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기본권이
    거꾸로 가는 시대의 직언
    [책소개] 『노동을 변호하다』(김선수/ 오월의 봄)
        2014년 11월 01일 01: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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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년째에 접어들고 있건만 우리 사회 노동권의 현실은 얼마나 나아졌는가 생각해보면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공무원과 교원의 노동조합을 인정하는 법률이 제정되어 있지만 현실에서는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노동조합으로서의 법적 지위조차 부정당하고 있다. 평화적인 단순파업을 이유로 노동조합 간부들을 업무방해죄로 형사처벌하고, 천문학적 액수의 손해배상으로 옥죄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기업은 여전히 무노조주의를 천명하고 있다. 노동조합조직률은 1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한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광풍 속에 거세게 추진된 노동유연화와 민영화 등의 정책기조는 비정규직 양산과 사회양극화로 이어졌다.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나는 과연 제대로 살고 있는가?” -머리말에서

    노동 vs 노동법, 27년간의 화해와 싸움의 역사를 기록하다

    김선수 변호사가 직접 쓴 27년 노동변론기를 한자리에 엮어냈다. 1988년 전태일을 생각하며 변호사를 꿈꾼 이래, 한국사회의 부침을 고스란히 받아 안으며 ‘전태일’들을 변호해온 기록이다.

    이 기록에는 법정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한 변호도, 유려한 수사도, 거창한 의미부여도 없다. “의뢰인의 신념을 지켜주는 것이 변호사”라는 ‘신념’을 가진 한 변호사의 강직하고 담백한 목소리가 있을 뿐이다.

    노동자 변호에 생의 절반 이상을 바쳐온 노변호사가 노동법이라는 양날의 검을 다루며 분투한 개인의 기록인 동시에, 한국사회 노동과 노동법이 팽팽하게 마주 보며 화해와 싸움을 거듭해온 모두의 기록이다.

    노동기본권이 바닥 모를 암흑으로 추락하고 있는 이 시대, 그가 몸으로 살아낸 노동권 법적 투쟁의 역사가 더욱 뜻 깊고 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여민黎民’(노동으로 검게 그을린 백성)을 위하는 노동변호사

    저자 김선수 변호사는 1988년 남대문합동법률사무소 조영래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변호 인생의 첫 발을 떼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창립회원, 서울대학교노동법연구회 창립회원이기도 하다. 고비마다 거목 같은 조영래 변호사의 존재를 죽비 소리 삼았다고 말하는 그는, 10대 시절 은사가 지어준 ‘여민’이라는 호를 여전히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서경(書經)>에 나오는 여민(黎民)은 ‘검은 백성’, 즉 노동을 해서 살갗이 검게 그을린 평범한 백성을 가리킨다. 저자는 노동변호사란 바로 이 ‘여민’을 기억하고 늘 그들과 함께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정의하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노동법이, 나아가 법 자체가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한계―인권을 보호해야 하는데 도리어 인권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기도 하는―를 끌어안고 분투하는 과정에서, ‘여민’이라는 상징이 그의 좌표가 되어주는 것이다.

    30년 가까운 세월이다. 살아온 날들의 절반 이상을 노동자를 변호하며 보냈다. ‘노동 변호’를 빼놓고 그의 삶을 설명하는 일은 가능하지 않다. 그런데 그런 저자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베테랑의 여유라기보다는 오히려 청년의 활기에 가깝다.

    2008년 미국 쇠고기 파동 이후 공장식 사육동물을 먹지 않고, ‘처음부터 다시’라는 마음으로 ‘기초체력’을 키우기 위해 독서 모임과 등산을 하고 있다는 그다.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인 법의 영역에서 늘 현재진행형의 투쟁을 하는 그에게 나태해질 여유란 없다.

    노동투쟁의 역사이자, 만신창이 한국사회의 자화상

    이 책에는 25가지 실제 노동사건들이 시간 순으로 담겨 있다. 이 땅의 노동자들은 자신이 노동자라는 것을 ‘인정’받는 투쟁부터 시작해, 노조설립과 단체교섭, 단체행동을 위한 투쟁, 노동에 대해 마땅히 받아야 할 수당과 퇴직금을 위한 투쟁, 자유롭고 평화적인 집회·시위를 위한 투쟁, 비정규직을 벗어나 정규직으로 인정받기 위한 투쟁, 합당한 기준과 절차를 무시한 정리해고에 맞서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한 투쟁, 개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징계해고에 대한 투쟁 등을 그치지 않고 벌여왔으며, 저자는 그 곁에서 법정 투쟁을 함께했다. 사건들을 죽 따라가다보면 이것이 ‘노동’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결국 한국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 직결된 우리의 자화상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노동 변호

    한국 노동이 있는 곳에, 그도 있었다

    캐디노조 설립신고 행정소송, 병원노련 합법성 쟁취 사건, 서울대병원 법정수당 소송, ILO공대위 전국노동자대회 사건, 나우정밀 등 직장폐쇄 사건, 현대전자 채용내정 취소 사건, 공무원노조 창립대회 사건, 비판 교수 축출에 악용된 재임용제,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해고 투쟁, 대한항공 승무원의 11년 법정 투쟁, 콜트·콜텍 해고 사건, 시그네틱스 경영해고 사건, 일제고사 거부 교사 해직 사건, 경기대 기간제·파견근로 해고 사건, 사무직 노동조합 설립과 해고 투쟁……

    숱한 사건들을 맡아 때로는 졌고 때로는 이겼다. 노동법은 손바닥 뒤집듯이 진보와 퇴보를 거듭했고, 그 손바닥에 매달린 노동자들은 울고 웃었다.

    그 한가운데서 김선수 변호사에게 주어졌던 유일한 것이 바로 ‘변호’다. 그는 법이라는 불완전한 검으로 도리어 노동자를 상처 입히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지금 “27년째에 접어들고 있건만 우리 사회 노동권의 현실은 얼마나 나아졌는가 생각해보면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으로 보인다. (…)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나는 과연 제대로 살고 있는가?”라고 스스로에게 날 선 질문을 던져야만 하는 상황이다.

    ‘노동 야만’의 시대, 노동법은 답하라

    2013년 10월,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해 법외노조 통보를 했다. 조합원이 6만 명이 넘고 15년간 적법하게 활동해온 노조에 무 자르듯 “노조 아님”을 명한 것이다. 이 결정은 유례없이 폭압적인 만큼이나, “그럼 님은 대통령 아님”을 통보한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황당한 것이었다.

    지난 8월에는 2009년 철도파업 업무방해 사건에 대해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파업시기를 예고하고 필수유지업무 제도를 준수하고 대체근로까지 하도록 했는데, 단지 철도가 필수공익사업이고 거액의 영업손실이 났다는 이유로 철도공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는 사실상 공익사업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원천봉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쌍용차, 철도, 한진중공업, 현대차비정규직 노조 등에는 사측으로부터 수십억, 수백억 손해배상과 가압류 폭탄이 떨어졌다. 너희가 투쟁해서 손해를 봤으니 너희가 물어내라는 것이었다. 2009년 이후 스물다섯 명의 동지와 가족의 목숨을 잃어가며 복직 투쟁을 벌여오고 있는 쌍용차 해고자들은 지난 10월 또다시 희망을 기각당했다. 2월에 고등법원이 부당해고 판결을 내렸음에도 가처분사건에서 1심인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이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최근 충격적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여당간사의 발의하에 추진 중이기도 하다. 현행 법정근로시간 40시간에 연장근로 허용한도를 주 12시간에서 20시간으로 늘리고, 휴일근로의 경우 가산수당(50%)만 지급하되 휴일수당(50%)은 지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그 내용이다. 농담 같은 이러한 제안이 실제로 추진 중이라는 데 대해, 안 그래도 추가근무와 무보수에 찌들어 있는 직장인들은 냉소조차도 나오지 않는 형편이다.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다 거론할 수 없을 만큼, 한국사회의 노동은 벼랑의 벼랑에 내몰려 있다. 노동기본권 시계가 거꾸로 간다는 탄식이 나온다. 아니, 거꾸로 가고 있다는 말도 부족할 정도이고 저자가 말하듯 그야말로 ‘야만의 시대’라고 할 만하다. 이 ‘노동 야만’의 선두에 현 정부가 있고, 또한 현재의 ‘노동법’이 있다.

    우리나라는 1953년에 노동조합법, 노동쟁의조정법, 근로기준법이 처음 만들어졌고 이후 정권에 따라 일진일퇴를 거듭해왔다. 그러한 부침을 되짚어볼 때 단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면, 노동법은 헌법의 하위법이므로 절대 헌법을 위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헌법은 모두가 알다시피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이라는 ‘노동3권’을 자명하게 보장하고 있다.

    저자는 이와 관련해 “헌법 위에 업무방해죄”라고 표현하며 현 노동법이 헌법에 역행하고 있음을 분명히 지적한다. ‘노동법’은 이름 그대로 ‘노동’을 위한 법률이어야 마땅한데 현실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이것은 법의 숙명이면서 우리 평범한 시민들, 노동자들에게는 거대한 부조리이기도 하다. 이 부조리에 노동자들의 권리와 행복, 심지어 생존마저도 위협당하고 있다.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 우리는 ‘노동법’이라는 괴물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또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까? 이 책은 그에 대해 저자가 노동변호사로서 내놓는 책임 있는 답변이다.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법적투쟁 간접체험하기

    척박한 노동 현실, 기업의 악랄한 노동 탄압을 성토하는 기록과 목소리들은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물론 앞으로 더욱더 많이 쏟아져 나와야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이제 노동자들이 각자의 노동현장에서 어떤 핍박과 부당함을 견디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게 되었고 심각하다는 공감대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것에 비하면 ‘노동법’에 대한 관심은 아직도 너무나 미미한 편이다. 현실적으로 노동자들의 투쟁이 어쩔 수 없이 법의 영역에 발을 들이게 되어 있고, 노동과 노동법은 서로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데 말이다. 그동안 노동의 권리가 법적 무대에서는 어떻게 다루어져왔는지, 어떤 복잡한 과정들을 거쳐서 어떤 결과들을 얻어냈는지, 그 결과가 갖는 의미는 무엇이고 무엇이 우선적으로 바뀌어야 하는지에 관해 이 책은 집요하게 파고든다.

    7년째 정리해고 복직투쟁을 벌이며 다양한 문화활동을 해오고 있는 콜트·콜텍의 해고노동자들은 지난여름 <법 앞에서>(프란츠 카프카 원작)라는 연극의 주인공으로 정식 무대에 섰다. 대형 스크린에 판결문이 흘러가고, 그 앞에 선 노동자들이 녹음기를 틀어놓은 듯 같은 진술을 반복하는 장면이 몇 분씩이나 이어져 관객들을 당황시켰다. 근엄하고 엄격한 법률이 노동자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바로 그러한 무의미와 삶의 시간과 고통과 인내라는 은유로 읽을 수 있다.

    이 책 《노동을 변호하다》도 어쩌면 독자들에게 그러한 약간의 인내를 요구할지 모른다. 노동권을 짓밟힌 노동자들과 노동변호사 김선수가 함께 헤쳐온 27년간의 지난한 투쟁을 간단한 정리 글로나마 따라가보는 일이 결코 즐겁거나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따라가 볼 이유가 명확한 독자에게는 좋은 안내서가 되어줄 책이다. 법에 문외한인 일반 독자들도 관심만 있다면 찬찬히 이해하며 읽을 수 있도록 쓰여졌다. 특히 노동문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활동가, 노무사 또는 노동변호사의 길을 걷기를 원하는 예비법조인들에게 충분한 도움을 줄 것이다.

    사건별 요약

    1장 대학 시절 강제 징집 되었다가 복학한 뒤, 사회 진보와 투쟁에 대해 고민하다 노동변호사라는 자신의 역할을 찾게 된 개인적 일화를 담았다.

    2장 1987년 노동자 대투쟁으로 노동운동의 민주화 요구가 거세지던 중 제6공화국 노태우 대통령의 ‘특별 지시’ 발표 뒤 노동 현장 곳곳에서 일어났던 공권력의 탄압, 그로 인한 형사사건들을 다뤘다. 헌법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음에도 그 권리를 행사하는 데 있어서 폭력과 연행, 불법 딱지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독재정권하에서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3장 유성컨트리클럽 골프장 캐디노조의 투쟁을 다뤘다. 캐디는 골프장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실제 관행과는 상관없이 행정관청으로부터 노조설립을 반려당한 사건이다.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자성 인정’ 문제를 다시금 직시하게 된다.

    4장 단결권을 최대한 억제하고자 기업별 노조가 강제되고 사업장뿐 아니라 연합단체에도 복수노조가 금지되어 있는 가운데, 연합노련에 가입돼 있던 병원노조들이 독자적 활동을 위해 병원노련을 설립하고자 벌인 투쟁을 다뤘다.

    5장 서울대병원노조 출범 후 중요 사업으로 그동안 병원이 지급하지 않은 연장, 야간, 휴일 근로수당, 연월차휴가수당, 생리휴가수당 등 제반 법정수당 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건을 다뤘다. 통상임금의 범위, 계산 방법 등에 대해 법원의 견해를 최초로 정리한 작업이었다. 통상임금 확대에 대한 법정 논쟁은 현재까지도 뜨거운 화두다.

    6장 1989년 집시법이 개정되어 ‘옥외집회와 시위 금지통고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가 마련되었지만 형식에 그치고 사실상 거의 모든 집회, 시위들이 불법화되던 상황에서, ILO공대위 전국노동자대회를 ‘집시법 절차를 준수’하면서 성공시켜 보이고자 벌였던 법적 투쟁을 다뤘다.

    7장 직장폐쇄가 원래 의미로부터 벗어나 악용되면서 파업 참가자들을 탄압하고 사업장에서 몰아내는 도구로 쓰였던 세 가지 사례(나우정밀, 남서울대학교, 한국노동연구원)를 다뤘다. 정당한 직장점거에 대해서도 사용자가 직장폐쇄를 근거로 퇴거를 요구하고 거기 불응하면 ‘퇴거불응죄’가 성립된다고 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변경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8장 대학 졸업 예정자를 미리 채용해놓고 IMF 위기로 채용내정을 취소한 현대전자, 동양시멘트 등의 사례를 다뤘다. 채용내정도 일반 채용과 마찬가지로 봐야 하며, 적법한 해고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9장 퇴직금 규정이 불리하게 변경될 때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전대로 지급해달라는 소송들을 다뤘다. 단수제와 누진제에 따른 지급률, 기초임금 등 퇴직금 산정 방법에 관한 내용들도 자세히 담겨 있다. 이 과정에서 포항제철은 10년간 대법원을 세 차례 가는 기나긴 퇴직금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10장 2002년 헌법노조 형태로 출범한 공무원노조의 노조 사수와 합법화 투쟁을 다뤘다. 그 뒤 합법화와 통합공무원노조 설립신고 반려, 규약 개정, 또다시 반려되는 과정들을 거쳐왔고, 현재까지도 법내노조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공무원노조가 특별법이 아니라 일반법인 노조법 개정을 통해 인정되어야 하며, 쟁의권도 원칙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11장 교수 재임용제가 정부나 재단에 비판적인 교수들, 학원 민주화에 앞장선 교수들을 축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된 사례들을 다뤘다. 1997년 교수협의회 활동으로 재임용에서 탈락한 세종대 역사학과 교수 소송, 1998년 교수협의회 활동으로 탈락한 안성산업대 교수 소송 등을 담았다.

    12장 한국문화정책개발원의 연구원이 계약직으로 일하다 재임용 탈락 통보를 받고 나서 8년 동안 복직 투쟁을 한 사건을 다뤘다. 기간제 근로자라도 재임용 ‘기대권’이 인정된다면 재임용 제외가 부당해고에 해당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변경되더라도 사업이 계속되는 한 원칙적으로 고용 관계는 승계된 것으로 본다는 대법원 판결을 얻어냈다.

    13장 한국외대 노조의 단체협약 사수 투쟁 중에 끊임없이 벌어진 노조 탄압과 쟁송들을 다뤘다. 억지 징계, 고소 끝에 결국 해고, 복직한 뒤에도 대기발령, 지방 좌천, 사실상 업무봉쇄, 트집 잡아 재해고 등을 5년 동안 겪어야 했던 노조 간부는 승소하긴 했지만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14장 노조에서 ‘야당’ 활동을 하고 통상임금 소송에 관여하는 운전기사들에게 가해진 해고를 다뤘다. 복직과 위자료 지급 판결에 있어, 회사의 항소심에서 원칙 없이 위자료 액수가 깎여 선고되는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위자료 액수가 너무 적기 때문에 회사가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는 것이 쉬워지므로,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15장 대한한공 승무원 객실노동조합설립추진위원회(노추위) 위원장이 해고당하고 4년 넘게 지노위 중노위 행정법원 고등법원에서 패배를 거듭하다 대법원 1승을 거둔 사례를 다뤘다. 결국은 7번의 심급을 거친 셈이고, 그 뒤로도 퇴직금, 위자료 등의 소송까지 합치면 총 11년의 세월이 걸린 것이다. 이에 저자는 노동사건을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하는 전문성 있는 ‘참심형 노동법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6장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을 다뤘다. 경영악화를 이유로 한 공장폐쇄와 해외공장 이전 등 눈속임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1차, 2차, 3차 해고에 대해 각종 행정소송과 민사소송을 끝없이 거쳐야 하는 상황이 마치 ‘형벌’처럼 보인다.

    17장 무노조 회사, 직접고용 정규직 제로인 회사를 만들기 위해 서울공장을 팔고 안산공장으로 이전하며 인사발령을 거부한 31명을 징계해고하고, 또 징계해고 소송에서 승소해 복직한 근로자들을 정리해고한 시그네틱스 사건을 다뤘다. 안산공장장이 별도 회사를 설립하도록 해서 일부 근로자들은 그 회사로 이전시키고, 이를 거부한 근로자들을 정리해고했다. 1년 6개월의 법정투쟁 끝에 1심에서 승소하고 복직했다.

    18장 2008년 서울, 강원 전교조 교사들의 일제고사 거부를 이유로 한 해직 사건을 다뤘다. 일제고사 자체의 위법성, 교사들은 선택의 기회를 부여했을 뿐이라는 점, 유사 사례와의 형평성으로 볼 때 교사 신분 박탈은 지나친 것이었다.

    19장 경기대학교 기간제, 파견근로 해고 사건을 다뤘다. 사용자가 비정규직법 정규직 전환 규정의 적용을 회피하려고 기간제근로와 파견근로를 왔다 갔다 이용하는 경우, 실질적으로 사용사업주와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한다고 인정함으로써 사용자들의 편법에 쐐기를 박았다.

    20장 비영리 공익재단법인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가 2006년 국세청 퇴직자들의 자리 마련을 위해 연구센터 사업비를 전용해 한국주류연구원 설립을 기도하며 벌어진 사건을 다뤘다. 이를 저지하고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해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가 투쟁하다가 고소당하는 과정에서 검사가 추가 조사 없이 경찰 기록만을 토대로 기소하는 등, 불성실하고 무리한 검찰권 행사에 대해 비판한다.

    21장 IMF 이후 국민은행이 명예퇴직에 불응하는 직원을 후선에 배치하고 3년 동안 약 네 차례 전보 발령을 하면서 1억이 넘는 임금 손실을 입힌 사건을 다뤘다. 전보 발령이 사용자의 인사 재량권이라고 하더라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을 거쳐야 한다.

    22장 지방의료원에 근무하던 노동자가 지방의원에 당선되었다는 이유로 통상해고 당했던 사건을 다뤘다.

    23장 생산직 노조는 있으나 사무직 노조는 없었던 지엠대우자동차 사무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다뤘다.

    24장 국민의례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일반임용 되지 못하고 계약이 종료된 한국노동연구원 사례를 다뤘다.

    25장 IMF 이후 부서별로 경영해고 방침이 내려진 (주)아트라스콥코제조한국에서, 해고를 피하기 위해 먼저 무급순환휴직을 도입하고자 제안한 부서장을 해고한 사건을 다뤘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복직했으나 차별대우와 불이익 인사처분이 계속되었고, 결국 다시 징계해고 됐다. 1차 해고 이후 지금까지 15년 이상 불이익, 항의, 법적 구제 절차로 인생의 소중한 시기를 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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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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