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홈쇼핑 등 불공정 심각
    중소기업에 더 높은 수수료 매겨
        2014년 10월 17일 03: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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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홈쇼핑 시장이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는 가운데, 홈쇼핑 업체와 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가 문제시 되고 있다. 롯데 등 국내 거대 TV홈쇼핑 업체는 중소기업 납품 수수료율을 대기업에 비해 높게 받아 챙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엔 중소기업 보호‧상생 조건 사업승인을 받은 업체도 있어, ‘말 뿐인 상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7일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출받은 ‘국내 TV홈쇼핑 시장의 판매액(상품거래금액) 추이’를 보면, 2011년 10조 6398억 원에서 2013년 12조 9531억 원으로 급증했다.

    TV홈쇼핑 시장이 급격하게 커진 이유는 정부가 서비스산업 활성화 대책으로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판로를 확대한다는 명분하에 사업자 수를 늘려왔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을 위해 강구한 대책으로 인해 TV홈쇼핑 업체가 덕을 본 셈이다.

    이처럼 TV홈쇼핑의 소비자 물품 구매량은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며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채널은 6개밖에 되지 않아 TV홈쇼핑에 입점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은 TV홈쇼핑과의 관계에서 철저한 ‘을’의 입장에 놓여있고, 각종 불공정 거래와 부당행위에 손 놓고 당하기만 하고 있는 처지다.

    불공정 행위로는 △TV홈쇼핑 업체들이 ARS 할인 비용 등 판촉 비용의 50% 이상을 납품업체에 부담시키는 행위 △TV홈쇼핑 측이 서면계약 이전에 구두로 상품 제조를 요구했다가 방송 직전에 취소시키는 행위 △홈쇼핑사가 자신에게만 배타적으로 상품을 공급할 것을 강요하는 행위 △계약 시 3회 방송을 약속하고 첫 방송 후 매출 부진을 이유로 나머지 방송일정을 취소‧변경해 납품업자에 재고 부담을 떠넘기는 행위 △회사 홍보 등에 관한 영상물을 특정 업체를 통해 제작하도록 강요하는 행위 등이 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납품업체들의 피해가 큰 핵심적인 불공정행위를 중점적으로 시정하고, 구조적인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 시 홈쇼핑‧인터넷쇼핑 업체가 준수해야 할 가이드라인을 제정‧보급하겠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

    하지만 최근 롯데홈쇼핑 비리 사건을 보면 가이드라인 제시나 납품업체 대상 서면실태조사만으로는 해결되거나 개선될 수 없는 사안으로, 보다 지속적인 감시·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철저한 현장조사와 더불어 반복되는 불공정행위의 근절을 위해 문제의 TV홈쇼핑 업체 재승인을 취소하는 등 관계부처와의 협력을 통해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롯데홈쇼핑의 불공정 행위를 보면, 방송의 공공성과 협력업체와의 관계 등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해 왔다. 롯데가 인수했던 우리홈쇼핑은 지난 2010년 방통위 재승인 시, 중소협력업체에 대한 보호 및 상생 방안과 공익성 확보 등을 조건으로 중소기업제품에 대한 편성비율(65% 이상)을 의무적으로 부과 받았다. 주로 중소기업을 위한 채널로 사용되는 홈쇼핑 업체라는 뜻이다.

    하지만 롯데는 시청률이 높은 프라임 시간에 중소기업 제품 대신 대기업 제품을 배치하는 등 수익성에만 매진했다.

    더 큰 문제는 TV홈쇼핑 업체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큰 수수료를 받아 챙긴다는 것이다. 그 중 롯데홈쇼핑의 중소기업 납품 수수료율은 대기업 납품에 비해 7.4%p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6개 TV홈쇼핑 전체의 평균 수수료율은 34.4%인데, 대기업 납품업체에 32.0%를 적용하고 중소 납품업체에는 34.7%를 적용해 평균 2.7% 높았다.

    김 의원은 “당초 중소기업 전용 채널로 출범한 롯데홈쇼핑이 본래의 역할을 이행하지 않고, 오히려 중소기업들에게 대기업 납품업체에 비해 7.4%나 더 높은 수수료를 챙겨왔다”며 “더구나 최근 비리사태 조사 결과로 드러난 협력업체와의 비리행위까지 감안하면 당연히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돼야 할 것이다. 그래야 다른 TV홈쇼핑업체들에게도 경종을 울리게 될 것”라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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