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중환점령운동과 중국 정치
    [중국과 중국인] 홍콩 시위, 공산당 내부 문제와 연결
        2014년 10월 20일 10:1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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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강제해산 시키고 40명이 넘는 참가자들을 체포하면서, 9월 28일의 격렬했던 충돌 이후 소강상태에 처해있던 홍콩 정부와 시위대의 대치국면이 가파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대화와 무력 진압을 언론에 흘리면서 시위대를 압박하고 있고, 반대로 시위대는 행정장관 선출의 완전한 민주화를 요구하며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언론에 의해 중환점거운동(占(领)中(环)运动: 중환지역은 홍콩의 정치-상업 중심으로 홍콩 정부와 입법부 및 외국 영사관과 수많은 은행과 국제금융기구들이 위지한 곳) 또는 우산혁명(경찰의 최루탄을 우산으로 막아낸 것에서 유래)으로 명명된 홍콩 시민들의 반발은 지난 8월 말,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全国人民代表大会常务委员会)의 홍콩 행정장관 선출방식에 대한 결정으로 인해 촉발되었는데, 문제는 과거 ‘6.4 천안문 추모집회’나 ‘월가 점령’ 시위 등 외부 행동에 대한 지지 차원의 시위와는 달리 이번에는 바로 자신들의 문제로 많은 시민/학생들이 참여하는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생들이 주도하고 있는 이번 시위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시위대가 행정장관 선출 방식이라는 정치적인 주제를 내걸고 있지만, 이면에는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홍콩의 경제상황과 이로 인한 취업에 대한 불안감이 훨씬 크게 자리 잡고 있으며 이로 인한 중국 정부에 대한 반발심의 표출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홍콩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중국 정부의 홍콩 정책에 대한 홍콩 주민들의 우려가 이번 시위를 통해 폭발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본질에 가까운 것처럼 보인다. 홍콩의 중국 반환을 전후해 적지 않은 홍콩 주민들의 해외 이민은 경제적인 문제보다는 중국 정부의 통제 하에서 누렸던 정치적 자유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HONGKONG-CHINA-POLITICS-DEMOCRACY

    지난 9월의 홍콩 민주화시위 모습

    150여 년의 영국 통치 아래서 충분한 정치적 자유를 누렸던 홍콩 주민들은 ‘6.4 천안문사태’나 ‘파룬공(法轮功)’ 수련자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을 지켜보면서 “홍콩인들에 의한 홍콩 통치(港人治港)”라는 일국양제(一国两制)의 기본 정신, 즉 50년 동안 홍콩의 자치를 보장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약속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되었으며, 이들의 이러한 우려는 이미 매년 이어지고 있는 ‘6.4 천안문 추모집회’ 등에서 그대로 표출되고 있다.

    따라서 2017년 행정장관 선거와 2016년 입법회(立法会, 의회) 선거 골자 및 입후보자 추천 방안에 대한 전인대 상무위원회의 결정은 중국 정부가 홍콩에 대한 정치적 자유를 보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홍콩 주민들의 의구심에 불을 지핀 격이 되고 말았다.

    홍콩의 중국 반환 후 지난 2012년까지 치러진 홍콩 행정장관은 1200명으로 구성된 선거위원회에서 선출되었는데, 이는 보통선거를 통해 최고 지도자를 선출하고자 하는 홍콩 주민들의 희망과는 배치된 것이었다.

    이 때문에 홍콩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기본법*의 정신을 바탕으로 보통선거를 통한 행정장관 선출을 요구했지만, 이번 중국 전인대의 결정을 통해 자신들의 기대가 무망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2~3인의 행정장관 후보를 선출하되, 각 후보는 후보추천위원 과반수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전인대 상무위원회의 결정은 결국 홍콩 주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중국 정부의 통제 하에 있는, 다시 말해 중국 정부의 입맛에 맞는 행정장관을 선출하겠다는 의사표명이었다.

    문제는 홍콩의 행정장관 선출 문제가 홍콩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중국의 정치상황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홍콩 문제를 담당(中央港澳工作协调小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홍콩, 마카오 업무 협조 소조)하고 있는 중국공산당의 최고 책임자는 정치국 상무위원이면서 전국인민대표대회상무위원회 위원장인 장더쟝(张德江)인데, 그는 총서기 퇴임 이후에도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는 쟝쩌민 세력의 핵심 인물로 시진핑의 개혁 정책에 대해 속도 조절을 주장하는 인물이다.

    현재 중국의 정치상황은, 알려진 바와 같이, 시진핑 집권 이후 2년여 동안 쟝쩌민 세력의 핵심 인물들에 대한 반부패 조사가 지속되고 있으며, 곧 베이징에서 개최될 18기 4중전회(제18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에서는 쟝쩌민 세력의 핵심인물이었던 조우용캉(周永康, 전임 중앙정법위서기)에 대한 당의 공식적인 처리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구 세력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홍콩의 시위대에 대한 장더쟝 주도의 초기 강경 대응과 역시 쟝쩌민 세력의 일원이면서 중공의 언론매체를 장악하고 있는 리우윈샨(刘云山, 정치국 상무위원 겸 서기처 서기)의 중국 언론을 통한 강경한 입장 표명은 홍콩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시진핑이 개혁파인 부총리 왕양(汪洋, 공산당 광동성 위원회 서기로 재직할 때 주민들의 불만을 대화로 해결한 경험이 있음)을 특파했지만 민심을 달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중국의 중요한 정치 행사인 4중전회를 목전에 두고 발생한 홍콩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대해 중국 당국이 한 목소리로 대응하고 있기는 하지만, 시진핑을 비롯한 개혁 세력은 좀 더 대화를 통한 해결에 기조를 두고 있고 장더쟝을 비롯한 보수 세력은 연일 강경한 입장을 쏟아내고 있다.

    문제는 홍콩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이다. 홍콩 주민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자니 당과 국가의 최고 책임자인 시진핑이 보수 세력들의 비판에 직면하게 되고, 강경하게 대응하자니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주변 국가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6.4 천안문사태의 무력진압과 그로 인해 중국 내부와 강력한 국제적 압력을 경험했던 중국 정부와 새로운 개혁을 준비 중인 시진핑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행정장관 선출 방법 때문에 불거진 홍콩 주민들의 시위는 이 문제의 해결 방식에 따라 홍콩의 정치적 민주화는 물론 중국공산당의 내부 정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 기본법(中华人民共和国香港特别行政区基本法): 홍콩특별행정구의 행정장관(대통령)은 선거 또는 협상을 통해 선출하고 중앙정부가 임명한다. 행정장관의 선출은 실제 상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최종적으로는 광범위한 대표성을 갖는 후보 추천위원회가 민주적 절차를 거쳐 추천한 후 보통선거로 선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제4장 45조)  

    필자소개
    중국의 현대정치를 전공한 연구자. 한국 진보정당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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