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며느리밥풀이 살아가는 법
    [푸른솔의 식물생태 이야기]그들의 생존 전략
        2014년 12월 23일 01: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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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8/23/ 강원 함백산, 전초의 모습

    조2

    2014/8/23/ 강원 함백산, 꽃이 핀 모습(원안 : 적자색으로 물든 포엽)

    조3

    2014/8/23/ 강원 함백산, 열매를 맺은 모습(원안 : 열매)

    새며느리밥풀<Melampyrum setaceum var. nakaianum (Tuyama) T.Yamaz.>은 현삼과 꽃며느리밥풀속의 반기생성 한해살이 풀이다. 오대산 이북의 깊은 산지에서 주로 자라는 한국 특산식물이다. 개화기에 꽃 부근에 달리는 포엽이 적자색이 도는 것에서 다른 며느리밥풀 종류와 구별된다.

    며느리밥풀 종류는 꽃잎 안쪽 아래 볼록 튀어나온 부분이 하얗게 되기도 하는데 그 모양이 마치 밥알같이 생겼다고 하여 며느리밥풀이라 한다. 시어머니에게 구박을 받아 밥알을 입에 물고 죽은 며느리의 한이 깃든 이야기가 전해 온다.

    새며느리밥풀의 ‘새’는 새(鳥)의 뜻으로 기본종에 비해 못하거나 다르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새며느리밥풀은 다른 며느리밥풀 종류와 마찬가지로 광합성을 통해 일부 영양분을 스스로 생산하지만, 부족한 영양분은 다른 식물로부터 흡수한다. 그래서 반(半)기생성 식물이다. 다른 식물이 만든 영양분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경우 영양부족에 시달린다.

    새며느리밥풀은 곤충을 통해 수정을 하는 충매화(蟲媒花)의 일종인데, 사는 곳이 높은 산지의 숲속이기 때문에 벌레를 불러들이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보니, 개화기에는 꽃뿐만 아니라 잎이 변화한 포엽도 함께 붉게 변한다. 수정을 해 줄 곤충을 꽃으로 유인하기 위하여 최대한 화려한 치장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정이 이루지고 나면 더 이상 곤충을 불러들일 이유가 없고, 영양이 부족하여 포엽을 화려한 색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소모할 에너지도 없다. 그래서 개화기에 붉게 물들었던 포엽은 결실기에는 원래대로 초록색으로 돌아간다.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생존을 극대화하기 위한 필살의 전략이다. 새며느리밥풀은 저렇게 진화하여 매 계절마다 이러해야 하거나 저러해야 한다는 판단도 없이, 저렇게 물들어 피고 원래로 돌아간다.

    저 생존전략을 DNA에 본능으로 심어 놓기까지 얼마나 힘든 노력이 있었겠는가? 자연은 언제나 새롭고 놀라운 일의 연속이다.

    <참고자료>

    –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 새며느리밥풀

    – 들꽃도감(새며느리밥풀) : http://cafe.naver.com/wildfiower/book84203/4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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