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학교부터인가?
라오스 재생가능에너지 지원
[에정칼럼] 지원 활동에서 학교체계가 갖는 의미들
    2014년 10월 15일 03: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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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의 라오스 재생가능에너지 지원사업은 학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 이름이 ‘라오스 재생가능에너지 교육과 설비 지원’으로 확장된 데 비해 2013년 한국국제협력단의 일부 재정지원으로 진행한 사업의 이름은 ‘라오스 산간학교 태양광발전기 지원’이었던 데서도 알 수 있다. 또 2009년부터 시작된 연구소의 라오스 지원활동을 위한 웹 카페 이름도 여전히 ‘라오스 산골학교에 햇빛발전을’이다.

연구소가 라오스를 지원하는데 학교를 중심으로 시작한 직접적인 까닭은 사업 담당자의 이력 때문이었다. 담당자는 과거 한국국제협력단 봉사단원으로 라오스에 파견되어 중등학교에서 활동했다. 그래서 관할 교육청은 물론 지역의 여타 교육기관들의 사정, 라오스의 교육체계와 교육현장에 대한 이해가 비교적 높았다.

물론 현장에서의 더 직접적인 이유는 그 이력 덕분에 라오스 교육부부터 산골 소수민족학교까지 많은 학교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는 데 있었고.

이렇게 아주 우연적인 경험에 의해 선택되었지만 학교 체계를 통한 지원 방식은 5년에 이르는 라오스 재생가능에너지 지원활동의 여정에서 매우 적절한 지원 통로와 대상 선택이었음을 증명해나가고 있다. 이는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라오스의 1마을 1초등학교 정책

요즘 농촌이나 산촌에서 거의 아이들을 볼 수 없는 한국과 달리 라오스는 전기도 들어가지 않고 집도 몇 채 없는 오지에서라도 놀랍도록 많은 어린이들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도 교실 한 칸짜리 초막이어도 학교, 초등학교는 있다. 물론 읍내에도 몇 없는 유치원은 제법 큰 마을에만 있는 게 보통이지만 대부분의 초등학교는 취학 전 아동을 위한 예비학년을 두고 있고 보다 규모가 있는 마을이면 초등학교 안에 두세 개 반을 따로 두어 유아들을 보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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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매컹 강변 마을 중등학교 전경

이러한 정책은 일면, 가난하지만 라오스의 정부 차원의 순수한 교육열의 표현이라거나 또는 수원국으로서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MDGs) 가운데 보편적 초등교육 실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에서 비롯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주요한 동기는 사회주의 정부의 최말단 행정기관으로서의 학교, 교사 역할의 필요가 매우 큰 탓으로 보인다.

산골 오지의 작은 마을들에는 당연히 동사무소와 같은 행정관서가 없다. 마을회관도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찰관도 공무원도 상주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런 곳에서 교사는 최소 2명 이상의 여러 명이 특정한 공간, 학교를 기반으로 상주할 수 있는 유일한 공무원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임무는 학교수업, 학생들 교육에만 있을 수 없다는 거다.

교사는 마을 주민인 이장의 활동을 돕고 지도하는 것을 넘어 태반의 행정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최말단의 공무원이 되는 것이고 학교는 최말단까지 퍼져있는 유일한 공공기관이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 오지, 재생가능에너지가 가장 필요한 지역, 연구소의 지원 활동이 수행되어야 하는 곳에 존재하는 유일한 공공기관이 학교, 교사라는 말이다.

라오스학교, 지역개발정책의 중심

라오스는 자체적인 지역개발정책인 3쌍(3개의 건설)을 정력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독립적인 행정단위로서 새로운 마을들이 만들어지는 것은 다반사고 새로운 군(郡), 새로운 도(道)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실제, 연구소가 태양광발전기 설치 지원을 하고 있는 산골학교의 대부분이 2010년 새로 만들어진 싸이싸탄(Xaysathan)군에 소재한다. 작년에는 특별구역이었던 싸이쏨분(Xaysombun)이 도로 승격되었다. 학교는 이 3쌍 정책의 핵심이다. 완전한 마을이 되기 위해서는 꼭 초등학교가 1개 이상 있어야 하고 5개 학년이 모두 채워져야 한다. 군은 중등학교고 도는 그 이상의 학교들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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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대상 학교 방문조사에 동행한 공무원들.
왼쪽부터 마을 이장, 마을 경찰관, 군교육청 공무원, 방문 학교 교장, 군교육청 공무원, 부군수

지역의 교육청은 이러한 학교의 설립이나 신설학교에 교사들을 파견하는 일 외에 3쌍 정책 수행의 핵심 주체로서 기능한다. 교육청 공무원들은 대부분 교사 출신이면서 관할 지역의 포괄적 개발을 위해 빈번하게 파견되어 개발정책을 수행한다.

이들은 파견지역의 공무원과 주민들을 돕고 지도하고 때로 개발사업을 직접 진행하기도 한다. 이들은 다른 분야 공무원들보다 개발사업에 대한 이해와 그 수행 능력이 뛰어나다. 교육과 개발이 전혀 다른 것이 아니니 당연할 것이고 교육전문대를 졸업하고 교사로서, 교육관계 공무원으로서 본류를 이루고 (학사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 국립대를 제외한 가장 일반적인 최고 교육기관이어서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교육전문대를 나오게 된다) 경험을 누적한 이들이니 그러할 것이다.

교육청 공무원들이 수행하는 개발사업은 그 성과가 측정되고 평가가 이루어지는 거의 유일한 업무로 보인다. 6, 7월 3쌍 실적보고 시기가 다가올 때 몇몇 교육청 공무원들에게 거의 청탁 같은 신규 지원사업 제안을 받기도 했다. 실적 욕심 부리는 사람을 거의 본 적 없는 라오스에서 가끔 이러한 풍경의 목격은 놀랍고도 신선한 감을 준다.

연구소의 재생가능에너지 지원도 마찬가지로 개발사업이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넘어 인간 가능성 확장을 위한 교육도 중요시하고 있는 데에 이보다 더 나은 사업 동반자가 있을까.

미래세대를 위한 학교 그리고 재생가능에너지 교육

재생가능에너지 교육은 태양광발전기 관리방법 교육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태어나 전기기기를 써본 적도 없는 심지어 태양광발전기는 본 적도 없는 라오스 산골사람들에게 태양광발전기 관리 교육은 최초 사업 기획단계에서부터 고려된 것이다.

아주 간단한 관리방법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그다지 쉽지 않았지만 단기간에 그 교육의 효과를 확인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재생가능에너지 교육은 보다 실제 요구에 맞게, 보다 기술적으로, 보다 장기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산골학교 교사와 학생, 주민들이 산골학교에 설치된 태양광발전기를 일상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관리하도록, 필요에 따라 기술자들을 불러 수리하고 개조할 수 있도록, 설비들을 충분히 스스로 통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교육이 기본이다. 이들의 실제 요구에 보다 전문적인 기술 역량을 갖추고 지원할 기술자들을 양성해 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모두는 산골학교와 직업기술학교 학생들을 가르칠 각각의 교사들, 교재를 준비하는 게 먼저가 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산골학교 학생들이 재생가능에너지를 충분히 이해하는 주민으로 성장해 자기 마을, 자기 지역의 발전방향과 발전방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넓히는 것이 연구소 재생가능에너지 교육 지원의 최종 목표다. 이에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미래세대를 키우고 있는 학교들이 가장 적합한 공간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처음 연구소의 라오스 지원활동은 그저 학교 체계를 통해서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시작되었다. 지금은 그 체계 활용의 효율을 증명하는 것을 넘어 재생가능에너지는 물론 개발의 측면으로도 학교를, 교육기관 체계를 통해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가능케 한다. 이렇게 라오스의 학교들은 외부 개발자, 지원자의 인식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Solar Power System

포스터 형태로 제작한 라오스 산간학교 재생가능에너지 교재

필자소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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