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앤앰, 외주업체 채용 제안
    노조 "교섭 의지 없어 보인다"
    새정치 "먹퇴 논란 등에 대해 진상 밝히도록 하겠다"
        2014년 12월 03일 03: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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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방송 씨앤앰이 해고노동자 109명에 대해 원직복직이 아닌 영업설치 외주업체를 통한 정규직 채용을 제안했다. AS 및 설치, 철거 업무를 해왔던 기술직 기사 노동자들에게 영업 업무를 제안한 것도 모자라 새로운 외주업체를 신설해 또 다른 하청노동자를 양산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1월 28일 씨앤앰 장영보 대표이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 씨앤앰 원청, 협력사 3자 협의체를 구성해 해고노동자 109명과 고공 농성자 2명의 문제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희망연대노동조합 씨앤앰지부,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는 11월 28일부터 12월 4일까지 집중교섭을 제안, 지난 2일까지 3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으나 씨앤앰 측은 노조의 4가지 요구안(△109명 전원 원직복직 △구조조정 중단 및 고용보장 △2014 임단협 체결 △위로금 지급)에 대해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씨엔엠

    사진=미디어스

    씨앤앰 해고노동자들은 전원 원직복직을 요구했지만, 씨앤앰은 해고된 109명의 AS 및 설치, 철거 업무를 해왔던 기술직 기사 노동자를 영업설치 외주업체를 신설해 해당 업체의 하청 노동자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10년 넘게 기술적인 업무를 해온 기사 노동자에게 직접 아웃바운드 텔레마케팅, 방문판매 등으로 영업을 하라는 것이다.

    씨앤앰은 기본급 120만원에 건당 수수료 지급을 내놓으며 이 같은 제안을 했다. 20건만 넘기면 영업수수료 100%, 설치수수료 90%를 준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일반 외주업체보다 수입 면에서 더 나아보일 수는 있지만 가입자 포화상태에서 디지털 신규 가입만을 영업 건수로 인정해주는 것을 감안하면 기술직 노동자들에게 월 20건은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기본급 120만원만 받아가라는 뜻이다. 더불어 해고 전에 보장됐던 식대는 물론 각종 수당과 통상급, 상여금, 연장근로수당도 없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원청은 하청과 1년 단위로 계약을 맺기 때문에 새로운 외주업체에 고용된다 하더라도 원청이 1년 후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기 때문에 고용 불안에 시달려야 한다. 이는 씨앤앰 사태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당장의 논란만 피해보자는 ‘면피용’ 해결책인 셈이다.

    이에 노조는 “씨앤앰이 기자회견부터 3차 교섭까지 기만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교섭을 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비판하고 있다.

    씨앤앰은 1차 교섭에서 ‘노조의 입장을 잘 모르니 더 들어 보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조는 수개월째 MBK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며 끝없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알려온 바 있다. 또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한 협력사에 대해서도 ‘협력사의 어려움을 모르니 더 들어야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3차 교섭에서도 씨앤앰은 노조가 내놓은 요구안에 대한 답변이나 자체적인 협상안을 제시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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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공농성장을 방문한 새정치연합 지도부와 의원들(사진=유하라)

    이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을지로위원회 우원식 위원장, 정세균 의원, 박홍근 의원, 김광진 의원 등이 고공농성과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해고 노동자들을 찾아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문 위원장은 “정치의 본령은 어려운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도울 테니 용기를 내달라”고 격려했다.

    우 위원장 또한 “먹튀 과정 등에 대해 진상 밝혀야 하고 환노위, 미방위, 정무위가 모여서 필요한 자료 요구해 문제 파헤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씨앤앰의 대주주인 MBK 김병주 회장은 가족을 동반해 오는 4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이에 노조는 3일 저녁부터 김 회장의 자택 앞에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농성을 벌일 방침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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