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공투본 논의 결렬,
    공무원연금 '사회적 협의체' 난망
        2014년 11월 07일 07: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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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과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의 7일 회동이 30분 만에 파행으로 끝났다. 공투본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사회적 합의기구 설립에 대해 새누리당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자, 공투본은 “명확한 입장 없이 대화할 의사 없다”며 회동장을 박차고 나왔다.

    이날 오후 4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실에서 열린 회동에서 공투본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공무원연금 개혁법 연내 처리 포기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 △김 대표가 대표발의한 공무원개혁안 철회‧수정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공투본의 3가지 요구 중 어느 것에도 만족스러운 답을 내놓지 못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 법은 의원발의로 국회법 절차에 따라서, 사회적 협의기구가 필요하다면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여야 합의를 봐야하기 때문에 처리 날짜를 못 박을 수 없다. 법안 철회는 발의한 지 얼마 안됐고…”라고 말했다.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은 “사회적 합의기구를 하겠다는 의사를 새누리당에서 밝혀 주면 야당에서 말이 나올 것이고, 정부도 나올 거다. 저희는 사회적 합의기구 하겠다는 거다. 새누리당 입장, 김무성 대표 입장에서 사회적 합의기구 의사 있는지 답변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여야가 합의해야 한다는 모호한 답이 아닌 여야 합의 전에 새누리당의 의사를 명확히 밝혀달라는 것이 공투본의 입장이다. 이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연내 처리 의사에 대해선 한 발자국 물러난 태도는 보였지만, 사회적 합의기구에 대해선 여전히 답을 내놓지 않았다.

    김 대표는 “연내 처리는 국회 선진화법이 있지 않나. 야당이 반대하면 연내 처리 안 되는 거다. 연내처리 못 박은 바가 없다. 가능하면 빨리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 맞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이 발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안 수정 의사 여부에 대해선 “물론 있다” 면서도 “사회적 합의기구는 안행위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합의기구 필요하다고 하면 만들어지는 거다”라며 새누리당의 입장에 대해선 대답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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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대표와 면담하는 공무원공투본 대표자들(사진=유하라)

    공투본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사회적 합의기구를 할 수 있는지, 새누리당의 입장을 묻는 것”이라며 “(사회적 합의기구) 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하고 절차 논의하고 그 과정에서 연금문제 해법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재차 확답을 요구했다.

    이에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합의기구 꾸릴 것인가 말 건가는 법안 자체 논의할 상임위 과정에서 여야 합의로 필요하다면 둘 수도 있고, 확답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국회 구조자체가 대표가 단독으로 답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회동 후반으로 가선 서로 간 언성이 높아지는 일도 생겼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유영록 위원장은 “지금에 와서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 한다고 안하고 안행위에서 구성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전에도 시간은 많았다. 요구도 했는데 받아주지도 않고 대표 발의해놓고는 이제 와서 그것도 안행위에서 할 수 있다고 하나”라며 “안행위에서가 아니라 (새누리당에서) 협의체(사회적합의기구) 구성할 수 있다고 말해 달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어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자신이 “공무원 연금을 운영했었다”며 새누리당이 기존에 표면적으로 주장했던 개혁의 절박성에 대해 언급하자, 공투본은 “미사여구 들으려고 온 게 아니다. 개혁이 필요한지 우리도 알고 있다”고 반박해 또 한 차례 회동장이 술렁이기도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무성 정책본부장은 “새민련 의원은 법 처리 과정 몰라서 합의기구 필요하다고 말한 거 아니지 않나. 상임위가 아니라 새당에 어떤 의지가 있느냐를 묻는 것”이라며 “그게 대화를 풀 수 있는 고리다. 에둘러 말하지 말고, 새누리당 의지만 확인하면 진정한 대화에 임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거다. 두 번째는 진정성 있는 대화 진행되기 전까지 비공개하지 않겠다. 합의기구가 구성이 되면 비공개하겠다. 새누리당 의지 말해 달라. 그다음에 대화가 있겠다”며 새누리당의 신통치 못한 답변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김 대표는 “국회법 절차대로 가야 한다”며 “이것은 안행위 법안이고, 사회적 협의기구를 만들어서 심도 있게 할 수 있는가를 저 개인의 입장에서 협의기구를 만들겠다고 강요할 수 없다. 답변할 수 없다”고 말하자, 공투본은 “더 할 얘기가 없다”며 회동장을 떠났다.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은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만나 일방적으로 발의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해 사과하고, 공적연금 전반에 대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에 동의한다면, 국민과 공무원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다소간 손해가 나더라도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며 “혹시나 하는 기대는 역시나 하는 실망감으로 확인됐다. 새누리당과 김무성 대표는 오로지 청와대의 지시만 두렵고, 국민과 공무원의 열망은 외면해도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질타했다.

    전공노 이충재 위원장도 “새누리당 개정안은 졸속 넘어 꼼수와 기만으로 점철된 것이 확인됐다”며 “이 법안의 모든 과정, 재정 추계를 비롯한 것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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