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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년만에 국교 정상화 선언
        2014년 12월 18일 10: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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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대관계와 봉쇄로 이어졌던 미국과 쿠바가 53년 만에 관계를 복원하고 국교 정상화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은 1959년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친미 독재정권이었던 바티스타 정부를 전복하고 집권한 이후 1961년 국교를 단절하고 봉쇄정책으로 일관해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특별 성명을 통해 “미국은 대 쿠바 관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한 역사적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쿠바를 붕괴로 몰아가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도, 쿠바 국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어떤 나라를 실패한 국가로 몰아붙이는 정책보다 개혁을 지지하고 독려하는 것이 더 낫다는 교훈을 어렵게 얻었다”고 밝혔다.

    쿠바의 고립을 목표로 한 과거의 정책은 대부분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또한 동시에 쿠바의 민주화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것도 밝힌 것이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쿠바는 “90마일(약 145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강조하며 대사관을 복원하고 미 고위 관계자의 쿠바 방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국교 정상화 선언 직후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이날 특별 성명을 통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로 양국 관계 정상화를 논의했다”고 밝히며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는 체제의 자주성과 국가 주권에 대한 편견이 없는 기반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이러한 토대에서 서로 존중하는 대화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카스트로

    2013년 넬슨 만델라 남아공 전 대통령 장례식에서 악수하고 있는 오바마와 라울 카스트로

    이날 쿠바는 5년간 수감되었던 미국 개발원조청의 계약직원 앨런 그로스를 석방했고 미국을 위한 간첩혐의로 20여 년간 갇혀 있던 쿠바인 한 명도 석방했다. 미국 정보기관 책임자는 이에 대해 “냉전시대의 한 장을 끝내는 적절한 조치”라고 말했다.

    미국은 상업 활동, 여행, 인터넷의 제한 조치를 풀고 주 아바나 미국 대사관을 복원하기로 했다. 쿠바는 53명의 정치범을 석방할 예정이며 인터넷 개방을 확대하고 UN 등의 국제기구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일정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은 대응조치로 2001년 간첩혐의로 유죄를 받은 소위 ‘5명의 쿠바인’(Cuban Five) 중 남아 있는 3명, 라몬 라바니뇨와 헤라도 에르난데스, 안토니오 게레로를 석방할 예정이다.

    미국과 쿠바의 대화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 로마 교황청은 17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양국의 대화를 중개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교황은 쿠바에 대해 최근의 유연한 경제정책과 수년간 대화에 적극적이었던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앨런 그로스는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며 평범한 쿠바인들은 자신의 수감과 건강상태에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쿠바가 상호 적대적인 정책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터 미국 상하원의 다수파가 될 공화당은 이런 양국관계의 정상화 추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어서 실제로 양국 관계의 정상화로 이어지는 데에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잔인한 독재자에게 어리석은 양보를 해준 또 하나의 사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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