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대북전단 살포 제지 적법"
'표현의 자유'로 옹호하거나 방관하던 정부와 배치
    2015년 01월 06일 05: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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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정부의 제지가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표현의 자유이기 때문에 막을 수 없다는 정부여당의 입장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판결이다.

의정부지법 민사9단독 김주완 판사는 6일 탈북자 이민복 씨가 대북전단 풍선 날리기 활동을 하던 당시 국가의 방해로 입은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해 배상금 5천만 원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했다.

대북전단 살포

대북전단 살포 관련 방송 화면

김 판사는 이날 오후 선고 공판에서 “대북전단 살포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신체가 급박한 위협에 놓이고, 이는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위협의 근거로 북한이 보복을 계속 천명해왔고, 지난해 10월 10일 북한군 고사포탄이 경기도 연천 인근의 민통선에 떨어졌던 점 등을 들었다.

김 판사는 또 다른 기각의 근거로 “당국의 제지도 과도하지 않았다”면서 “원고가 주장하는 경찰과 군인의 제한 행위는 직접적인 물리력 행사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활동이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휴전선 인근 지역 주민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살포를 제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일정 범위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뜻인 셈이다.

이는 그간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대북전단 살포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던 정부와 살포 행위를 지지하기까지 했던 여당 일부 의원들의 주장과 상반된다.

송종환 공보판사는 “기본권을 제한할 수 없다는 원칙을 확인하면서도 이를 제한할 수 있는 상황과 범위를 밝힌 점이 판결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대북풍선단장으로 활동하는 이 씨는 앞서 지난해 6월 5일 법원에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소장을 제출했다.

이 씨는 ▲경찰이 자신의 차의 출입을 막은 일 ▲경찰‧군이 전단지 살포 정보를 사전에 지역 주민에게 알려 항의를 받고 쫓겨나게 한 일 ▲풍선에 넣을 가스를 공급하는 회사와 백령도 등에 들어가는 선박회사에 협박 전화를 한 사례 등을 제시, 이를 찍은 영상물 등을 근거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이날 재판이 끝난 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공개 행사를 하는 일부 단체와 조용히 행사하는 나를 구별하지 않은 선고 결과가 실망스럽다”며 “항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씨는 지난 5일 경기도 연천군 민간인통제선 인근에서 대북전단을 대형풍선에 매달아 날려 보낸 후, 이를 찍은 동영상 등을 방송사에 제공해 스스로 주장해온 ‘비공개 원칙’을 깬 바 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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