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3대 요구 모두 합의
원직복직‧고용보장‧임단협 체결
“10년씩 거리서 싸워야 억울한 일 풀리는 비정상적인 세상”
    2014년 12월 31일 08:3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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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농성 176일, 고공농성 49일, 집단 단식농성 9일, 정규직과 비정규직 연대 투쟁을 끝으로 씨앤앰 하청업체 해고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이 끝이 났다.

한파 속에서도 노숙, 고공농성을 이어 가며 ‘원직복직’을 외쳤던 해고 노동자들은 드디어 가정과 일터로 돌아가게 됐다. 씨앤앰 지부를 비롯해 각계 시민사회단체, 정치권은 코오롱 타결에 이어 올해 마지막으로 해결된 뜻 깊은 합의라고 입을 모았다.

희망연대노조와 씨앤앰, 협력업체 대표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고된 협력업체 노동자 109명의 고용문제 등 주요 쟁점에 대해 합의안을 도출했고, 노조는 31일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후 고공농성과 단식 등 노조의 농성을 종료하기로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26일에 시작된 3자협의체가 난항을 거듭하다가, 이날 씨앤앰과 협력업체 대표, 노조는 대화를 통해 “상호 협력해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및 회사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씨앤앰의 답변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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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앰 노동자 집회 자료사진(사진=노동과세계)

원직복직, 고용보장, 임단협 체결까지 노조 3대 요구 모두 합의
고공농성 노동자 2명은 31일 지상으로

이날 합의된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해고노동자 전원 원직복직과 ▲고용보장 ▲임금단체협약 체결 등 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이 수용됐음을 알 수 있다.

먼저, 이번 노사 대화의 쟁점이었던 109명 협력업체 노동자의 고용문제와 관련해 109명 해고자 가운데 이직과 전직 등의 사유로 제외된 26명 외 83명에 대해선 씨앤앰과 신규 법인과의 계약을 통해 신규 법인에서 채용하기로 했다. 씨앤앰은 해고노동자들이 내년 1월 1일부터 복직할 신규 법인의 조기 정착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지원방안 및 규모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협의할 방침이다.

씨앤앰 사태의 결정적 원인이었던 협력업체 계약해지와 폐업 등의 상황에서 조합원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는 합의도 이뤘다. 씨앤앰은 매각 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매각 시까지 협력업체와의 업무위탁계약을 종료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3자협의체 대화를 통해 약속했다.

아울러 씨앤앰은 협력업체와의 계약기간을 준수하고, 불가피하게 협력업체 폐업 및 계약해지 시 신규업체가 조합원을 우선 고용하고 원청은 고용승계촉진 정책을 통해 고용 안정 및 업무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 중 하나였던 임단협 또한 잠정합의했다. 케이블방송 비정규 지부는 노조 설립 이후 첫 임단협 합의를 통해 노조활동 보장과 적정 업무, 고용 안정 등 부칙까지 총 89개 조항에 대해 합의했다.

희망연대노조 씨앤앰 지부와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씨앤앰과 협력업체는 각각 이날 오전 집중교섭을 해 2014년 임단협에 대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특히 씨앤앰지부 산하 텔레웍스(콜센터)지회는 임단협 과정에서 씨앤앰 조합원과 임금격차가 확인돼, 내년도부터 내부의 임금격차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임금협상을 하기로 했다.

아울러 씨앤앰은 협력업체 노동자에 대한 인건비 및 합리적 수준의 운영비를 보장하는 수수료 책정에도 합의했다.

이 외에 노동자들이 일하게 될 신규 법인의 업무 지역과 업무 내용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업무 지역은 83명 노동자의 원직 근무지역 및 주거지 등을 고려해 동두천, 일산, 마포 등 3곳에 거점 사무소를 두기로 했고, 추후 상황을 고려해 추가 영업소 설치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

앞서 기술직 노동자들에게 영업직으로 재고용하는 안을 들고 나온 바 있는 씨앤앰은 이번 합의를 통해 노동자들의 업무에 대해서도 상식적인 안을 도출했다.

희망연대노조는 오는 31일 오전 109명 해고자 복직안 및 고용보장 방안, 각 지부의 2014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이 안이 가결될 경우 총파업에 나선 씨앤앰 350여명의 조합원들과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 500여명 조합원들은 오후 3시 30분부터 MBK농성에 집결해 승리보고대회를 진행한다. 옥외 전광판에서 고공농성 중인 2명의 노동자 또한 이날 지상으로 내려올 예정이다.

끝나지 않은 투쟁…쌍용차, SK브로드밴드, LGU+ 문제도 시급
“10년씩 거리에서 싸워야만 억울한 일이 풀리는 비정상적인 세상”

코오롱에 이어 씨앤앰 문제가 해결돼 기쁜 마음과 동시에 여전히 SK브로드밴드, LGU+ 고객센터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길거리에서 노숙농성 중이다.

또 대법원에서까지 거절당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6년 째 복직 투쟁 중이며, 2명의 노동자는 18일 째 공장 굴뚝 위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기륭전자 해고 노동자들은 오체투지 행진으로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있다는 의미다.

30일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에서 쌍용차 가족을 지원하는 심리치유센터 와락 대표이자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아내인 권지연 씨는 “코오롱이나 씨앤앰과 같이 긴 아픔을 이어왔던 문제가 그나마 잘 해결돼 기쁘고 다행이다”라면서도 “그러나 한편으론 10년씩 거리에서 싸워야만, 위험한 광고탑에서 올라가서 버텨야지만, 그 아래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단식을 해야지만 우리의 억울한 일이 풀리는 세상은, 저는 이 세상이 정상적인 세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권 대표는 “좋은 일자리가 많아야 우리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경쟁하고, 남을 이기려고 하면서 살지 않을 수 있다. 좋은 일자리가 많아야 청년들이 취업 준비로 빛나는 청춘을 갉아먹지 않을 수 있다. 좋은 일자리가 많아야 잘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며 “지금 굴뚝에 올라가 있는 쌍차의 두 노동자들은 그런 좋은 일자리가 흔적도 없이 없어지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시민 여러분 도와 달라. 해고자와 그 가족들이 함께 소박하게 저녁을 먹고 텔레비전을 보는 그런 날을 맞을 수 있는 올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새정치연합 을지로 위원회 우원식 위원장은 “쫓겨난 사람들이 그렇게 외치고 오체투지를 하고 도대체 누구를 위한 사회인가. 기업 편만 드는 사회, 정당과 정부가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모는 사회, 이런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다”면서 “6개월을 거리에서 싸워서 만들어낸 소중한 결과다. 하지만 암담한 것은 이런 싸움이 앞으로도 계속 벌어질 것 같은, 이미 벌어져서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우 위원장은 “이제 시작이다. 합의들이 잘 이행되는지 합의를 지켜낼 수 있는지 눈을 크게 뜨고 살펴 보겠다”며 “쌍차 굴뚝에 올라간 분들 등 여러 사업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더 이상 눈물 흘리지 않도록 국회가 더 열심히 싸우고 지켜보고 앞장서서 해야 겠다는 각오 밝힌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사회 정의를 위해서 시민사회단체를 만들고 싸우면서 사회정의에 가장 중요한 지점이 노동현장이라는 것을 배운다”며 “시민사회단체들 투쟁 현장 많이 참여 못하는 거 사실인데, 사회정의를 위한 과제와 바람이 투쟁 현장에서 싹트고 있음을 느끼고, 이것을 함께 공유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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