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공대위 출범,
    "추락한 방송 공정성 되찾아 올 것"
    MBC 사측 "일부 언론‧시민단체의 정치 놀음 그만두라" 비난
        2014년 12월 09일 04: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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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진과 권력의 개입으로 인한 공정성 훼손, 보복 인사 등으로 추락한 공영방송 MBC를 바로 세우기 위한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MBC공대위)’가 9일 출범했다. 시청자와 함께 MBC의 공영성과 공정성을 되찾아오겠다는 취지다.

    이날 오전 11시 프레스센터에서 언론계는 물론 학계, 문화예술계, 노동계 등이 참석한 가운데 MBC공대위 출범식이 열렸다. 이들은 출범선언문을 내고 “MBC에서 언론의 자유는 말살됐고, 방송의 공정성은 실종됐다. 각종 평가에서 MBC의 자리는 만년 꼴찌가 된 지 오래다. 신뢰도 꼴찌, 공익성 꼴찌, 공정성 꼴찌다. 시청자 만족도 역시 MBC가 꼴찌”라며 “‘만나면 좋은 친구’였던 MBC가 이젠 눈도 마주치기 싫은 흉물이 됐다”고 혹평했다.

    MBC공대위는 MBC 추락의 원인에 대해 “언론장악에서 비롯됐다”며 “권력을 잡은 정권은 MBC를 장악하기 위해 낙하산 사장을 임명했고, 정권과 결탁한 부역자들은 MBC를 무참히 짓밟았다. MBC경영진이 지난 수년간 저지른 패악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낙하산 사장 임명에 맞서 싸운 정의로운 기자와 PD들은 MBC에서 쫓겨나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공정방송 투쟁에 참여했던 노조원들은 온갖 고난을 당해야했다. 마이크와 카메라를 빼앗긴 채 대기발령과 교육을 받아야만 했고, 징계가 끝난 후에는 비제작부서로 내몰렸다”며 “불과 몇 년 사이에 공익성을 담보하던 프로그램들은 모두 폐지되거나 망가졌고, 교양도 없는 MBC가 됐다”고 지적했다.

    MBC공대위는 “민주화 이래 MBC가 쌓아온 비판언론의 전통은 낙하산 체제와 함께 산산이 무너졌다. MBC는 땡전뉴스나 다름없는 기레기 방송으로 몰락했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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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대위 출범 기자회견 모습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김종철 위원장은 현재 MBC에 대해 “청와대, 새누리당 기관지로 전락했다”며 “국민이 주인인 전파가 권력에 예속된 것이다. 이제는 다시 국민의 품으로 찾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박태순 공동대표 또한 “MBC에 저널리즘과 양심·도덕성이 없다. 국민들은 더 이상 MBC가 대통령을 위한 경비견이길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박석운 공동대표는 “MBC가 처참하게 망가져 있고 경영진의 폐악은 하늘을 찌른다”면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데가 없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물론 제1야당도 의지와 능력이 없다. 그래서 공대위는 국민들 속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MBC공대위는 진영 논리에 빠진 MBC를 되찾아 오기 위해 1년 이상 긴 호흡을 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들은 “권력은 공영방송을 내다 버리려 하지만, 우리는 MBC를 버릴 수가 없다. 그것은 우리가, 바로 국민이 MBC의 진정한 주인이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MBC의 진짜 주인인 우리가 행동에 나설 것이다. 우리는 MBC에 대해 다시 떠들고, MBC의 문제를 알려나갈 것이다. MBC를 찾아가 화도 내고 고함도 지를 것이다. ‘국민 속으로’ 뛰어 들어가 작은 실천부터 함께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MBC공대위는 △정기캠페인 ‘전국 MBC에서 화내는 날’(동시다발 1인 시위), △해직언론인들과 함께하는 연대의 밤, △‘MBC를 국민의 품으로!’ 대토론회, △MBC보도 감시 모니터링(‘뉴스데스크’ 광고주 공개), △MBC to the people 홈페이지 구축 등을 진행한다.

    한편 MBC는 이날 공식블로그에 “노영방송이 그리운 진보단체”라며 “일부 편향된 언론·시민단체의 정치놀음 당장 그만두라”는 글을 게재했다.

    MBC는 “이들(MBC공대위)이 원하는 것은 MBC를 ‘국민의 품’이 아닌 ‘정파의 품’으로 끌고 가는 것”이라며 “만일 그것이 아니라면, 국민의 품에서 국민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많은 MBC 임직원을 이처럼 매도할 수는 없습니다. 이들은 지금 국민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고 있는 많은 MBC 임직원들의 노고를 한순간에 폄훼하고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MBC는 또 “경제위기와 미디어 시장의 급변이라는 매우 힘겨운 여건 속에서도 생산성 향상을 위해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MBC 임직원의 노력을 지지하고 격려하지는 못 할망정 언론노조와 일부 언론·시민단체의 입장만을 반영한 이들의 행동에는 결코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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