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 소선거구제 바꿔야
    "선거제도 개혁 이후 개헌 논의"
        2014년 10월 22일 07:1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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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와 청와대를 둘러싸고 개헌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선거법 개정 없는 개헌 논의는 집권세력의 장기집권 전략”이라며 선거법 개정 후에 개헌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개헌 문제에 대해 심 대표는 “청와대 빼고 개헌을 다 말하고 있다. 국민들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의원들도 필요성에 대해 크게 강조하고 있다”며 “절대 다수가 동의하는 핵심적인 문제의식은 현재의 양당 중심의 정치는 이제 역사적 시효가 끝났다, 소선거구제의 역사적 시효가 끝났다”는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개헌 논의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현행 소선거구제의 선거제도 개혁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선거제도 개혁이 선행되지 않은 권력 분점형 개헌은 집권세력의 장기집권 전략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대표성을 확대할 수 있는 결선투표제는 연정(연합정치,연립정권)을 훈련하는 매우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선거법 개정을 선행하지 않은 개헌 논의는 이번 김무성 대표와 청와대 간의 공방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집권세력 내의 권력다툼 소재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 연장선에서 일본식의 자민당 일당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지금 양당체제를 그대로 두고 이원집정부제로 가자는 것은 지금 집권세력의 장기집권 전략”이며 “일본식으로 자민당의 영구집권체제와 유사하게 갈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심상정 간담회

    출처는 정의당 홈페이지

    심 원내대표는 “선 선거구제 개편, 후 개헌”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늦어도 내년 1월부터는 국회 정개특위가 구성이 돼서 선거법을 비롯한 정치개혁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해가야 한다. 저희 당은 결선투표제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당론이긴 하지만, 지금 중대선거구제를 포함해서 다양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있다. 이것을 포괄해서 선거법 개정 문제가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개헌 논의도 국민적 공감 하에서 진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자신이 작년에 선거구제 인구수 비례 3:1을 2:1로 바꾸는 헌법소원을 냈다고 밝히며 내년 상반기에 2:1 결론이 나올 것을 낙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어차피 선거구제가 큰 틀로 개편될 수밖에 없는 상황과 맞물려서 선거법 개정이 제대로 논의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 연결시켜 헌법소원의 결과 인구수 조정으로 더 늘어나는 의석수가 있을 때 이를 비례대표 의석으로 보정하는 방법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 심 원내대표는 내각제로의 제도 개편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연정의 경험과 기술이 축적된다면 저는 내각책임제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구체적인 형태야 좀 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내각책임제가 대표성에 있어서 가장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의 “대통령중심제에 소선거구제에서는 제도적으로 연정 자체가 봉쇄”돼 있고, 이런 제도적 환경에서는 내각제로의 전환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금 (개헌 관련해서) 이원집정부제가 중심적으로 이야기 나오고 있는데, 즉 내각책임제로 전환하자는 건데, 내각책임제에 대해서 국민적 공감을 얻으려면 우선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리고 연정을 해본 경험, 연정의 기술을 축적해야 한다. 그러려면 개헌의 정당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위해서도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이 선거법 개정”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양당 정치로는 지역주의나 이념적인 대립구도 외에 다양한 계층들의 의견과 목소리를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정형 정치체제를 선행, 그 경험이 축적되면 내각제 요소를 도입하는 권력구조가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심 원내대표의 말이다.

    그는 공천제도 혁신을 위해서라도 선거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심 원내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와 같은 제도도, 그동안 공천권을 쥐고 흔들었던 기성정치권에 일정 부분 혁신의 의미가 있지만, 제가 지역구를 해봐도 중앙 계파가 그대로 반영돼있다”며 “그래서 어느 정도 개혁성을 담보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고, 또 하나는 정책 중심의 정당정치 발전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공천제도의 혁신을 담보하기 위해서도 저는 선거제도의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심 원대대표는 다가올 총선에서 교섭단체 확보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 “당의 목표”라며 “선거법 개정에 올인할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 흩어진 표가 진보정치에 실망한 표도 있지만 현재의 선거제도 하에서는 어렵다고 판단해 표를 주지 않는 분들도 많다”며 “선거법이 개정되면 정의당으로 출마하려는 사람도 많이 생길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2016년까지 가는 과정에서 정치지형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부 인사 영입에 대해서 심 원내대표는 “외부 인사를 영입하고 정의당을 확대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그냥 명망가 한두 사람 불러들이는 방식으로는 하지 않고 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의제 주도력을 높일 것”이라며 “정의당은 뭐하는 곳이냐”는 질문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통해 외연을 확대하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아마 외부인사 영입도 가능할 거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의 정치현실에 대해 “지금 정치체제는 상대방의 실패에 의존하는 정당체제다. 이 당 싫어하면 당연히 우리당 찍을 거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나. 국민들을 바라보는 정책정당이 아니고, 상대방의 실패에 의존하는 정당체제이기 때문에 후진적”이라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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