식적인 법조항조차 지키지 않고 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했다. 하청업체 사장들은 원청인 SK브로드밴드를 핑계 삼아 본사의 지침이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는 지난 해 3월 ‘남들처럼 주말에 쉬고 싶다. 저녁식사를 가족과 함께 하고 싶다’는 소박한 요구를 위해 노조를 설립했다. 그러나 이들의 요구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원청인 SK는 ‘우리 직원이 아니니 하청업체와 해결할 문제라고 모르쇠’로 일관했고, 하청업체 사장 또한 ‘자신들의 권한 밖이다. 원청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발뺌했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극도로 노동조합을 혐오하는 하청 사장들은 조합원을 해고하고, 업무를 변경시키고, 일감을 뺏어 반토막난 임금으로 노조 탈퇴를 강요했다”며 “수년간 가족이라고 형 동생이라며 일을 시켜온 하청 사장들과 SK행복센터의 직원이라고 자부심을 갖고 근무하라고 교육했던 원청에 심한 배신감과 모멸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는 원청 SK는 쟁의돌입 97일, 노숙농성 80일, 총파업 51일이 되도록 노조의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해를 넘긴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는 지난 6일 SK그룹 본사에 찾아가 면담투쟁을 했고, 원청은 갑자기 면담을 수용했다. 상호간 입장을 공유하고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에 그치기는 했지만 노조 설립 후 처음 가진 면담이었기 때문에 의미있는 자리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면담 후 자신 해산하는 조합원 222명은 SK측이 불러들인 경찰에 의해 강제 연행됐고, 노조 간부 3명은 현재 구속된 상태다. SK가 과연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드는 지점이다.

    노조는 “너무나 억울하고 분하다. 원청도 하청도 그리고 이 나라의 공권력도 법원도 노동자의 편이 아니다. 이제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 무엇도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며 “이제는 국민 여러분이 나서달라. 여러분들의 자식들이 그리고 친구와 친지가 비정규직의 서러운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은 것이다. 비정규직문제에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는 저희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힘이 돼 달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외면하고 있는 SK그룹에 항의해 달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이어 “비정규직 문제와 SK브로드밴드 노사간 사태해결을 위한 대국민 서명에 동참해 달라”며 “부당한 법집행으로 풀려나지 못하고 있는 조합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 올 수 있도록 힘이 돼 달라. 이 땅의 장그래들에게 희망이 되고자 모든 것을 바쳐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