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촛불세대의 보수화'
    20대 유권자가 분열됐다
        2015년 01월 05일 07: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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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대를 이념성향에 따라 분류해보면 보통 2030세대는 진보, 40대 이상은 보수로 규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하지만 20대 유권자가 진보와 보수로 분열되고 있으며, 일부에선 40대와 비슷한 보수 성향을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해 20대에게 국가보안법 찬성 여부에 대해 물은 결과, 국보법 폐지 반대 의견이 62.1%로, 폐지에 찬성하는 의견(37.9%)보다 월등히 높았다.

    특히 25세부터 29세까지 (05~09학번) 이른바 ‘촛불세대’는 국보법 폐지 문제에 대해 강경하게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촛불세대의 보수성은 대부분 남성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일신문>은 “이명박 정부 이후 발생한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이 당시 군 입대라는 현실에 처해 있던 촛불세대에게 영향을 미친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촛불세대의 이 같은 보수성은 36세부터 41세(93학번~98학번)의 IMF세대와 30세부터 35세(99학번~04학번)의 월드컵 세대와 비교해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월드컵 세대는 54.7%, IMF 세대는 50.5%로 과반수가 국보법 폐지에 찬성하는 의견을 냈다.

    이지호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이날자 <내일신문> 전문가 기고글에서 “2030세대는 결코 한 묶음이 아니었다. 이념 성향으로만 보아도 젊을수록 진보적이고 나이 들수록 보수적인 기존의 패턴이 사라졌다. 20대 후반이 30대보다 보수적이었고, 30대 후반은 20대보다 진보적일 뿐 아니라, 전 연령대를 통 털어 진보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러한 현상은 세대의 영향이 작용하고 있음을 알리는 증거”라고 전했다.

    이 위원은 촛불세대에 대해 “이들은 세계경제를 뒤흔든 금융위기를 경험하면서 저성장과 양극화의 구조화를 겪고 있는 세대다. 일자리 부족으로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을 겪으며 사회에 내몰리고 있는 세대”라며 “이번 조사에 따르면, 촛불세대는 젊은 세대 중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 동안 각종 선거자료에서 20대가 30대보다 더 보수적으로 나타났던 배경에는 20대 후반인 촛불세대의 보수화가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촛불세대의 보수화를 이끄는 집단이 남성이라는 점”이라며 “20대 후반의 여성은 남성보다 훨씬 진보적인데 반해, 이 세대의 남성은 40대 전반만큼 보수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촛불세대, 특히 남성에게 보수성이 더 짙게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 몇 가지 지적했다. 첫 번째로 촛불세대는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을 가장 극심하게 겪는 세대인데,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경제적 압박을 더 받기 때문에 성장과 안정을 더 선호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군 입대로부터 오는 여성과의 경험의 차이다. 이 위원은 “이 세대에서만 유독이 남자가 보수적으로 나타난 것이라면 이명박 정부 이래 병영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갑자기 궁금해진다”고 지적했다.

    또 이 세대의 여성들이 인터넷 카페를 통해 타인과 소통하며 사회화 과정을 겪었다는 것에 반해 남성들은 게임에 빠져 사는 유년기를 보냈고, 이로 인해 이 세대 여성들이 남성보다 사회적 이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정치 성향도 더 진보적이라고 이 위원은 전했다.

    이 위원은 “젊은 유권자의 모습은 하나가 아니다. 언제까지나 ‘민주당 계열’의 정당을 지켜주는 철벽 지지자들이 아니라는 말”이라며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가기만 하면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지난 대통령선거와 최근 지방선거를 통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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