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흑인 사살 백인경찰에
    불기소 결정…항의 전국 확산
        2014년 11월 26일 11:5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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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무장 상태인 흑인 소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총으로 사살해 미 전역에 논란을 일으킨 백인 경찰 대런 윌슨(28)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으로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방화 등 소요사태가 일고 있다.

    또한 워싱턴DC와 뉴욕, 시애틀 등 주요 도시에서도 대배심 결정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잇따르고 있어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얼터넷>, <뉴욕타임스>, <가디언>등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각)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 발표 후 1천여 명의 시민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항의 시위를 벌이다 40명이 체포됐다. 또한 LA에서도 수백 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다 3명이 체포됐다. 워싱턴DC에서도 시위대가 백악관 앞 집회를 열었고, 시애틀시에서도 같은 시위가 벌어지자 경찰이 5명을 체포하는 등 24~25일 사이 전국적으로 82명이 체포됐다.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소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주방위군 규모를 2200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퍼거슨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 후 항의하는 시민들과 이에 대응하는 경찰

    손 들고 6발 맞아 흑인 청년 사망…2차 부검 결과 모두 정면에서 총격
    대배심 12명 중 9명 백인…윌슨 경관 “나는 헐크 호건에 잡힌 아이 같았다” 

    앞서 지난 8월 비무장한 10대 흑인 브라운을 백인 경찰이 사살하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흑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인구 2만여 명의 퍼거슨시에서는 마이클의 죽음에 분노하며 시위를 벌였고, 주 당국은 야간통행 금지를 발표하며 시위대들을 진압했다.

    그러나 퍼거슨시는 브라운에 대한 1차 부검 후 사인이 총상이라고 발표했으나 몇 발을 맞았는지 공개하지 않았으며, 총격을 가한 경관의 이름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브라운을 절도 용의자로 몰아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결국 유족 측은 법무부에 2차 부검을 요청했고, 법의학 전문가 마이클 베이든 박사가 2차 부검을 진행했다. 2차 부검 결과 브라운은 머리 2곳, 오른팔 4곳 등 총 6곳에 총상을 입었으며 모두 정면에서 총격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2차 부검팀은 브라운의 팔에 난 총상은 브라운이 두 손을 올린 상태였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뒷받침한다고 밝혔으며, 머리의 총상은 브라운이 머리를 앞쪽으로 숙이고 있었거나 몸을 구부린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는 경찰의 주장과 상반된 것으로, 윌슨 경찰은 브라운이 자신의 총을 빼앗으려해 몸싸움이 벌어졌고, 총격은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시위대들은 “Hands Up! Don’t Shoot!”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윌슨 경찰의 기소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대배심은 대런 윌슨 경찰에 대해 기소할 만한 상당한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문제는 이번 불기소 결정을 내린 대배심원은 모두 12명인데, 이 중 9명이 백인이라는 점이다. 이 떄문에 시위대들을 백인을 위한 결정으로 받아들이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족을 대표해 기자회견에 나선 벤저민 크럼프 변호사 역시 “유족은 당초 대배심으로 윌슨 경찰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로버트 매컬러크 검사의 구상을 반대했다”며 “백인인 매클러크 검사의 집안은 경찰과 오랫동안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온 점을 우려해 검사 교체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윌슨 경찰은 이번 대배심의 증언에서 백인 대배심들에게 자신의 정당방위를 호소하기 위한 증언에서 피해자인 브라운을  흑인에 대한 편견에 기반한 감정적 호소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더욱 촉발시킬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각) 미국의 <얼터넷>에 따르면 “내가 브라운을 잡았을 때, 마치 나는 헐크 호건에 잡힌 5살 어린아이가 된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190cm의 거구인 브라운에 대한 위협감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그는 브라운이 손을 들고 자신을 향해 몸을 돌렸을 때 당시에는 “마치 그는 엄청나게 화가 난 악마처럼 보였다”며 거듭 ‘흑인이라는 괴물’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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