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장르를 통해
    예술의 사회적 의미 살피다
    [책소개] 『예술로 만난 사회』(김호기/ 돌베개)
        2014년 11월 15일 02: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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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의 김호기 교수가 『시대정신과 지식인』 출간 이후 2년 만에 사회학의 눈으로 본 예술 에세이를 펴냈다.

    대학에서 예술사회학을 강의하기도 하는 그는 시·소설·희곡 등 문학에서부터 회화·조각·사진·만화 같은 시각예술과 음악, 건축, 영화에 이르기까지 50편의 에세이를 통해 예술의 사회적 의미를 논한다.

    멀게는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가깝게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까지를 다룬 이 책에서 김호기 교수는 예술의 일차적 의미로 공감과 위안을 꼽는다. 같은 인간으로서 공감하고 연대감을 공유하는 것, 바로 그것이 예술의 의미이자 사회적 역할이라고 말한다.

    사회학자 김호기의 친절한 안내를 따라 50편의 다양한 예술과 어우러진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예술이 결코 우리 삶과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저자가 엄선한 각 장르의 대표작들은 주관적 판단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일반 대중의 시각에서 멀리 벗어나 있지는 않다. 그만큼 대중적으로 친숙한 작품들을 다루었으며, 1970년대 말에 대학에 들어간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들 속에는 당대의 시대상은 물론 오늘날의 사회적 상황에 이르기까지 공감대를 느낄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 많다.

    예술을 어떻게 볼 것인가, 예술과 사회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떤 것인가, 오늘날 예술의 의미는 무엇인가 등 함께 고민해볼 만한 주제들 또한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사회와 완전히 괴리된 예술이란 존재할 수 없으며, 예술은 일정하게 사회상을 반영하게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사회학이라는 창을 통해 바라본 예술론이라 할 수 있다.

    예술로 만난 사회

    김호기 교수는 국가와 시민사회, 세계화 등을 주로 공부해온 자신이 예술에 관한 에세이를 쓴 이유를 인간에 대한 탐구와 사회에 대한 탐구라고 밝힌다. 예술은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이해하는 데 더없이 훌륭한 통로이며, 예술을 감상한다는 것은 소통에 참여하는 것이고 소통에 참여한다는 것은 사회를 그만큼 더 넓고 깊게 이해하는 일이라고 피력한다.

    인간과 사회의 다양성에 대한 예술의 질문과 응답을 살펴봄으로써 결과적으로 인간은 어떤 존재이고 사회는 어떠해야 하는지의 보편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이 책의 목적이 있다.

    살아 있는 풍경 속에서 새로운 시대정신을 발견하다

    김광규 시인의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라는 시로 말문을 연 저자는 사회학자답게 먼저 우리 민주주의의 현주소에 주목하고자 한다. 현재의 민주화 시대는 국민 다수의 사회적·경제적 삶의 위기라는 낯선 결과에 대면해 있으며,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냐’는 일각의 주장에 맞서 ‘밥 먹여주는 민주주의’, ‘이중의 불안을 덜어주는 민주주의’야말로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시대정신이라고 말한다.

    폴란드의 대표 시인 아담 자가예프스키의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을 통해서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복원을 위하여 신자유주의가 강제하는 경쟁원리의 폐해인 ‘이기적 시민사회’를 극복해야 하며, 개인의 자율성과 공동체의 연대가 공존하고 결합하는 ‘연대적 개인주의’를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삼아야 함을 강조한다.

    그 밖에도 4·19 혁명의 현재적 의미, 운동정치와 제도정치의 생산적 결합 과제, 여전한 갑을관계 문제, 고령화에 따른 노후문제, 반인간적 학벌사회 문제, 청년실업 문제,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구축 과제 등 한국 민주주의 앞에 놓인 많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수와 진보의 이념을 넘어선 우리 사회의 새로운 가치를 정립하는 게 시급함을 역설한다. 나아가 박근혜 정부에 부여된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분열된 공동체의 복원에 있음을 피력하고, 다원주의를 인정하지 않는 경직된 이념논쟁에 대해서도 깊이 우려한다.

    인간성을 위협하고 상실케 하는 여러 제도에 대한 적극적 개혁 못지않게 일상의 소중함, 작은 실천의 중요성, 이념·도그마·허위의식에 의해 휘둘리는 게 아니라 자신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삶을 조직하는, 그리하여 훼손된 정체성을 온전한 정체성으로 재구성하려는 내면적 변화 또한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시점에 우리 사회가 도달해 있다는 저자의 진단은 경청할 만하다.

    또한 환경적 위기를 맞은 지구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나 새로운 시험대 위에 올라선 가족 변동 문제, 존엄사 문제, 진정한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양성평등 문제, 다른 세계를 상상할 권리 등 세계시민으로서의 건강한 문제의식이 곳곳에 배어 있는 이 책은 우리 사회와 시대를 반영한 살아 있는 풍경화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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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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