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참 모습은?
[책소개] 『공부의 신 마르크스, 돈을 연구하다』(강신준/ 나무를 심는 사람들)
    2014년 11월 29일 01: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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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저작 『자본』은 어떤 책일까? 그것을 쓴 마르크스는 어떻게 공부했을까? 그가 한 공부는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우리나라에 최초로 『자본』을 소개한 마르크스 전문가 강신준 교수가 십대를 위한 마르크스 이야기를 썼다. 마르크스가 경제와 관련된 진리를 찾아 세기의 역작 『자본』에 집대성하기까지의 과정을 중심으로 그의 삶을 입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자본』이 뭐길래

새 천 년을 앞둔 1999년, 영국의 공영 방송 BBC는 지난 천 년 동안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친 사람이 누구인지를 조사했는데, 마르크스가 1등을 차지했다.

2013년 6월 광주에서 열린 유네스코 회의에서는 마르크스의 원고 가운데 두 개가 ‘세계 기록 유산’으로 선정되었다. 『공산당 선언』과 『자본』이 보존해야 할 가치가 높은 기록 문화유산으로 뽑힌 것이다. 서울대 선정 인문 고전 50선에도 마르크스의 『자본』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도대체 마르크스와 자본은 무엇이기에 이토록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것일까? 또한 우리는 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은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기획되었다. 다른 인물이야기와 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공부의 신 마르크스

30여 년 동안 자본주의를 연구한 경제학자 마르크스

마르크스는 생애 대부분을 자본주의 연구에 바친 경제학자이다. 조국 프로이센에서 쫓겨나 1849년 런던에 망명하여 1883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30여 년 동안 경제학을 공부하였다. 여섯 자녀를 둔 가장이었지만 돈벌이에 나서지 못하고 엥겔스의 지원에만 의지해 16년 동안 대영 박물관 부속 도서관에 출근해 경제학 서적을 보며 자본주의를 연구했다.

1867년『자본』제1권을 내고 나서도 끊임없이 공부를 하고, 원고를 쓰고 또 썼다. 『자본』제2권과 제3권에서 다룰 수식들 때문에 대수학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지대 부분에 대한 사례가 러시아에 많다고 해서 57살이 되던 해에 러시아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약 살 돈이 없어 세 명의 어린 자식들을 잃었고 그 또한 온갖 병마와 싸워야만 했다. 셋째 딸이 죽었을 때는 관을 살 돈이 없어 장례도 치르지 못할 뻔해 ‘이렇게까지 돈이 없으면서 돈에 대한 글을 썼던 사람은 결코 없었을 걸세.’ 한탄하기까지 했다.

‘일을 해서 먹고 살겠다’는 노동자들의 소박한 의지가 꺾이는 것을 보고 자본주의를 연구하겠다고 결심한 후, 돈도 명예도 지위도 자격증도 주어지지 않는 공부에 평생을 매진해 결국 『자본』을 완성했다.

마르크스, 이제는 참 모습을 보자!

1991년 사회주의 소련의 패배와 함께 마르크스는 박물관의 진열장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믿었고, 공산주의를 말했던 마르크스는 버림받았다.

그렇게 마르크스는 잊히는가 싶더니, 2008년 미국에서 공황이 발생하자, 여기저기서 마르크스를 불러내기 시작했다. 『자본』에는 공황의 발생 원인과 현상 그리고 해법까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소련의 공산 독재 사회에 이용당한 마르크스는 가짜 마르크스이고, 공황의 해법을 제시한 마르크스가 진짜 마르크스라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자본주의가 성숙하는 것은 사회 전체의 부가 늘어가는 것인데, 그것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노동시간이며, 그 노동시간은 ‘타인’의 노동시간이다.

그런데 ‘타인’의 노동시간을 많이 갖기 위해서는 그것을 빼앗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자연히 뺏는 사람과 빼앗기는 사람의 긴장과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가 성숙하기 위해서 타인의 의지를 억눌러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가 강조하는 ‘비교’와 ‘경쟁’ 대신 ‘연대’와 ‘협력’을 통해 자신의 것을 타인의 것과 합쳐 더욱 늘어난 부를 타인과 함께 갖는 ‘사회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것이 마르크스가 『자본』을 통해 말하려고 했던 핵심 내용이다.

우리 속에 살아 있는 마르크스

이 책은 세월호 학생들로 시작해서 한진중공업 노동자의 이야기로 끝난다. 책을 읽으면서 마르크스가 고민했던 19세기 유럽의 노동자들의 삶과 지금 우리의 삶이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돌아보게 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19세기 근대사회 이행기의 유럽의 역사와 사회상, 프랑스 혁명 등의 주요 사건을 여러 에피소드에 자연스럽게 결합해 입체적으로 인물을 그려낼 뿐만 아니라, 풍부한 배경지식을 쌓게 하는 것도 또 다른 미덕이다.

책의 마지막에는 “마르크스, 뭐가 더 궁금한가요?”를 수록하였다. 마르크스는 좋은 남편이었는지, 마르크스는 딸들과 어떤 놀이를 했는지, 마르크스는 엥겔스랑 안 싸웠는지, 마르크스의 제자는 누구인지, 마르크스는 사람들과 사이가 좋았는지 등 십대가 궁금해할 만한 질문들과 답을 담았다.

엄숙한 마르크스는 싫다!

이 책에 그려진 마르크스는 정말 개성적이고 유머러스하다. 만화적 상징으로 형상화한 캐릭터에, 기발한 아이디어와 코믹한 말풍선은 보는 내내 즐거움을 주는 데다 개념의 이해를 돕는 역할도 한다. 채색도 올 컬러를 사용하지 않고, 빨간색과 파란색 두 가지 색만을 사용하여 산뜻하고 독특한 매력을 자아낸다. 풍부한 그림, 시원한 레이아웃, 친절한 단락 구분 등이 돋보이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가독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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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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