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으로 쓰는
'전세 사기' 피하는 9가지 방법
    2014년 11월 20일 03:2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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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당했다, 말로만 들었던 전세사기'(기사 링크)라는 체험(?) 기사를 쓰고 나서도 모두가 나를 질타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가해자들에게 법의 책임을 묻기는커녕 합의했으니 말이다. 폭탄은 돌고 돌아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는 점에서 나는 잠재적인 가해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번 경험을 통해 전세 사기를 피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봤다. 이번 사례의 경우 예방책은 없지만 전세보증금을 100% 반환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폭탄이 터져도 손 끝 하나 다치지 않도록 말이다.

글에 앞서 먼저 쓴 기사의 내용을 보강하고자 한다. 합의 각서에 도장을 찍기 전 급하게 (그리고 정신을 놓고) 쓴 기사이다보니 일부 독자들이 사건 전개 과정이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기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탓이다.

전세계약은 2013년 2월에 했으며 확정일자도 이때 받았다. 전입신고는 실제로 입주한 날 이후에 해야 하는 줄 알고 하지 않았다. 잔금 지불 및 입주는 4월 10일에 했다. 매매는 4월 15일에 이루어진 것으로 추측되는데, 이날 계약일을 4월 9일로 둔갑시켰다.

등기 접수와 근저당도 4월 15일로 되어있다. 전입신고는 근저당 설정 날짜보다 뒤인 5월 초이다. 은행 측은 세입자가 확정일자를 받은 상태이지만 임대인이 세입자를 월세라고 속였기 때문에 매매가의 60%에 해당하는 금액을 대출해줬다.

새 임대인이 이러한 사기로 얻는 이득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질문도 있었다.

이러한 사기 행태로 새 임대인이 부당하게 취득한 것은 1차적으로 1억1천만 원이라는 대출금이다. 또한 매매계약서에 근거해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 반환 책임은 없다. 만약 우리가 계약 만료일에 이사를 나갈 경우, 전 임대인이 반환 책임이 생기기 때문에 임차인과 전 임대인 모두 피해자가 된다.

그리고 새 임대인이 대출금을 갚지 않을 경우 경매에 넘어갈 텐데 이때 새 임대인이 낙찰 받는다면(현재 명의자는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 싼 값에 집을 살 수 있다. 새 임대인이 이 집을 처음 매수할 때 들인 돈은 5천만 원, 대출금은 1억1천만 원으로 총 6천만 원의 순이익을 보았는데, 예상되는 경매가는 1억4천이기 때문에 8천만 원만 내면 이 집을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부동산

이제 본격적으로 전세 사기를 피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1. 임대인이 등기등본 상 소유자와 일치하는지 확인하자

우리와 임대차계약서를 맺은 임대인은 사실 임대인의 딸이었다. 다행히 위임장과 더불어 인감도장, 인감증명서, 본인의 주민등록증을 함께 가져왔다. 당시에는 미처 생각지 못했지만 주민등록 위조 여부를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번 없이 1382번으로 전화를 걸면 위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세금은 실소유자에게 입금해야 분쟁의 소지를 줄일 수 있다. 부득이하게 대리인에게 지급할 경우 계좌로 이체하거나, 수표로 지급할 때에는 해당 수표를 복사 후 보관하자. 또한 중개인에게 반드시 전세금을 주었다는 영수증을 받자.

2. 부동산중개인의 자격증과 공제보험 확인하자

자격이 없는 자가 부동산 중개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잘못된 거래로 손해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공제보험을 가입하는데, 이 보험이 제대로 가입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이 공제보험을 통해 전세금 일부라도 돌려받을 수 있다.

또한 부동산에 게시되어있는 자격증 사진과 실제 중개업자가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등록된 중개업자인지의 여부는 해당 시, 군, 구청의 담당부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3.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근저당 여부를 살펴보자

마음에 드는 집이 있다면 계약금을 지불하기 전에 등기부 등본을 열람해 근저당권이 설정되어있는지 확인해보자. 또한 소유권 이전과 관련한 ‘접수’가 됐는지도 살펴보자. 만약 ‘접수’ 기록이 있다면 집주인에게 집을 매매했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자. 만약 집을 매매했다면 새 집주인과 계약을 맺어야 한다.

4. 시세보다 낮은 주택은 피하자

시세보다 낮은 주택은 이유가 있다. 건물의 중대한 하자가 있거나 낮은 전세금을 보고 몰려든 세입자들과 이중의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보증금을 가로챌 수 있기 때문이다.

시세보다 낮은 주택이라면 반드시 등기부 상의 소유자와 집주인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시세보다 낮은 이유를 꼬치꼬치 캐묻자. 만약 집에 하자가 있는 경우라면 계약서에 시설 보수의 책임이 집주인에게 있음을 명확히 하자.

5. 임대차계약서 내용 꼼꼼하게 살피자

임차인이나 매도자는 주로 부동산과 통화하기 때문에 계약서에 나와 있는 임대인 또는 매수자의 전화번호를 확인하지 않는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매수자나 임대인과 연락이 닿지 않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내 경우, 전 임대인이 새 임대인(명의자)과 매매계약서를 작성할 때 전화번호를 확인하지 않았다. 명의자가 계약서에 작성한 전화번호는 허위로 작성한 번호였다)

또한 임대차계약을 소유주의 위임을 받은 대리인과 할 경우 대리인의 주민번호와 주소, 전화번호는 반드시 기재토록 하고, 위조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부동산 중개인이 꼼꼼하게 대리해줄 것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포인트다.

6. 임대차계약서 내용을 풍부하게 하자

통상적인 계약서만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지만, 임차인의 요구를 반영해 만들자. 가령 ‘임대인이 집을 매도할 경우 반드시 사전에 임차인에게 알려야 한다’, 또는 ‘임대인이 집을 매도할 경우 매매계약서를 임차인에게 확인시켜줘야 한다’는 내용을 삽입하자.

임대인 역시 매매 과정에서 사기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임차인이 상기시켜줘야 한다.

또한 임대인이 고의로 집을 매매하거나 매매할 계획을 방지하기 위해 ‘임대차계약서 작성 체결 전에 집을 매매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도 반드시 넣자. 부당한 매매로 인해 임차인이 피해를 보게 될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 들어간다면 더욱 좋다.

7. 확정일자는 계약금을 지불할 때 반드시 하자

통상 전세금의 10%를 계약금으로 내고 후일에 잔금을 내고 입주한다. 세입자의 대항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확정일자와 전입신고는 계약금을 낸 날 즉시 하도록 한다. 잔금을 치루는 공백 기간 동안 임대인이 고의로 대출을 받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른바 ‘시간차 공격’으로 임차인이 확정일자를 받는 사이 대출을 받는 사례도 있으니, 계약금을 지불할 때 ‘임대인이 임차인의 동의를 받지 않는 담보대출을 할 경우 계약을 무효로 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계약금 전액을 반환한다’는 내용을 삽입하자.

또한 계약만료 이후 보증금이 올랐다면, 확정일자를 새로 받아야 법적 효력을 갖춘다.

8. 주기적으로 등기부 등본을 열람하자

모든 예방 장치를 마련하고 입주했다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입주 후 한 달 이내에 등기부 등본을 열람해보자. 집이 매매됐는지, 근저당이 설정됐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피곤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세입자가 확정일자를 받았으니 대출이 안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임대인이 월세 세입자라고 속일 가능성도 있다. 다행히 요새는 대출 승인 전 실사를 통해 세입자가 살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데, 신혼부부의 경우 입주 날에 바로 점유하는 경우가 많지 않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9. 그럼에도 사기를 당했다면?

위의 절차를 모두 거쳤는데 사기를 당한 것을 인지했다면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을 위해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월평균 수입 260만원의 소액 임차인에 대해서도 상담을 해준다. 대부분의 변호사들 역시 ‘무료 상담’을 내세우고 있으니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라면 이들에게 상담을 받는 것도 좋다.

파산면책, 임대차 피해 등을 전액 무료로 지원하는 시민단체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도 있다. 홈페이지 링크 http://www.minsaeng.org/

또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임대인, 부동산 중개인 등과 통화할 때에는 반드시 모든 내용을 녹음하자. 또한 이들이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다면 끝까지 괴롭힐 각오로 전화하거나 찾아가는 집요함도 필수이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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