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간 84번 계약갱신
롯데호텔, 하루아침에 해고 통보
중노위, 부당해고 인정...이남신 "계약갱신기대권 인정 판결"
    2014년 12월 16일 03: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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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에서 근무하던 노동자가 3개월 간 무려 84회나 일용직 근로계약을 반복 갱신하다가 근무하던 당일에 유선 해고 통보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를 부당해고로 보고 롯데호텔에 해고노동자에 대해 원직복직시킬 것을 주문했으나, 롯데호텔 측은 중노위 주문을 이행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청년유니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참여연대는 16일 오전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호텔의 부당해고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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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 앞 원직복직 촉구 기자회견(사진=유하라)

이들에 따르면, 청년유니온 김영 조합원(남, 23세)은 롯데호텔 뷔페식당 음식코너에서 2013년 12월 10일부터 일일협력직원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김 조합원은 매일 출근할 때마다 일일근로계약서 2부를 작성‧보관하고, 모아둔 1주일 치 근로계약서 1부를 담당자에게 한꺼번에 제출할 것을 요구받았다. 초단시간 근로계약을 체결했지만, 주당 약 47시간 가량 근무했다. 근로계약서 형식만 초단시간이었고, 사실상 정규직에 가까운 근무를 해온 것이다.

김 조합원은 근로계약서 9번 항목의 기타사항에 ‘기타 본 계약이 명시하지 아니한 내용은 사용자가 별도로 정한 규정 및 근로기준법 등을 적용한다’는 내용의 취업규칙을 확인하기 위해 롯데호텔에 올 3월 26일 취업규칙 열람을 요구했다.

그러나 롯데호텔 측은 ‘아르바이트에게 그런 거 보여줄 의무가 없다’며 거부했고, 김 조합원은 취업규칙 열람 요구 3일 만인 같은 달 29일에 롯데호텔을 소개해준 인력공급업체로부터 해고 통보를 전달받았다. 롯데호텔이 하루아침에 김 조합원을 해고한 이유는 ‘내일부터 당장 남자 아르바이트가 필요 없게 됐다’는 것이었다.

학업을 위해 홀로 서울에 올라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던 김 조합원은 ‘장기간’ 일할 주방보조를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롯데호텔에 처음 지원했다. 일용직 근로계약서를 쓰기는 했지만 임금도 일주일마다 지급받았고, 근무 스케줄도 일주일 단위로 나왔기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하루아침에 부당하게 해고를 당할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김 조합원은 처음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 기각판정을 받았다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해 지난 11월 11일 부당해고임을 인정받았다.

중노위는 재심 판정서에서 “해당 근로자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사건 근로자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며 지노위의 초심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노위의 판정서가 송달되기 직전인 지난 11일에 롯데호텔의 인사부서 책임자가 해고 당사자인 김 조합원을 수차례 찾아와 합의를 종용하는 과정에서 ‘중노위 판정이 나오면 이행강제금을 물더라도 원직복직시킬 의사가 없으며, 행정소송을 제기해서 끝까지 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한국비정규센터 이남신 소장은 “일용 계약직 노동자의 노동인권 신장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중노위 판정을 환영한다”며 “3, 4회 이상 반복 갱신하면 정규직으로 바뀌는데, 100번에 가깝게 했다면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 우리 법리로는 잘 안 받아들여졌으나, 정규직 근로에 해당하는 청년노동자를 일용근로자로 채용한 사례의 중노위 판정에서 계약갱신기대권이 인정됐다. 한시 계약 맺은 노동자라도 계속 근로의사가 있고, 상시업무 지속돼야 할 객관적 이유가 있으면 계약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다. 중노위의 판단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김영 조합원의 부당해고 판정으로 일용 계약직 노동자들의 부당한 노동인권 침해도 개선되길 바란다. 롯데호텔은 좋은 일자리 만들어야 할 사회적 기업”이라며 “중노위의 판정을 행정소송으로 가져가지 말고 김영 조합원에 대해 정당하게 복직을 받아들이고 사회적으로 사과하고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고 당사자인 김 조합원은 ‘롯데호텔 소용덕 사장님께 드리는 편지’에서 “일용직 근로계약을 이용해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우리나라 최고 5성급 호텔이 ‘일회용품’ 쓰듯이 마음대로 근로자를 쓰고 해고할 수 있게 됐을 때, 그 호텔에서 일하던 지방에서 올라와 하루 밥 두 끼가 제공되는 곳에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해하던 저는 당장 내일의 삶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금 이 순간에도 우리나라 최고 대기업이 근로자들에게 매일매일 형식적인 일용직 근로계약서를 쓰도록 해, 자신의 이윤을 위해 그들을 언제든 부담 없이 해고할 수 있도록 법을 교묘히 악용하고 있는 상황에 저는 큰 무력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김 조합원은 “저는 단지 호텔로 다시 돌아가 예전처럼 동료들과 웃으면서 하루빨리 다시 일하고 싶다. 롯데호텔이 이렇게 원직복직을 미루고 있는 것이 제게는 큰 상처이자, 경제적인 어려움이 된다”면서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용직 근로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함께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들은 롯데호텔로 찾아가 중노위 판정 결과와 함께 공개요구서를 롯데호텔 인사 담당자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롯데호텔 안전실 직원들이 이를 제지해 끝내 전달하지 못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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