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인구 증가, 왜 호들갑인가
    남녀 기대수명과 연관돼, 신생아 출생율은 여전히 남초
        2014년 11월 24일 04:28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1960년대 이래 2015년에는 여성인구가 남성인구를 추월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또한 해당 보도를 한 언론사들은 여성인구가 남성인구를 앞서는 이유에 대해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원인 분석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연합의 우윤근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이 같은 보도를 인용하며 “출생률은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고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 층이 늘어날 정도로 신혼부부에 대한 정책이 아주 미흡한 실정”이라며 ‘신혼부부 임대주택’ 정책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언론사는 통계청에서 이 같은 자료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마치 이 통계가 2014년 11월 24(또는 23일)일에 작성, 배포된 것처럼 작성했다.

    하지만 통계청은 이 같은 장래 인구추계 결과를 이미 2011년 12월에 작성했고, 이는 ‘국가통계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문의한 결과도 “국가통계포털에 올라와 있는 기존 통계를 보고 기사를 쓴 것 같다”며 별도로 보도자료를 배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사는 ‘24일 통계청에 따르면’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함으로써 여성인구가 남성을 추월한 이유에 대해서도 마치 통계청이 새롭게 분석한 것과 같은 착시 효과를 줬다.

    여초 현상

    첫 여성인구 초월이 주는 의미, 정확히 진단해야

    국가통계포털에서 ‘장래인구추계’를 살펴보면 2014년 남녀 성비는 100.1이다. 여성 1백명당 남성이 100.1명이라는 것이다.

    이 수치는 1988년 101.3에서 1994년 101.4로 늘더니 2002년 다시 101.3으로 줄었다가 점진적으로 낮아져 2015년 100.0으로 균형이 맞춰진다.

    이후 2016년부터는 99.8, 2017년 99.7등 더욱 낮아지면서 2048년에 97.3으로 최저점을 찍고 다시 점차 높아져 2060년에는 98.1이 된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연령별로 살펴보면 2015년 추계인구 중 55세 미만 모든 연령대는 남성인구가 더 높다. 55~59세 연령 중 남성추계인구는 192만명이지만, 여성추계인구는 193만명이다. 이러한 수치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그 격차가 더욱 높아진다. 70~74세 연령대에서는 남성 76만, 여성 95만으로 더 높고, 90세~94세 이상 역시 남성 2만9천, 여성 10만명으로 더욱 늘어난다.

    2060년에는 75~79세 연령대에서부터 여성인구가 남성인구를 추월한다. 75세 미만 인구에서는 여전히 남성인구가 여성인구보다 높은 것으로 나오는 것이다. 남아선호사상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미래에도 남성출생률이 더 높다는 걸 의미한다.

    실제로 ‘출산순위별 출생성비’를 보면 2013년 출생성비는 105.3이다. 첫째 아이의 출생성비는 105.4로 신생아의 경우 남성인구가 여성인구보다 훨씬 더 높다.

    결국 2015년부터 여성인구의 절대값은 늘어나는 게 맞지만, 이것이 저출산 고령화 때문이거나 남아선호사상이 줄어든 탓이라고 볼 수 없다. 단지 여성의 수명이 남성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저출산이 문제라고 원인 진단을 내리는 건 무리수이다. 만약 가임기 여성이 아들, 딸 1명씩 골고루 출산을 한다하더라도 여성의 수명이 남성보다 더 높은 현상이 지속되는 한 여성의 절대인구는 남성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오히려 2015년에 여성인구가 남성인구를 추월한다는 정보가 주는 시사점은, 남성의 수명은 여성과 비교해 짧다는 것과 여전히 남아선호사상이 높다는 것뿐이다.

    따라서 이번 지표에 나타난 ‘여초 현상’은 남녀 기대수명과 관련된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 저출산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과잉 분석일 뿐 아니라, 남아선호사상을 더욱 부추길 우려도 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