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적연금시장 활성화,
    대기업의 또 다른 수익 창구 창출
    퇴직연금제도 '제2의 의료민영화'
        2014년 10월 17일 05:22 오후

    Print Friendly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퇴직연금제도가 ‘제2의 의료민영화’라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공적연금 활성화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일부 정치권에선 “국민여론의 반대로 민간의료보험을 키우지 못하니 대신 사적연금시장 활성화를 통해 재벌에 새로운 수익을 찾아주겠다는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퇴직연금제도가 시행되면 재벌은 퇴직연금을 자회사를 통해 운용할 수 있게 돼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대기업에 또 다른 수익 창구, 영세기업은 퇴직연금 도입 여부도 불투명
    연금제도 핵심인 소득대체율도 장담 못해

    현재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약 87조 원이다. 2030년이 되면 900조 원으로 팽창할 것이라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말이다. 국내 퇴직연금 운용관리업무를 하는 증권사는 현재 50개 중 13개에 불과하다.

    퇴직연금 제도가 시행되면 재벌 기업들은 수조원에 달하는 기금형 펀드를 자회사를 통해 직접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자회사 물량 몰아주기 등으로 대기업 계열사가 아니라면 살아남기 힘든 시장구조라는 것이다. 이는 대기업에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기는 셈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은 17일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은 서민보다는 재벌을 위한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정부가 급하게 퇴직연금 대책을 내놓은 저의가 국민여론의 반대로 민간의료보험을 키우지 못하니 대신 사적연금시장 활성화를 통해 재벌의 새로운 수익을 찾아주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300인 이상 기업은 76%이다. 하지만 10인 미만 사업장은 고작 11% 밖에 되지 않는다. 기업의 자금 사정에 따라 퇴직연금제도 보장 여부가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또 퇴직금을 사외에 적립해야 한다는 위험 부담도 퇴직연금제도를 반대하는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연금제도의 핵심인 소득대체율과 관련해서도 기획재정부는 정확한 수치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박 의원이 퇴직연금제도 도입 후 소득대체율에 관해 자료를 요청하자, 기재부는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이 충실히 실행될 경우 퇴직연급 소득대체율이 전체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사전적 소득대체율 변화를 예상하는 것은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에 박 의원은 “소득대체율이라는 것은 연금제도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료인데, 이에 대한 정확한 수치가 없다는 것은 퇴직연금 대책에 대해 국민들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일본 퇴직연금 제도로 막대한 손실입어
    위험성에 대한 대책은 없어

    갑작스럽게 경제위기가 와서 자산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그 여파로 퇴직연금의 투자 손실이 겹칠 수 있다는 것 또한 퇴직연금의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 전례로, 미국의 퇴직연금 제도인 ‘401K’는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해 다우존스지수가 8000선이 붕괴, 약 30%의 손실을 입었다. 또 401K를 운용하던 엘론과 월드컴 등은 회계부정으로 파산해 근로자들이 낸 퇴직연금 약 20억 달러를 피해봤다. 일본도 자산운용사인 AIJ사가 파산하면서 근로자 88만 명의 퇴직금인 약 2000억 엔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손실한 바 있다.

    이 같은 전례가 있음에도 정부는 제도만 내놓을 뿐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수탁자의 책임 부과 문제와 안정된 기금운영을 보장할 방법, 근로자의 수급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준비조차 돼 있지 않다는 것이 박 의원의 말이다.

    박 의원은 “만약 노후가 100% 안전하게 보장된다고 한다면,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크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정부가 위험자산 보유 한도를 40%에서 70%로 규제를 풀어줘서 자율적인 투자운용을 열어줬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들의 노후보장을 걱정한다면 무엇보다 공적연금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