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오늘, 성수대교 참사
"세월호 진실 끝까지 밝혀야"
    2014년 10월 21일 01: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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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 참사가 발생한 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1994년 10월 21일 오전 7시 40분경 성수대교 상판이 끊어지면서 다리가 무너져 승용차 4대, 버스 1대가 강으로 추락했다. 총 32명이 목숨을 잃은 대형 참사였다.

세월호 침몰 사고와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가 연달아 일어나면서 이제 겨우 우리사회에 ‘안전’이라는 문제가 화두로 자리 잡았지만, 과거 참사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들은 여전히 두려움과 불안감에 떨고 있다.

20년 전 성수대교 참사 생존자 역시 여전히 그 날의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고, 최근 벌어진 대형사고를 볼 때마다 당시의 끔찍했던 기억이 다시금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한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힌, 다 끝난 참사가 그들의 기억 속에 여전히 현재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성수대교

성수대교 참사 생존자인 이경재 씨는 21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사람들 기억 속에는 잊혀져가는 것 같다. 하지만 사고 당사자들은 절대 잊지 못한다. 세월호 사고도 끝까지 진실을 밝히셔야 한다. 지금 목소리를 안 내면 나중은 없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22살 의경이었다던 이 씨는 동료 11명과 함께 승합차를 타고 경찰의 날 표창을 받기 위해 성수대교를 지나고 있었다고 한다. 갑자기 아스팔트가 치솟더니 다리 아래로 추락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이 씨가 눈을 떴을 때 여기저기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버스는 납작하게 눌려 뒤집어져 있었고, 그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중삼중으로 겹쳐있었다. 이 씨와 그의 일행은 다행히 상판과 함께 추락해 생명에 지장은 없었고, 구조에 나섰지만 끝내 32명이 사망했다.

이 씨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여전히 당시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년이 지났다. 처음에는 그걸 생각을 안 한다. 아마 잊으려고 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5년 정도 지난 그 때부터는 그와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면 굉장히 두려웠다. 특히 다리를 건널 때는 좀 빨리 건너려고 하는 그런 운전습관이 생겼다. 모든 다리에서 신호가 걸려있으면 도망쳐 나오고 싶다”며 “최근에는 동대문 쇼핑몰 쪽에 갔었는데 건물이 흔들리는 걸 느껴서 혼자 뛰쳐나온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사고 이후 이렇다 할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사고 당시에는 외상 이외에 정신적인 트라우마에 대한 인식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20년이라는 세월을 혼자 견뎌왔다고 한다.

그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과 생존자들에 대해 “그분들도 큰 사고를 당했던 거니까 저하고 비슷할 거 같다. 자꾸 잊으려고 할 거다. 지금은 못 느껴도 시간이 지나면서 아마 저와 똑같은 트라우마를 겪을 것”이라며 “성수대교든 대구지하철이든 다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힌다. 그 때만 잠깐 기억하고. 사람들 기억 속에는 잊히는 것 같더라. 그런데 사고 당사자들은 절대 잊지 못한다. 세월호 사고는 끝까지 진실을 밝혀야 할 것 같고, 지금 목소리를 안내면 나중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더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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