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교육대,
학생 자치권, 단결권 침해 심각
학생회 회칙 제개정 총장 승인받고, 정치활동 일체 금지
    2014년 10월 20일 12: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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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산하 기술대학인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학생회 회칙 제·개정을 할 때 총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거나 학생의 정치단체 가입과 활동 등을 일체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학생 자치권과 단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의 ‘학생 단체 및 학생활동 지도 시행 지침’에 따르면 학생회의 회칙 제개정은 총장의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있다. 타 대학의 경우 학생회 회칙 제개정 시 이 같은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이 한기대는 학칙 제88조 ‘정치단체 가입 및 활동의 제한’ 규정을 둬 학생이 정치단체 가입 및 활동, 집단적 행위, 농성, 수업거부 등을 금지하고, 집회를 할 때에도 학생처장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는 타 대학에선 볼 수 없는 학칙이기 때문에, 한기대가 학생회의 자율적 활동과 의결 등을 사전 검열하고 원칙적으로 학교에 불리한 회칙 개정을 막겠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0년 대학생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학칙에 대해 ‘기재 조항의 전면 삭제’를 권고하고 있다. 또 집회 사전허가를 받도록 한 것은 학생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진정을 기각하나 사전허가제로 운영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는 조항도 있다. 그럼에도 한기대는 기존의 학칙을 유지하고 있어, 사실상 국가인권위의 권고 사항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은 20일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학칙으로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조항에 대해 전면개정 또는 삭제할 것을 정책권고한 사실이 있는데, 여태 유지한 것은 충분히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나 ‘조항은 있지만 실제로 처벌한 사례가 없다’는 것이 한기대의 입장이다.

우 의원실에서 대학생의 정치활동 등을 금지하는 조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한기대는 “지금까지 학생 개인이나 학생회의 정치활동 및 정당가입 등을 금지하거나 제한한 적은 없으며, 이를 이유로 처벌한 사례도 없다”며 “교직원들의 정치활동 금지에 대한 복무규정 조항도 2012년 폐지됐고 학생들의 정치활동 금지에 대한 학칙도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이라고 답했다.

집회 시 사전 허가를 받는 것에 대해서 한기대 측은 소음 등을 발생시킬 수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학내 집회 등에 대해 사전 승인 혹은 허가를 얻도록 하는 것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우 의원은 “교직원 정치활동 금지 조항은 이미 폐기했고, 학생 정치활동과 관련해서 처벌한 사례 등이 없다는 것과 이미 사문화된 조항임을 이야기하고 있으나, 그와 별개로 기존에 계속 존재해 온 학칙으로 학생들에게 압박을 주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정치적 자유를 학칙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 비난받아야 할 상항”이라고 질타했다.

학내 집회가 소음을 발생할 수 있어 신고가 필요하다는 한기대 측의 주장에 대해서 우 의원은 “사전신고제를 도입해 신고 측과 조율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국가인권위원회는 사전허가제는 허용될 수 없다고 결정하고 있으므로, 사전신고제로 운영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 의원은 “학생회는 말 그대로 학생자치기구로서 자치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노동인권을 논하는 노동부에서 학생의 기본권을 억압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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