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있는 이곳은 어디죠?”
[책소개] 『애시』(말린다 로/ 이매진)
    2014년 12월 27일 03: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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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가장 슬픈 순간에 나만의 사랑을 찾아

사랑이라는 게 두려울 때가 있다. 어두침침하고 위험한 요정의 마법에 저당 잡힌 운명의 끈을 끊어버리고 괴로운 현실을 이겨내 나만의 사랑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우리가 있는 이곳은 어딘지 묻고, 담담하지만 당차게 자기 앞에 놓인 운명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가면무도회와 황금 마차와 마법과 요정이 등장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상상 속 판타지가 아니라 여자들의 사랑이라는 현실의 로맨스가 된다.

서정적으로 다시 쓴 신데렐라 이야기라는 찬사를 받은 소설 《애시》는 영 어덜트 소설 시리즈 ‘무지개 반사’의 두 번째 책이다. 이 소설을 쓴 말린다 로(Malinda Lo)는 중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에 왔다.

콜로라도, 보스턴, 뉴욕, 런던, 베이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여러 곳에서 성장하며 소수자의 삶을 받아들였다.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여성들에게 연예 뉴스를 제공하는 사이트인 ‘애프터엘렌(AfterEllen.com)’의 편집장을 지냈고, 2006년 국제동성애자협회가 LGBT 저널리즘 분야에서 주는 세라 페팃(Sarah Pettit) 기념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애시

우울하면서도 즐거운 어느 소녀의 사랑

어릴 적 요정 이야기를 즐겨 들려주던 다정한 어머니 엘리너가 일찍 세상을 뜬 뒤 열세 살 애시는 슬픔을 이기지 못해 괴로워한다. 게다가 아버지가 데려온 새엄마와 의붓자매들 애나와 클라라의 등쌀에 삶은 그저 지긋지긋할 뿐이다.

아버지마저 많은 빚을 떠넘기고 세상을 떠나고, 애시는 잔인한 새엄마의 손아귀에 남겨진다. 험한 세상에 홀로 남겨져 슬픔에 빠진 애시의 하나뿐인 즐거움은 불이 꺼져가는 난롯가에 앉아 어머니가 들려주던 요정 이야기책을 읽고 또 읽는 일이다.

애시는 이야기 속에 나오는 것처럼 언젠가 요정들이 나타나 자기를 잡아가기만을 꿈꾼다. 그러던 중 어둡고 위험한 요정 시딘을 만나 사랑의 저주에 빠진 뒤 마침내 소원이 이루어지리라고 믿는다.

왕립 사냥대의 여대장인 케이사를 만난 날부터 애시가 품고 있던 이런 확신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이제 애시는 요정들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대신 케이사하고 함께 사냥하는 법을 배운다.

두 사람의 우정은 새로 피어난 꽃송이만큼이나 연약했지만, 애시에게 참된 사랑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살아야겠다는 욕망을 일깨운다. 그러나 마법을 부리는 능력을 지닌 요정 시딘은 이미 애시는 자기 것이라고 고집한다. 애시는 요정 이야기라는 백일몽과 진짜 사랑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애시 앞에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사랑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아름다운 이야기

《애시》는 새로 쓰는 신데렐라 이야기다. 학대받는 고아 소녀가 마법 같은 행운을 거머쥐고 신분을 상승해 행복하게 잘 산다는 동화 속에서 주인공을 괴롭힌 사람들은 벌을 받고 따뜻하게 대해준 사람들은 복을 받는다.

인과응보라는 정해진 결론으로 나아가려면 마법 같은 요정의 도움을 받고 능력 있는 남자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남자의 선택을 애타게 갈망하거나 판타지의 세계에 갇혀 있는 연약하고 아름다운 미래의 공주님 대신, 《애시》에는 부당한 현실에 순응하지 않겠다는 굳센 의지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갖춘 당찬 소녀가 나타나 자기 운명을 개척하고 있다.

재미있고 활기차며 낭만적인 소설 《애시》는 삶과 사랑을 이어주고 고독과 죽음을 연결하는 고리에 관한 이야기다. 두려움에서 벗어나 그 연결 고리를 찾으면, 가장 깊은 슬픔에 빠진 순간에도 삶은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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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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