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전환'의 역사와 실험
[책소개] 『정의로운 전환』(김현우/ 나름북스)
    2014년 11월 01일 01: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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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전환’은 “작업장의 레이첼 카슨”이라 불린 미국 노동자 토니 마조치의 유산이다. 노동-환경 동맹의 선구자로 불리는 그는 작업장 환경과 건강권을 위해 싸웠으며, 지구온난화에 관심을 가진 최초의 노동 지도자였다. 마조치의 활동은 이후 많은 노동-환경 운동가들의 실천에 영향을 미쳤다. 1부에서는 이러한 ‘노동운동과 환경운동의 연대’의 역사와 경험을 꼼꼼히 들여다본다.

‘사회적으로 유용한 생산’이라는 혁신적인 개념을 개발하고 시도했던 ‘루카스 플랜’의 사례나 독일 녹색당에 영감을 준 오스트레일리아 노동자들의 ‘그린 밴(Green Ban)’ 투쟁 등을 다루면서 이의 성과와 한계, 이에 얽힌 인물들의 분투를 서술했다.

‘정의로운 전환’에 걸맞는 시도들은 한국에도 있었다. 노동인권과 산업재해 예방에 힘쓰며 원진레이온 진상조사를 이끈 노동자 의원 김말룡의 업적이나, 태백과 정선 탄광 노동자들의 필사적인 도전과 실패도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

정의로운 전환

새로운 적록연대의 가능성

책의 2부에서는 후쿠시마 핵 발전소 사고 이후 관심과 호응이 높아지고 있는 ‘탈핵’이라는 과제를 경제와 일자리 전환으로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지, 그리고 여기에서 노동자는 어떤 태도와 전략을 가질 수 있을지 생각해 본다.

핵 발전의 위험성과 숨겨진 의도는 물론 필연적으로 비민주적이고 불공정할 수밖에 없는 핵 발전의 성격을 지적함으로써 탈핵과 에너지 전환 논의가 시급함을 역설한다.

한국 사회의 탈핵 전환은 에너지 체제의 전환이자 탈핵을 지혜롭게 소화해 내도록 집단적 주체, 즉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존재의 전환이라고 본다. 자본과 정부에 의해 탄압받는 노동자와 시민 사이의 단순한 연대를 넘어 반자본주의적 생태 사회를 함께 만들어 내는 연대의 주체가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산 따로, 투쟁 따로, 연대 따로의 운동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생산하고 소비할 것인가를 함께 결정하는 대중운동이 가능하다면, 다른 기술적인 문제는 그러한 동력과 집단적 지혜를 가지고 함께 풀어 가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운동과 환경운동의 갈등

환경운동과 노동운동은 관심사와 접근 방식이 달랐고 직접적인 왕래와 연대가 점차 줄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이런 차이는 환경운동이 공해 피해자 중심의 계급적 공해 추방 운동에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추구하는 탈계급적 시민운동으로 변화하면서 더욱 뚜렷해졌다.

실제로 환경운동과 노동운동은 새만금, 김포매립지, 대전 원자력시설 안전성 문제 등에서 대립하기도 했다. 기업의 사업 수주와 프로젝트 지속에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개별 노동조합의 입장이 상급노조나 시민사회의 입장과 충돌했던 것이다.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발전해 온 노동-환경 연대에 집중하면서 최근 노동조합과 환경단체의 공동 활동 경험을 찬찬히 되짚는다.

해당 산업의 처지와 특성에 따라 입장이 크고 작게 갈리는 노동조합의 대응들을 검토하고 에너지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과 환경운동가, 현장과 지역 주민이 머리를 맞대길 희망한다. 에너지 전환의 관점에서 심야 노동의 철폐를 주장하거나 녹색 일자리 창출 현황과 해외 사례를 살핀 것도 생산적인 쟁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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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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