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조기총선으로
    급진좌파 시리자 지지율 선두
        2014년 12월 30일 11:0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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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유럽 차원의 긴축정책 논쟁을 재격화시키고 유로존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칠 그리스의 조기총선이 결정됐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가 내년 2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조기에 실시하면서 던진 승부수가 29일(현지시간) 최종적으로 실패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그리스의 대통령은 의회에서 선출되는데, 1차와 2차 투표에서는 의원 정수의 2/3(200석) 찬성을 필요로 하고 마지막 3차 투표에서는 60%(180석)의 찬성을 요구한다. 선출에 실패할 경우 총선을 다시 치르고 선출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런데 29일 치러진 세 번째 투표에서 168표의 찬성으로 대통령 선출에 필요한 180명의 찬성을 얻지 못하고 그리스 정부는 국회를 해산하고 30일 안에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됐다. 23일 치러진 2차 투표의 168표에서 추가 찬성표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조기 총선이 치러지게 됨에 따라 유럽연합과 유로존은 그리스의 급진좌파정당인 시리자가 총선에서 권력을 잡을 경우에 대한 두려움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시리자의 경우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조건으로 가해지고 있는 가혹한 긴축정책에 대한 반발과 재협상을 공언하고 있으며 복지를 확대하고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축정책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투표 결과에 따라 그리스 주식시장은 급락하고 그리스 3년 만기 국채 이자율도 그리스의 부채 조기상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 선출이 실패함에 따라 조기 총선은 1월 25일로 예상되며 현재는 긴축정책에 강하게 반대하는 시리자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총선은 유럽 전체에 확산되어 있는 긴축정책에 대한 비판과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2,400억 유로의 그리스 구제금융에 동반되는 가혹한 긴축정책을 강요하는 문제점을 환기시킬 것으로 보인다.

    치프라스

    2012년 총선 당시의 치프라스

    좌파정당인 시리자는 그리스 구제금융의 채권자인 EU, ECB(유럽중앙은행), IMF 등 소위 ‘트로이카’와의 재협상을 가장 우선적인 과제라고 이미 공언한 바 있다. 이런 공약으로 시리자는 올해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집권당인 신민주당을 누르고 승리한 바 있다.

    시리자는 3200억 유로에 달하는 국가부채의 탕감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확산시키고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유로존 전체에 커다란 타격과 위기를 가속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6년 전 그리스의 경제 붕괴는 세계 시장에 공포를 가져왔고, 보수적인 사마라스 총리의 신민주당과 사회당의 양당 연정이 2012년 집권한 이후 2년 만에 새로운 정치적 격변 국면이 발생한 것이다.

    사마라스 총리는 월요일 오후 투표가 부결된 이후 내각을 소집하여 집권세력의 전략을 논의했다. 사마라스는 “우리는 그리스의 다수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조기총선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132석의 소수 의원들이 이를 가로 막았고 조기 총선이 불가피해졌다”고 비판했다.

    반면 대통령 선출 투표의 부결 이후 시리자의 지도자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그리스는 역사적인 날을 맞았다”며 “조기 총선 이후 그리스를 약탈했던 사라마스 정부와 그의 긴축정책은 과거에 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기준의 여론조사에서는 시리자의 지지율은 28.3%로 중도우파 집권정당 신민당의 25%를 앞서고 있다.

    시리자((Syriza 급진좌파연합)은 그리스의 수십 개의 좌파 정치세력들이 연합하여 결성한 좌파 연합정당으로 그리스 경제위기와 가혹한 긴축정책, 높은 실업율 등에 대한 그리스 시민들의 불만과 비판을 기반으로 급성장해왔다.

    시리자의 지도자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39세로 2006년 아테네 시장에 출마하여 3위를 차지하면서 그리스 좌파의 새로운 지도자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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