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태지역 운수노동자들
    “한국 철도민영화 반대 공동행동”
        2014년 10월 29일 11:1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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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19일과 20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철도 지하철 노동조합의 연대단체인 국제노동자교류센터(ICLS: 한국 집행위원장 박희석)가 ‘지속가능한 사회, 환경과 노동권을 지키기’라는 주제로 국제포럼을 열었다.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8개국 철도 등 운수 노동자 150여명이 참가한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한국 정부는 당장 민영화 계획 중단하라. 한국 철도노동자들의 투쟁은 매우 정당하며 모두를 위한 투쟁”이라며 “전 세계 운수노동자들이 한국의 철도 노동자들과 다시 한 번 연대하여, ‘철도 민영화 반대 공동행동’에 나설 것을 호소”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철도 화물을 포함한 철도 분할 민영화를 계획하는 박근혜 정부에게는 그렇지 않아도 만만치 않은 노조와 국민적 저항에 더해 앞으로 국제적 비판이라는 난관이 하나 더 생길 전망이다.

    국제노동자교류센터에 가입한 한국의 철도, 지하철노조 외 일본, 뉴질랜드, 호주, 태국, 필리핀, 대만, 버마 등은 국제운수노련(ITF)의 아태지역 가맹국이기도 한데 이들 국가의 운수노조들은 작년 겨울 철도파업 당시 국제적인 지지 연대활동에서 중심적인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특별결의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낸 한국 철도노조의 김명환 전 위원장은 ‘한국 철도노조의 파업의 성과와 교훈’이라는 세션에서, 박근혜 정부의 민영화 계획이 비단 철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 공공서비스도 대거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고발했다.

    특히 얼마 전 발표한 정부 여당의 계획은 공공서비스 보상 노선, 적자 노선, 기존 및 신설 노선 등의 폐지나 민간 매각 또는 요금 인상 계획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철도시설의 유지, 보수, 차량 정비 등의 분할 매각 계획, 철도 관제권의 경험 없는 시설공단으로의 이관과 인력 감축 계획, 인천공항철도 등 자회사, 출자 회사 매각 계획 등이 포함되어 있음을 폭로했다.

    세션을 마친 김 전위원장은 “한국 철도노조의 작년 겨울 23일 파업은 국민과 함께 한 파업이자 국제 운수노동자들과 보기 드물게 연대한 파업이었다”고 강조하면서, “투쟁은 끝나지 않았고 다시 싸움에 나설 것이다”라고 밝히며 국제적 연대를 외국 참가자들에게 호소했다.

    적지 않은 포럼 참가자들은 작년 겨울 파업에서 한국 정부가 파업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민주노총 건물을 침탈하는 과정을 지켜본 경험이 있었던 데다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민영화 추진 계획들을 지켜 본 경험 때문에 논의를 거친 뒤 특별 결의로 한국 철도 노동자들의 호소에 국제 연대 건설의 약속을 해주었다.

    마닐라포럼 모습

    10월 마닐라포럼 회의 모습(사진=국제노동자교류센터)

    <마닐라포럼 특별결의문>

    한국 박근혜 정부와 집권여당 새누리당의 철도 민영화 공공 철도 해체 강행을 중단하라!

    2014년 국제노동자교류센터 마닐라 국제 포럼에 참가한 우리들은 이번에 한국의 철도노동자들로부터 한국 정부와 집권 여당이 앞으로 대대적인 공기업 민영화를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여기에 철도를 포함한 기본적인 공공서비스가 대거 포함되었다는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공공서비스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다른 어떤 때보다 강조되는 이 때, 무엇보다 ‘민영화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정부의 계획이라는 소리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부는 이를 두고 민영화가 아니라고 하지만 믿을 수 없다. 발표된 내용을 보면,

    1. 공공서비스 보상 노선, 적자 노선, 기존 및 신설 노선 등을 민간에 매각할 수 있게 하거나 폐지, 또는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2. 철도 시설의 유지 보수, 차량 정비 등도 분할해 민간에 매각하고,

    3. 인천공항철도 등 자회사, 출자 회사 매각하고,

    4. 철도 관제권 이관, 인력 감축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누가 봐도 한국철도공사를 해체, 매각하겠다는 계획이며, ‘수익’과 ‘이윤’을 목표로 하는 민영화다. 국민의 공공서비스를 포기하고, 철도 안전을 위협하며 한국에서는 ‘재벌’이라고 불리는 일부 독점적 대기업에게 돈벌이 사업을 만들어 주겠다는 소리일 뿐이다.

    우리는 이미 2013년 철도파업 당시 합법 파업을 탄압하던 현 한국 정권이 ‘민영화 정권’이라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었지만, 이번 계획으로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 철도, 운수 노동자들을 대신하여 우리는 한국 정부에게 이렇게 요구하며 호소한다.

    한국 정부는 당장 민영화 계획 중단하라. 그리고 우리는 한국 철도 노동자들의 투쟁은 매우 정당한 것이며 모두를 위한 투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전 세계 운수 노동자들이 한국의 철도 노동자들과 다시 한 번 연대하여, ‘철도 민영화 반대 공동 행동’에 나설 것을 호소한다.

    2014. 10. 21 국제노동자교류센터 2014 마닐라포럼 참가자 일동

    <마닐라포럼 선언문>

    기후변화, 신자유주의 공격에 맞서 노동과 자연을 지키기 위한 노동 연대 선언

    인간 생활에 필수적인 자연과 노동이 위험에 처해 있다. 인간의 필요가 아닌 기업 이윤을 위한 착취적인 체제의 전 지구적 경제 위기에 의해 지금 둘 모두 위협 받고 있다.

    전 지구적 위기

    자연에 대한 위협은 전 지구적 기후 위기를 보여준다. 이것은 기상의 급격한 변화뿐만 아니라 인간 존재를 위협한다.

    • 나사(NASA)는 2014년 4월부터 9월까지 1880년대 이후 가장 더웠다고 발표했다.

    • 2013년,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증가율이 지난 30년간의 기록을 깼다.

    • 기후변화를 피하기 위해, 전 세계 사람들은 이제 깨끗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 자원과 탄소 배출의 축소를 바라고 있다.

    • 이런 요구들은 석유와 화석 연료에 의존적이어서 상업적이고 낭비적인 소비 패턴을 낳는 기존의 사회 질서와 불가피하게 모순을 일으킨다.

    기후변화가 계속되는 것 자체가 다른 세계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지금의 기후변화는 전자본주의 사회의 인류가 직면했던 위기처럼 희소성에 의한 것이 아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이것은 지나친 풍족함과 과잉 생산에 의해 일어난다. 세계 생산이 실제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되는 동안 생산 과학과 기술의 거대한 격차 때문에 인류는 조금씩 멸종 가능성까지 치닫고 있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인류에 대한 자연의 공격 이전에, 무정부적이고 이윤 중심의 세계 자본주의 생산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선언과 동시에 가능한 낮은 생산 비용을 끊임없이 요구하며 노동자들에게 재앙을 부르고 세계인들의 삶을 고달프게 하고 있다.

    모든 자연과 계급에게 세계 시장에 들어서면 동등한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했던 약속, 소위 세계화라는 것은 빈부 격차를 늘리기만 했다. 오히려 신자유주의, 탈규제, 자유화, 노조 탄압, 유연화 정책은 세계를 더 불평등한 곳으로 만들었다.

    • 보수적인 노동조합 내셔널센터인 AFL-CIO는 2012년 미국의 500대 기업이 평범한 노동자들의 수입보다 354배나 많이 번다고 발표했다.

    • 전 세계 부의 절반에 달하는 미화 263백만 달러는 세계 인구의 1% 부자가 가지고 있다고 2013년 크레디스수이스(Credit-Suisse)가 보고했다.

    • 국제적인 NGO기구인 옥스팜은 85명의 억만장자들의 부를 전부 합치면 전 세계 빈민 35억 명의 연간 소득에 맞먹는다고 2014년 1월 발표했다.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세계화가 노동자들의 권리와 복지마저 세계적 위기에 빠뜨린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실질 임금은 떨어지고 있다. 기본적 공공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축소되고 있다. 정규직은 비정규직으로 대체 된다. 회사들은 노동력을 축소하는 대신 빈곤임금 밑에 있는 나라들에게 외주화한다. 가격 정책은 한 때 정부의 규제를 받았지만 이제 시장에게 맡겨졌다.

    신자유주의 경제 선언은 대기업들을 위한 이윤 중심의 것임이 드러났다. 전 세계적으로 노동 조건이 악화되었고, 선진국들은 WTO, ILO의 의정서 같은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특히 금융시장 자유화 이후 일어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더욱 그렇다.

    세계 노동운동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철폐가 필요하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화를 옹호하는 자들은 지역 단위로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아직도 설교하고 다닌다. 내년에는 EEC와 같은 동남아시아 지역은 10개 국가의 경제 통합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세계화를 지지하는 AEC은 “자유무역”의 표현체다. 노동자들의 자유나 제3세계 경제를 위기에서 꺼내오기는커녕 돈 벌 자유만을 찾는다. 신자유주의처럼 AEC는 아태 지역 국가들의 협력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것은 자유화, 탈규제, 신자유주의, 노동 유연화를 계속해 경쟁을 강화하고 전세계 노동 조건을 악화할 것이다. AEC는 경쟁이지 협력이 아니다.

    이에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의한 노동과 자연에 대한 공격이라는 두 맥락에서, 우리는 노동자로서 인간으로서 진정한 연대를 건설할 것을 결의한다.

    다른 어느 때 보다 전 세계 노동자들의 단결은 필수적이다. 노동자들의 권리와 복지를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거꾸로 된 세계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서, 인간 생존을 위해서도 그렇다. 국제노동자 연대는 이제 죽느냐 사느냐 문제다. 전 세계 노동자여, 단결하고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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