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두 잔 값으로
    아파트 '안전', 경비노동자 '삶' 지키자
    내년부터 경비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현재는 최저임금 90% 기준
        2014년 11월 21일 04:08 오후

    Print Friendly

    지난 10일 대구 모 아파트에 사는 40대 남성이 주차장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비노동자 얼굴에 침을 뱉고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앞서 인천에서는 입주민이 야구방망이로 경비노동자를 폭행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던 중 서울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아파트에서 근무하던 경비노동자 이만수 조합원이 입주민의 모욕적인 언행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분신을 시도했다. 이 조합원은 한 달 투병 끝에 지난 7일 사망했고, 정치권 안팎으로 경비노동자의 열악한 처우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경비노동자 폭행‧폭언 사건을 우리는 보통 개인의 ‘싸가지 없음’ 정도로 바라보거나 소수의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입주민의 범죄로 간주하며, 이를 매우 개인적이고 특수한 사건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한편으론 분신을 시도할 만큼 스트레스가 심했다면 입주민이나 관리사무소에 항의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경비노동자들은 최근에 보도되는 것처럼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같은 대우를 받고 있으면 이런 부당한 대우에도 ‘밥줄’이 걸려있기 때문에 제대로 항의도 하지 못한다.

    수많은 경비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폭언과 폭행은 부당한 근로계약서에서부터 시작한다. 예고 없는 해고, 민원 시 해고 등은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항의할 수 없는 이유로 작용했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월급이지만, 그나마라도 받지 못하면 가정을 꾸려야 나갈 수 없어서다.

    이번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경비노동자를 ‘감정노동자’로 규정하고 처우개선을 위해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2015년부터는 아파트 경비노동자에게 100%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경비노동자 처우개선의 첫걸음인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되자마자 아파트 입주자대표자회의 등에선 경비노동자 감축 찬반 투표까지 진행하고 있다. 경비노동자의 임금이 오르면 관리비가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민주노총은 ‘우리 이웃, 아파트 경비원 해고를 함께 막아주세요’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관리비 상승으로 인한 해고대란을 함께 막자는 취지다.

    민주노총은 캠페인 포스터에서 경비노동자가 최저임금 100%를 적용받는다 해도 가구당 한 달에 지역에 따라 3,000원에서 최대 1만 원, 평균 7000원 정도의 관리비만 더 납부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한 달에 커피 2잔만 덜 마시면 되고, 담배 조금 덜 피우면 우리 이웃, 한 가정의 가장의 해고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아파트 단지 내 CCTV 설치보다 경비노동자가 감시 업무를 하는 것이 안전에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007년부터 경비원을 줄이고 무인감시 시스템으로 교체하면서 아파트 등에서 발생한 성폭력 범죄 비율은 2007년에 5.40% 증가했고, 2011에는 5.71% 증가했다는 통계 결과도 있다.

    경비노동자 감축으로 인한 무인시스템 설치는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청소나 분리수거, 주차, 택배 받아주기 등의 업무까지 따지면 입주민은 경비노동자 감축으로 인해 더 많은 관리비를 납부해야 할지도 모른다.

    범죄 예방과 경비 업무 외 택배나 청소 등의 업무까지 담당하는 경비노동자에게 법에서 강제하는 임금의 가장 낮은 수준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뿐만 아니라, 고용자인 입주민에게도 경제적으로 더 이익인 셈이다.

    오늘부터 커피 좀 덜 먹고, 담배 좀 덜 피워 경비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한 첫 걸음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경비노동자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