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과 현장에서
    우리를 위한 우리의 Party 열자!
    [기고] 마포파티, 노동자파티, 상인파티...새로운 상상력을
        2014년 10월 16일 03: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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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달 전의 이야기지만 6.4 지방선거는 참 힘든 선거였다. 무엇보다 탈당 후 정치비전을 그릴 그릇을 찾기가 힘들었고 세월호 참사 속에서 국가가, 정치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근본 질문 앞에서 새로운 정치대안을 이야기하는 것이 힘든 지점이었다.

    지방선거의 특성상 생활변화공약과 지역의제도 같이 이야기했지만, 선거가 끝난 지금 이 힘든 지점에 대한 이야기를 더 유권자와 했어야 하는데 라는 아쉬움도 든다. 그만큼 정치변화는 근본적이고 절박한 과제라는 생각이다.

    지금의 정치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 세월호의 진실을 규명하지 못하는 정치, 유권자가 아닌 정치세력을 위해 존재하는 정치를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 여기에 대한 작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전국 최초 지역당 마포파티와 함께 한 지방선거

    필자는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마포파티의 추천후보로 무소속으로 선거에 임했다. 필자를 포함해 지역에서 수년간 복지활동을 한 설현정과 SSM 저지를 위한 상인들의 싸움에 함께한 조영권, 유일한 진보정당 구의원인 오진아가 마포파티의 추천후보였다. 네 명 중 세 명은 무소속이고 오진아의원은 정의당 소속이다.

    마포파티는 정당법상 등록이 불가능한 지역당이다. 그래서 당을 표방하지만 정치적인 시민단체인 셈이다. 하지만 마포파티는 거기에 머물지 않고 정식적인 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한 시도를 지속하기로 하였다.

    마포파티는 지방선거 전 5월 창립파티를 열었다. 그래서 마포파티 당원들이 직접 후보를 선출할 수 있는 수준이 되지 않아 적극적인 추천과 지지운동을 통해 선거를 진행했다. 그 이유는 추천후보들이 지난 수 년 동안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하는 활동과 연대투쟁 속에서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였을 것이다. 당선된 후에 마포파티의 결정과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함께할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실제로 4명의 후보는 공동의 공약도 만들고 마포파티 회원 앞에서 주민의 후보가 되겠다는 후보서약도 진행하였다. 마포파티의 선거 분위기는 상당히 좋았다. 주민들에게 마포파티, 마포 지역당이라는 것을 설명하긴 힘들었지만 마포파티 내에서는 새로운 정치를 한번 해보자는 진보정당 초창기의 설레임도 느껴졌다.

    다른 선거구 후보도 내가 사는 선거구 후보처럼 홍보하며 같이 당선되길 바랬다. 2010년 공동 선본을 구성했을 때보다 훨씬 신뢰를 형성하고 한번 같이 해보자는 분위기가 선거기간 내내 유지되었다.

    또한 지역의 노동조합, 상인회, 재개발대책모임, 노점상, 문화예술인, 시민단체 등도 주민직접참여, 당사자의 지역정치를 표방한 마포파티에 많은 응원을 보내주었다. 실로 몇 년 만의 큰 변화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 전후의 득표율로 2인선거구 아래 후보자 4명은 전원 3위로 낙선하였다.

    꾸준한 지역사업으로 한 동에서 1위를 하기도 하고, 오진아 의원은 20%를 넘는 득표를 했지만 양 당 나눠먹기의 기득권의 벽은 허물지 못했다. 마포파티의 구의회 입성은 결국 실패했다. 하지만 마포파티 회원 누구나 선거 이후의 파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연말 재창당파티를 통해 새로운 시작을 하려하고 있다.

    마포파티 후보로 나서며 필자는 몇 년 동안의 정치 대안의 부재 속에서 몇 가지 희망의 근거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 희망의 근거가 이 글의 요지이기도 하며, 전국의 새로운 정치 희망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그 희망의 근거를 나누자고 제안하고자 한다.

    희망의 근거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고자 하는 흐름, 운동은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새로운 정치는 이 당사자들이 주체가 되는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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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10일 성미산마을극장에서 열린 마포파티 창립총회. 구성원들이 의사결정에 사용하는 ‘1/N카드’를 들고 있다

    우선 돌아봐야 할 지점은 운동 동력에 대한 지점과 정치의 역할

    새로운 정치, 정당운동이 필요하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진보정당의 재구성, 재편 논의도 일고 있다. 하지만 지금 시기 우리에게 절실하고 우선 고찰되어야 할 지점은 정치세력간의 재편, 통합, 재구성이 아니라 왜 정치가 불신의 대상이 되었고 대안을 만들어가는 상상력을 발휘할 대상이 아닌가에 대한 지점이다.

    현시대 운동 동력의 주체에 대한 성찰과 운동 원리 속에서 정치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 이 과정이 있어야 사람들에게 함께하자 할 수 있고, 새로운 정치 대안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전국 최초의 지역당, 마포파티는 언론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왜 주목을 받았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바로 유권자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고 권력의 주인이 정치인이 아닌 우리라는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뽑은 정치인은 우리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만을 대변하고, 국민에게 묻고 함께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마음대로 결정하고 자임하고 있는 현실을 돌아보았다. 새로운 정치의 시작은 우리가 함께하는 사람들과 시민들에게 어떻게 권력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해답과 그 권력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대안사회운동의 흐름은 이미 진행 중, 이 흐름에 정치는 어디에.

    지난 수년간 진보정치는 후퇴와 퇴행을 거듭하고 있으며 자기존재의 의미를 되묻고 있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집권으로 민주주의는 정체되었지만 새로운 대안사회운동의 흐름은 이미 꿈틀거리고 있다.

    광장을 가득 메우는 자발적 시민들의 촛불운동, 노동자의 권리와 생존권과 함께하는 희망버스, 자본의모순과 불평등에 맞선 점령하라 운동, SNS를 통한 소통과 운동방식의 변화, 협동조합, 마을공동체 운동을 통한 사회적 경제 대안이나 생활 대안운동 등은 현시대의 변화하는 운동의 모습이다.

    이 대안운동은 과거의 운동 모습처럼 깃발을 들고 문제해결 방향과 노선을 제시하고 국민의 지지와 동참을 이끌어 내려 했기보다는 자발적이며 주체적이며 생동감이 넘친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역과 현장 곳곳에서도 대안운동의 흐름은 활성화 되고 있다.

    홍대 앞 칼국수집 철거농성장 두리반을 지키기 위한 문화예술인과 주민들의 투쟁을 주목해보자. 이래야 한다는 명확한 지침이 없어도 철거 세입자의 문제가 우리의 문제라는 연대의식아래 자발적으로 각자가 가진 마음을 쏟아내며 즐겁게 어려움을 극복한 500여일의 싸움. 대책위원회의 지침이 아니라 반상회라는 열린 자리에서 함께 투쟁계획을 쏟아내며 따로 또 같이 투쟁한 두리반은 음악이 있고 시가 있고 이야기가 있고 투쟁이 있는 n개의 매력만점 철거농성장이었다. 결국 전기를 끊는 구청의 비인간적인 행정을 이겨내었고 용역업체도 자진해서 무릎을 꿇게 한 힘을 발휘하였다.

    대학에서 일하는 청소경비노동자의 투쟁을 보자. 당당히 권리를 찾고자하는 꿈틀거리는 60대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팔뚝질과 생동감을. 스스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권리를 찾기 위해 점거와 농성 파업까지도 조직하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직접 생활대안의 주체가 되기 위한 마을공동체의 움직임과, 협동조합 운동, 노동자들의 해고에 맞선 생존권의 투쟁, SSM에 맞선 전통시장상인들과 주거권을 지키기 위한 주민들의 투쟁에서 권리찾기와 희망은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 속에서 정치는 어디에 있었는가? 문제는 현재의 정치가 이런 흐름들과 함께 있지 않고 그들을 대상화 시키며 따로 존재하는 것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변화하고 역동하는 운동의 흐름의 코드와도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정치는 자본주의가 가져온 불평등에 맞선 직접행동에 나선 점령하라 운동이 가리키는 주제에 대한 해답에 근본대안을 내오지 못했고, 안녕하십니까? 라고 묻는 젊은 층의 시대의식과 함께하지 못했으며, 생활 대안을 만들어가는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지 못하다. 다만 그 곁에서 누구를 위한 권력인지도 모를 그 권력을 위해 그들을 위해 있겠다고 말하며 변죽을 울렸을 뿐이다.

    하지만 그런 정치는 근본적인 우리의 바람을 바꾸어내지 못했다. 그들을 위하겠다는 정치를 넘어 그들과 함께하고 그들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정치대안은 바로 새로운 대안운동을 현재 만들고 있는 시민들이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1/N의 자격, 1/N의 결정권, N개의 권리

    마포파티는 이 점에 주목하고 시작점으로 삼았다. 유권자인 주민, 시민운동세력, 민중운동세력, 진보정치운동세력, 노동자, 자영업자, 철거민, 세입자 들이 직접 정치의 주체가 되어 같이 논의하고 결정하자고. 마포에서부터 마포부터 바꿔보자고 결정하였다.

    수 년 동안의 진보정당, 정치의 분열과 침체, 그리고 박근혜 당선의 대선 결과 속에서 갈 길을 잃은 지역 활동가들은 긴 1년여의 논의 속에서 지역주민, 시민활동가, 노동조합, 협동조합, 상인, 철거민 등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사람들이 정치의 객체가 아닌 바로 당사자 주체가 되어 1/N의 자격을 가지며, 1/N의 결정권을 행사하며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고 마포에서부터 정치도 생활도 바꿔가자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이다.

    정치세력간의 통합, 재구성, 공동선본 구성이 아닌, 새롭게 지역당을 만들자는 이야기로 귀결되었고 창당파티를 열었다.

    언제부터인가 대의정치가 만연하는 시대가 돼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숨 막히는 정치의 모습 속에서 일부 정치제도를 손질하거나 진보정치의 분열 침체 속에서 정치세력간의 연대, 통합을 생각하거나 좋은 정치인을 선택하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더 근원적인 철학과 우리가 빠진 대게 주어진 선택지속에서 고르는 정치가 아닌 우리가 주인이 된 정치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보다 상상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고대 그리스처럼 직접민주주의를 100% 실현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정치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을 확대시키고, 누군가를 대변하는 정치세력화가 아닌 누군가가 정치의 주체가 되고 권력의 주인이 되는 시스템을 현 시기는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정치모델의 시작 또한 함께 정치세력화를 할 사람들에게 묻고 함께 결정하고 열린 직접민주주의가 어떻게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을 만들면서 가능하지 않을까.

    n분의1카드

    마포파티 구성원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사용하는 ‘1/N 카드’

    지역과 현장은 N개의 꿈과 권리가 모일 수 대안의 마당

    지역에서부터 그리고 현장에서부터 희망의 대안을 내오자. 정치는 정치인들이 정권을 잡기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지키고 권력의 주인인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런 정치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부터, 지역에서부터 바꿔야 한다. 지역의 튼튼함, 아래의 튼튼한 변화 없이 중앙정치의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며 지역에서부터의 정치주체가 형성이 되고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어갈 때 중앙정치의 변화도 가능할 것이다.

    현재의 지역은 보수정치인들의 권력형성을 위한 구조가 촘촘히 짜여 있지만,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주민은 없고 서로의 이권을 위한 이합집산임을 알 수 있다.

    지역과 현장은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가는 우리에게는 꿈틀거리는 대안의 마당이 될 수 있다. 새로운 대안과 정치를 바라는 노동자, 자영업자, 학부모, 청년, 마을 공동체운동을 하는 시민, 사회적 경제를 꿈꾸는 협동조합 등 함께 묻고 정치세력화를 꿈꿀 대안세력이 현재 활동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스스로의 다양한 n개의 정치를 만들 흐름과 네트워크를 갖추고 힘을 모은다고 상상해보자.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자. 우리 주위에는 어떤 그룹이나 조직에 속하지 않았으나 생활 속 문제를 결정하는데 있어 주체가 되고 싶은 주민이나 마을공동체가 만들어져 이웃과 소통하며 살고 싶은 주민,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충분히 가능하다. 손을 내밀자 그리고 함께 결정하자.

    지역과 현장에서부터 N개의 파티를 열자.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데 풀어야 할 과제는 수없이 많을 것이다.

    비전과 강령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 현안과 지역을 넘어선 주제에 대한 대응과 집행능력을 갖추는 것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이런 과제들은 지난 10년의 진보정당운동의 경험, 그리고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양극화에 대한 정치 경제적 대안이 제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충분히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중요한 것은 운영의 새로움이다. 대의민주주의를 넘어선 직접민주주의의 실현, 정치가 주민을 위해 주민의 것이 되에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시민의회, 마을총회, 부문별 파티나 주민직접참여조례 제정, 대의제도에 있어서의 추첨제, 그리고 부문할당제 등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의제를 통해 선출된 사람들에 대한 과도한 특권을 제한하고 우리를 어떻게 대변하는지에 대한 상상을 현실화 하자.

    이제 지역에서부터 현장에서부터 즐거운 파티(Party)를 만들자! 새로운 정치는 저항과 동시에 대안을 만드는 즐거운 파티를 만드는 흐름으로 가자. 마포파티, **파티, 노동자파티, 상인파티. 이름은 상관없다. 다만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하고 우리가 정치의 주체라는 원칙을 간직하자. 그리고 함께 모여 더 큰 파티를 열어가자. 서울파티네트워크를 만들고, 전국파티네트워크를 만들자. 그리고 시민이 민중이 국민이 정치의 주체가 되는 새로운 정당, 사회를 열어나가자.

    필자소개
    마포대안공간 우리동네나무그늘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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