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더 많은 노동 유연화"
    노동 "자본가 위한 종합선물세트"
    ‘2015년도 경제정책방향'에서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밝혀
        2014년 12월 22일 06: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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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노동시장 유연화 추진 등의 내용이 포함된 ‘2015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노동시장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정부가 22일 발표한 ‘2015년도 경제정책방향’ 중 노동시장 개혁과 관련 △임금, 근로시간, 근로계약 등 인력 운용의 유연성을 높이고, 파견·기간제 근로자 사용과 관련한 규제 합리화 △공기업 중심으로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성과·업무 기반형 체계로 개편 검토 △현재 32개로 제한된 파견 허용 업종을 확대하고, 현행 2년인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을 3년으로 연장 방안 검토 △상시·지속 업무 중심으로 정규직 전환 촉진과 고용 형태별 특성에 따른 근로조건 개선 및 차별 완화 추진 △ 고용보험, 사회보험, 최저임금, 직업훈련 지원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관련 노동시장 현안 입법 추진 등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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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주재 제6차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정 발표하며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을 막을 뿐만 아니라 경제의 탄력을 떨어뜨리고 사회통합을 저해한다”며 “노동시장의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로 이 벽을 넘지 못한다면 지속가능한 성장도 어렵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노동시장 개혁을 꾸준히 추진했던 독일과 네덜란드, 덴마크는 그렇지 못한 나라들에 비해 성장과 분배 모든 측면에서 성장하고 있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한다”고 덧붙였다.

    또 “노동시장 개혁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이기 때문에 서로의 기득권을 조금씩 내려놓아야만 고통 분담에 기초한 사회적 대타협이 가능하다”면서 “노사정이 대화를 진행 중인데 대승적 차원에서 꼭 대타협을 해주기를 간절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 발표문에서 노동시장 개혁과 관련해 “기업은 유연한 인력 운용을 하기 어려워 국내투자와 고용을 꺼리거나 비정규직을 늘려나가고, 따라서 청년들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에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제고하고, 사회안전망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종합대책을 조속히 제시하고, 노사정위원회 등을 통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동계 “노동자 서민에 대한 선제공격” 비판

    정부의 내년도 경제정책방향 중 특히 노동시장개혁 문제는 정치권 안팎으로 크게 비판받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정치권에선 “박근혜 정부가 어려운 경제를 회복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드러냈다”며 “폐기돼야 한다”고 질타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이날 정책 논평을 내고 “정부는 민간소비가 안정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민간소비를 증가시킬 가계소득 증대에 대한 어떠한 정책수단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면서도 핵심분야 구조개혁에 노동부문을 끼워 넣은 것은 그 저의를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 방법으로 노동 유연성과 파견‧기간제 사용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에 대해 “실체적 내용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노사정위원회 논의에 한국노총 등 노동계가 격렬하게 반대하는 것만 봐도 그 방향성이 정규직 노동에 대한 공세임을 짐작케 한다”며 “이른바 ‘유연안정성’ 논리는 정규직 노동의 근로조건을 하향평준화시켜 비정규직 노동의 차별개선 요구를 방패삼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도 논평에서 “경제의 저성장·구조불황이라는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서민에게 전가하려는 선제공격 대책”이라며 “구조개혁의 목적은 자본소득, 즉 기업의 이윤성장을 위한 구조적 기반을 강화하는 것일 뿐 진정한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경제의 저성장과 장기침체를 가져 온 기업편향적 소득구조와 소득불평등 악화에 대한 반성이나 새로운 정책기조로의 전환은 전혀 없다”고 혹평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시장 ‘유연성’과 ‘안정성’을 균형 있게 추진하는 것 같은 표현을 하고 있지만, 실제 대책의 무게는 ‘임금·근로시간·근로계약 유연성 제고와 파견·기간제 사용규제 합리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는 경제정책 발표에 앞서 논란이 된 해고요건 완화, 하향평준화 임금체계 도입,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 비정규직 파견 확대와 기간 연장 등 노골적인 반노동정책을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업 편향적 소득구조 극복을 위한 전면적인 정책기조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축소와 정규직 전환 △단체교섭권 보장과 단체협약 효력 확장 △공평한 조세정책과 사회복지 확대 등 노동중심적 정책이 적극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총도 이날 성명에서 “한마디로 ‘일자리 확대를 빌미로 한 저질 일자리 양산’ 정책이며 자본가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라고 질타하며 “정부는 이번 발표에 앞서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대해서는 노사정위 논의를 거쳐 종합대책을 세우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노사정위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성급히 ‘임금·근로시간·근로계약 등 인력운용의 유연성을 제고하고 파견·기간제 근로자 사용에 대한 규제를 합리화 한다’는 내용을 버젓이 수록했다. 이는 명백한 약속 위반”이라며 강하게 유감을 표했다.

    한국노총은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미명 아래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고 비정규직을 더욱 양산하려는 것과는 달리, 왜곡된 소득재분배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인세 인하 철회와 부자증세 등 세제개혁이 빠진 것은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재벌 기업을 위한 것임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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