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호구’
    MB 해외자원외교 5가지
        2014년 10월 21일 05: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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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 시절 무리하게 벌인 해외자원 개발 사업이 모조리 부실덩어리라는 점이 2014년 국정감사에서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관련 사업으로 날렸거나 날릴 예정인 국민 혈세의 규모가 점점 불어나고 있다.

    그래서 MB의 해외자원외교가 무엇인지, 그리고 광물 캐듯이 나오는 실패한 사업들이 무엇인지 짚어봤다.

    0. MB 해외자원외교란?

    우선 MB 해외자원외교가 무엇인지 짚어보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내에서 이용하는 에너지 자원 97%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해결코자 해외 에너지 및 자원을 직접 개발하려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공기업별로 ‘자주개발률’을 할당했다.

    그러나 에너지 자원 개발이라는 것 자체는 10년 이상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 결국 공기업들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이미 개발이 완료됐거나 개발이 임박한 광구를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사는 방법을 채택했다.

    문제는 2008년 이후는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불어 닥쳤던 시기. 이미 국제 에너지 자원 가격은 치솟을 대로 치솟은 상태에서 공기업들은 프리미엄까지 얹어주고 광구를 매입했다. 그래서 ‘글로벌 호구’, ‘글로벌 호갱님’이라는 별칭을 붙여주는 언론도 생겼다. 당연히 평가손실액은 상상을 초월한다.

    1. 멕시코

    MB 해외자원외교 처참한 실패는 멕시코 볼레오 동광개발에서 시작한다. 추정되는 손실액은 최대 2조 원 가량이 될 전망이다.

    6일 정의당 김제남 의원(산업위)에 따르면 멕시코 볼레오 동광개발 사업에 2008년 광물공사는 대한민국 지분 30%를 얻기 위해 무려 10배나 되는 프리미엄을 얹은 7,600만 달러를 지불했다. 이후 2011년 6월 착공했지만, 1년만인 2012년 6월 최종 부도가 났다. 당초 예상했던 개발 비용보다 5억 달러가 더 필요하게 되자 대주주인 바하마이닝사가 손을 놓아버린 것이다.

    2012년 6월은 총선이 끝나고 대선이 본격화되는 시기로, MB정부와 광물공사 측은 이러한 사실을 숨겼다. 심지어 이미 ‘멘붕’에 빠진 바하마이닝의 지분을 1, 2차로 나누어 인수하는 계약까지 체결했다.

    그런데 감사원이 올해 6월 감사한 결과 그때 당시 이미 통제권이 대주단에게 넘어간 상태. 그런데도 김신종 사장은 바하마이닝사와의 지분 인수계약을 이사회가 승인하지 않으면 1억 6,3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반면, 9,0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면 1차로 지분이 51%까지 늘어나 운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득해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1차로 투입한 9,000만 달러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이다. 송금 과정에서 이사회 승인도 없었고, 돈을 받은 볼레오측의 회계조직도 이미 와해된 상태에서 실제로 그 돈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확인할 길도 없다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당시 기사 참조. (기사 링크)

    참고로 김신종 전 광물공사 사장은 MB의 최측근으로 이 전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9차례나 동행했고, MB의 형님인 이상득 전 의원의 자원외교에도 7차례나 수행한 바 있다.

    볼레오 부실

    볼레오 동광사업 혈세 탕진 규탄 회견(사진=김제남 의원 블로그)

     2. 캐나다

    13일 정의당 김제남 의원(산업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역시나 MB정부 시절인 2009년에 캐나다 뉴펀들랜드섬의 정유공장인 NARL을 포함한 모회사인 하베스트를 4조원을 들여 인수했다.

    그런데 하베스트의 시가 총액은 1조2천억 원 정도였고, 지분구조도 경영진이 4.04%로, 최소 600억 원 들여 5%의 지분만을 매수하면 경영권이 확보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지분 100%와 채무 전액을 사들였다.

    무리한 매입으로 허리가 휠 지경인데 NARL은 석유공사가 인수하자마자 매출은 계속 느는데도 당기순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2013년에만 6,34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그런데도 석유공사는 노후시설 유지보수라는 목적으로 총 3,500억원을 더 쏟아부었다.

    그러다 결국 지난 8월 투자자문회사로 알려진 실버레인지라는 회사에 900억 원이라는 헐값에 NARL을 팔았다. 그런데 이 회사는 직원 2명만이 있는 유령회사로 실체가 불분명하다. (관련기사 링크)

    3. 몽골

    6일 새정치연합의 박완주 의원(산업위)에 따르면 석탄공사는 사업이 타당하다면서 지난 2010년 몽골 석탄개발 투자를 결정해 한몽에너지개발(주)을 설립해 몽골 훗고르 탄광 지분 51%를 인수했다. 그런데 석탄을 생산해도 판로가 없어 판매량은 8.6%에 불과했다. 석탄을 캐면 캘수록 오히려 적자만 늘어나는 것이다 .

    이 때문에 2013년 차입금을 비롯해 자본이 완전히 잠식했는데 오히려 올해 7월 19억 원을 추가 투자해 출자자본금 등을 더해 총 293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와중에 감사원 내부 감사결과 몽골로 파견된 관리이사와 대표이사는 자금관리 태만 및 사무실 신축 계약 집행과 관련한 부적절함이 드러났고, 통역사와 회계사는 수억 원의 자금횡령과 직무유기도 드러났다.

    4. 남아프리카공화국

    21일 새정치연합의 오영식(산업위) 의원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블락플라츠 유연탄광 개발사업에 지분을 투자했다가 투자 원금 187억 원 중 176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당초 광물공사는 2010년 자체 분석한 투자여건 보고에서 블락플라츠 원탄의 탄질이 발전용 유연탄으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공사가 남아공 현지 외부전문기관에 기술 실사를 의뢰해 받은 보고서는 탄질이 예측한 것과 현저한 차이가 있어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런데도 광물공사는 재검토를 하기는커녕 이사회 사후 승인을 조건으로 본 계약을 급하게 체결하고 내부 투자심의회에서는 탄질 수치를 조작해 보고해 투자를 강행했다.

    5. 인도네시아

    21일 새정치연합의 추미애 의원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201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인도네시아 카푸아스에서 유연탄 개발산업을 진행하며 총 320억 원을 지급했지만, 페이퍼컴퍼니에 속아 다 날리게 될 처지이다.

    그런데 카푸아스 탄광의 순자산 가치는 2014년 6월 266억 원에 불과해,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54억 원이 증발했다.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사업 파트너인 PGWC가 개발사업을 위한 산림훼손허가 문제를 계약 기간 내 해결하지 못하면서 투자금액을 회수할 수 있을지 미지수인 것이다.

    광물공사는 원금과 이자를 포함한 매매금 292억 원을 총 5회에 걸쳐 매도자 측에 분할 환매한다는 방침이지만, PGWC의 핵심 대주주인 Benny가 상환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추 의원은 PGWC의 주소는 조세회피처인 버진아일랜드에 위치한 페이퍼컴퍼니이며, 광물공사는 이미 소송까지 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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